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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출처 – 국제볼셰비키그룹(IBT)



쇠퇴하는 미 제국(帝國): 세계질서의 재구축과 제국주의 경쟁의 격화



“미국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재구축되어야 한다. 미국이 쇠퇴한다고 보는 것은 미국의 위대한 약속과 세계에 대한 역사적 사명을 무시하는 것이다(Foreign Affairs, 2007년 7-8월).” 이렇게 선언하며 바락 오바마는 그의 임기를 시작했다. 세계에 군림해 온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미 지배계급의 짙은 우려와 쇠퇴가 멈춰지거나 최소한 늦춰지기라도 해야 한다는 소망을, 이 선언은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얼마 전, 성공적인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후, 미 부르주아지 클럽과 회의실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미국 지배자들은 압도적 군사력이 세계 지배를 영원히 보장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 도취되어 있었다. 뉴욕타임스 잡지의 2003년 1월 5일 표지는 “아메리카 제국”을 소리 높여 선언했다. 그리고 관련 기사에서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이그나티에프(지금 캐나다 자유당의 지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국의 힘이란…. 세계의 현재 질서를 강제하고 그 세계 질서가 곧 미국의 이해인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미국이 원하는 모든 규칙(시장에서부터 대량살상무기에까지)을 확립하되,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여타 규칙들(도쿄 기후변화협약과 국제범죄법정과 같은)은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그나티에프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가공할 군사적으로 무장한 세계 헤게모니가 시장과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강제하고 있다. 이 제국(帝國)이 지배하는 21세기는 정치과학의 영역에서 새로운 일이 될 것이다.” 1948년, “최고 기밀” 메모에, “미국의 세기”의 주 설계자인 조지 케넌은 “자유세계의 거인”에 대한 더 노골적인 평가를 했다.

“게다가 우리는 전체 인구의 6.3%에 불과하지만, 세계 부의 약 50%를 가지고 있다. 이 불균형은 특히 우리와 아시아인을 비교할 때 극명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시기와 원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의 진짜 임무는 국가 안전에 대한 침해 없이 이 불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관계를 고안해 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감상과 공상을 배제해야 한다. 우리는 직접적인 국가 목표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세계에 선행을 베풀거나 그럴듯한 이타심을 가질 여유가 있다고 우리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야 한다.”

정책계획연구 23, 미국외교관계 편찬, 1948년, 1권(강조 추가)

오늘 미 제국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이타적 공급자로서보다는 학살 암살 유괴 고문을 자행하는 악당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이 자행한 선량한 아프가니스탄 시민에 대한 학살은 외국군 주둔에 대한 인민의 저항을 부추겼다. 페르시아만(灣) 유전을 선점하여 경제적 쇠퇴를 되돌리려는 야심찬 계획은 점령지 이라크의 대중적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53년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국방장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GM 전(前)회장 찰스 윌슨은 “나는 여러 해 동안 우리나라에 유리한 것은 GM에도 유리하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당시 GM은 가장 생산성이 높고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회사였다. 당시 미국 제조업은 미국 GDP의 27%를 차지하고 있었고 전 세계 생산의 45%를 차지하고 있었다. GM이 파산 위기에 몰려있는 지금, 미국 제조업은 GDP의 12%에 불과하고 전 세계 생산의 25%로 축소되었다.

최근 경제위기가 촉발되기 이전, (해고와 공장폐쇄를 동반하는)기업인수와 합병, 유가증권 판매 그리고 주식/외환투기 등을 통해, 금융은 미국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이윤을 많이 남기는 부문이었다. 월스트리트 금융 기생충들을 위해 수십 년간 막대한 이윤을 안겨다 준 이 창조적 ‘자유 시장’은 정부 감독관이나 자산평가기관의 묵인이나 조장 하에 총체적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자동적(최소한 마지못해서라도) 충성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한 신뢰 역시 추락하고 있다. 미국 채권이나 여러 정부부채에 대한 주구매자(중국, 일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그 밖의 중동왕조들)들이, 미 정부가 어느 날 부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플레이션 정책을 취한다면 자신들은 휴지조각을 쥐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행의 전(前)수석경제전문가인 윌럼 뷔터는 달러 탈출 러시를 예상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힘을 남용하고 오만한 부시 행정부의 제국주의적 확장은 미국을 재정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약화시켰다. 심지어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서도 눈 하나 깜짝 않는 가장 확고한 외국투자자들도 이 금융체제가 몰락해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부채를 깎아내고 달러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이 대량의 인플레이션 정책을 취할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생각보다 훨씬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Telegraph [London], 7월 6일

국제 금융거래 매개체로서 달러에 대한 신뢰 하락은 유로의 이자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핵심국가(프랑스, 독일, 영국)들 사이의 긴장과 경쟁으로 인한 불안정성은 이 같은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유럽 거부들은 미국 자본주의가 오랫동안 특권을 누리게 해 온 국제 ‘금융 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제히 주장하고 있다. 국제 금융기관들과 그들 사이의 거래를 감시할 초국적 금융 기구를 설립하자는 것이 떠도는 방안 중 하나이다. 그것은 최근까지 월스트리트가 해오던 역할이다.

