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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유감

오체투지란 이마를 포함한 신체의 다섯 군데를 땅에 붙여 상대에 대한 최고의 존경과 절대적 굴복을 표현하는 것이다. 봉건시대에 신이나 절대군주를 향해 가련한 신민들이 오체투지를 함으로써 목숨을 구하고 은혜를 입었다.

그 오체투지는 오늘 자본주의 막바지, 사회주의 전야에 부활했다. 누가 누구를 향해? 이윤과 노동자 목숨 사이에 선택을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윤을 택할 금융자본에게, 그들의 이해를 철저히 지킬 것을 명받아 가공할 양의 자금을 지원 받고 그들의 원조에 힘입어 부정선거로 당선되고 세월호 등을 통해 그 살인적 인권감수성을 의심의 여지없이 드러낸 박근혜 정권을 향해, 노동자들이, 온몸을 땅에 붙인다. ‘선처’를 호소한다. 가망 없는, 욕된 그 ‘선처’는 노동자들의 “승리”일 것이라고 주장된다.

오체를 차갑고 더러운 땅에 던져, 내 몸에서도 제발 이윤을 짜내달라고 애원한다. 원하는 것은 더 이상 없다고, 오직 그뿐이라고 오체투지로 증명한다. 변혁, 좌파, 진보, 사회주의의 이름으로 내던진다. 노동계급의 기개와 투지를, 이윤지상체제에 대한 적개심을, 인류의 유일한 미래를, 조아려, 저 차갑고 잔인하고 더러운 지배계급의 발밑에 투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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