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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le1917@gmail.com

이쪽에서 얼쩡거리다가
이쪽 인심으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이름도 얻다가
더불어 어깨도 겯고

우정과 의리가 이러니저러니 떠벌이다가

험악한 상황이 되자 
포화를 피해 이쪽을 버리고 저쪽으로 넘어간 자들이
동료들이 뭇매 맞는 걸 지켜보던 자들이
맞아 싸다고 떠벌이던 자들이

이제 
왜 자신들을 그리 혹독하게 대하느냐고 

투정을 부린다.
왜 적처럼 대하느냐고 엄살을 부린다.

몰라서 하는 투정이 아니라는 걸
사악한 엄살이라는 것을 알지만
늘 걸치던 한쪽 다리의 허전함으로 인한 

투정이고 엄살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유를 서로 확인하고 싶다.


그대들의 반성을 구하자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인심을 단도리하기 위하여
그 이유를 말하려고 한다.

좋게 말하면 넉넉하고, 독하게 말하면 어리바리한 

이쪽 인심으로,
또 흐릿한 눈이 되고 마음이 약해져 
경계를 허물고 그대들을 다시 이쪽으로 들일까 봐,
대오각성, 뼈저린 반성도 없는 그대들을 

다시 틈틈이 끼워넣어 대열을 균열시킬까 

두렵기 때문에


바로 그 모지리 인심 때문에 착취와 수탈이 끝나지 않고
그 죗값을 

등골 휘는 피땀과 애틋한 목숨으로 갚아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확인해 두려는 것이다.

왜 당신들을 적처럼 대하냐고?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적이기 때문이다. 

적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대들 배신의 눈빛은 

우리들 몸을 훑어 수색하는 적의 전조등이고,
그 혓바닥은 

우리들 방어선 틈을 넓히는 적의 쐐기이고 빠루이고
그 배신의 손가락질은 

반격해야 할 우리들 손발을 옭아매는 적의 오랏줄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적은 
적이 아니라

우리들 내부, 적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그 의식이 우리들 살점을 떼내고 
뼈를 헤집는

적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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