“단지 6개월 전, 5~6개의 거대투자은행들이 국제금융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며 군림해왔다. 거래를 관장하고, 어떤 기업(심지어 국가)이 투자 대상으로 적합한지를 발표하고, 기업이(그리고 국가가) 무시하지 못할 충고를 해왔다.

“지금 그 거만한 기관들은 사라지거나 고분고분해졌다. 그리고 국제금융질서가 요동하자, 몇몇 일본 지도자들은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2008년 10월 21일

미 금융위기를 보며 일본은행가들이 기회를 엿보는 동안, 일본산업의 선발 주자들은 자신의 국제 경쟁자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

“샤프 책임자 노부유키 수가노는 ‘우리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만약 다른 회사들이 투자에 소극적이라면 우리는 앞서나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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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명확한 수치로 입증할 수는 없지만, 일본 기업들이 생산과 연구개발에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2008년 12월 12일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제국주의 경제를 가지고 있는 독일 지배자들은 의심의 여지없는 미국 헤게모니 시기는 끝났다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은행위기는 세계 금융시장과 정치에 대한 미국 지배를 뒤집어놓고 있다.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경기하강에 빨려들고 있다. 자본주의가 잘 나가던 시기는 끝나가고 있고 미국의 군사적 우월성은 쇠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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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에게 규칙을 강요하고 그들이 사업하는 방식과 사고가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힘세고 거만한 슈퍼파워의 시대가 더 이상 아니다.”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가 신뢰받지 못하고,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이해하는 데 실패한 정치가와 미국인의 번영이라는 환상을 팔아보려 했던 경제지도자들 같은 엘리트들은 더더욱 신뢰받지 못하는 새로운 미국이 우리 앞에 있다.”

“세계경제지배권을 상실한 미국”, Spiegel Online, 2008년 9월 30일

유럽연합의 핵심구성원 독일은 미국의 영향력 축소에 따라 자신의 영향력이 확대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군사적 우월성 지속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세계질서 속에서 강대국들과 새로운 강국들이 능동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또한 다른 나라가 지역이나 세계 안보를 독점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군사적 경쟁자가 미국이나 친미 국가들에 적대적 행동을 하거나 지역적 패권을 가질 파괴적 능력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만약 억제가 실패한다면, 미국은 그 적대세력의 전략과 목표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미 국방부, 4개년 국방백서, 2006년 2월

최근 논문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2025년 무렵 “미국이 가장 강력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군사부문까지 포함한 미국의 상대적 힘은 쇠퇴할 것이고 영향력은 한정될 것이다(Global Trends 2025: “변화된 세계”, 2008년 11월).”라고 예측한다. 2004년 보고서가 미국의 우월성은 “절대 뒤집힐 수 없는”것으로 간주했던 반면, 2008년 위원회는 미국 통치자들에게 “다극화된” 세계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자원민족주의 세계로 빨려들면서 권력 경쟁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현했다. 한편으로, “권력은 변하게 마련이다. 알맞은 때에 정확한 정보를 통한 개입은 부정적 상황전개나 그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들의 독자를 안심시키려 한다. 그 보고서의 작성자는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역사적으로 다극체제는 양극체제나 단극체제보다 불안정했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러 경향을 촉진하는 금융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체제가 멈춰버린 1914~18년과 같은 완전한 붕괴를 향해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20년의 전환기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전략적 경쟁은 무역, 투자 그리고 기술혁신과 자원획득 등을 둘러싸고 펼쳐질 것이라고 보인다. 무기경쟁 영토확장 군사적 충돌 같은 19세기형 경쟁을 배제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 미국 군사력에 맞설 만한 세력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기술적 우월성이 잠식되면서, 워싱턴은 “지역적 또는 국제적 안보를 독점”할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선진 제국주의 국가들이 각축을 벌임에 따라, 세계 자본주의 정점의 경제 군사 정치적 질서는 재편될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을 억제하기 위해 창설한 미국 주도 제국주의 세력의 축인 나토(NATO)로부터 독립하여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유럽군사동맹을 건설하려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2003년 이라크를 둘러싼 갈등이 절정에 달했을 때, 파리와 베를린은 자율적인 유럽 군사지휘부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워싱턴은 다음과 같이 즉각 반대했다. “독립적인 지휘부 건설이 동맹의 분열을 조장하는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2008년 12월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한다는 명분을 내건 “아틀란타 작전”에 유럽 각국 전함 예닐곱 대가 모였을 때, 국제정책(Foreign Policy) 웹 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논평이 실렸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군사적 협력 속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해온 반면, 프랑스는 보다 독립적인 군사적 역할을 추구해왔다. 프랑스는 독립적인 유럽 군사력을 나토에 대한 대안 즉, 미국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능력으로 여긴다. 반면 영국은 미국과의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리하여 나토를 선호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모험에 적극적인 하위 파트너로서의 영국의 가치는 영국이 유럽연합의 일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 컸었다. 그러나 영국 자본주의는 미국이 겪고 있는 것과 아주 유사한 경제 붕괴에 시달리고 있다. 대처/블레어주의의 지난 30년 동안, 제조업의 심각한 파괴와 런던을 “투기자본의 천국”으로 만든 비대한 금융부문으로 인해, 불과 일 년 사이 영국은 전후 경제의 기적에서 “유럽의 병자”로 전락하였다.

 

이라크와 이란: 미국 정책의 실패들

미국의 위치 하락으로 누가 동맹자이고 누가 적대자인지를 판정하는 것이 불명확해졌다. 이라크에 대한 “충격과 공포” 작전은, 바그다드에 본부를 둔 새로운 석유 식민지를 모델로 하는 비민주주의 정권들의 안전을 지켜줄 강력한 군사기지들을 통해, 중동에 대한 “완전한 지배”를 미국에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었었다. 유럽은 45%, 일본은 거의 90%의 석유를 이 지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성공적인 이라크 정복은 단지 미국기업들이 한몫을 단단히 챙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주요 경쟁자들에 대한 우월적 위치를 확고히 해 줄 것으로 기대되었었다.

이라크 인민의 예상치 못했던 저항은 그 계산을 송두리째 뒤엎어 놓았다. 제국주의와 토착 무장력 사이의 군사적 충돌에서, 토착 무장세력의 미추(美醜)에 관계없이, 혁명가들은 후자의 편을 든다. 이라크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바트당과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의 반동적 혼합물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보내지 않으면서, 맑스주의자는 제국주의 세력과의 군사적 갈등에서 그들이 승리하길 바란다.

6년의 점령 동안 미국은 군사 정치 자원 등 어떤 차원에서도 분명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큰 건 한 방”을 터뜨리기는커녕, 강력함을 자랑하는 미국에 4천 명이상의 전사자와 수만 명의 불구자를 안긴 값비싼 재앙으로 이라크전쟁은 변하고 있다. 전 세계의 반미감정 증가나 앞으로 있을 군사모험에 대한 미국 내 반대파의 부활과 같은 “계산되지 않는” 손실을 빼놓고라도, 이 범죄적 침략에 들어갈 총비용은 3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이라크 인민이다. 미국의 침략과 점령으로 백만 명 가량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불구가 되거나 주거지에서 내쫓겼다.

2008년 11월, 미국과 이라크의 주둔군지위협정(SOFA)은 알말리키 수상의 협상과 시아파 주도 이라크 의회의 승인을 통해 통과된 바 있다. 이라크 전문가 주안 콜에 따르면 이 협정은 “장기 주둔의 희망을 꺾어놓았다.”

“그렇게 확고한 군사적 승리를 거두고 그 성과를 차지한 침략자가, 정복당한 자가 제기하는 굴욕적인 조항을 이렇게 순순히 받아들인 일은 아마도 인류 역사상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완전 철수를 위한 일정표를 제기했을 때 그들은 ‘투항자’라고 욕을 먹었었는데, 부시가 맺은 협약은 그들의 것과 거의 유사한 것이다.”

The Nation, 1월 12일

이란 종교지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자들이다. 이라크 바트당 정권의 전복으로 제일 신경 쓰였던 중동의 경쟁자가 사라지고, 제국주의 조언자들의 소망과 달리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시아파 정권이 그 자리에 들어섰다. 이 사실은 이란 “정권을 갈아치우려는” 미국의 계획을 대단히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2006년, 이란인들에 훈련받고 러시아제 무기로 무장한 대(對)탱크 특공대를 선두로 한 헤즈볼라 전사들은 레바논을 침략한 이스라엘군에 눈부신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는 중동지역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의 통제권을 수립하였고, 이란-시리아 동맹 군대를 철수하게 한 2005년 미국 주도의 “세다르 혁명(Cedar Revolution)”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켰다.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는, 지난 12월 어린이를 포함한 비무장 시민 수백 명을 살해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에 변변히 저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야만적 폭력으로도 하마스를 종식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하마스가 시온주의 인종분리 정책에 저항할 유일한 팔레스타인 조직이라는 신망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맞세우기 위해, 암암리에 하마스를 지지했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는 지금 팔레스타인 인민 대부분에 무기력하고 부패한 조직이라고 비난 받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박에 도전적으로 맞서고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이란은 무슬림 세계에서 “반제국주의” 저항의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로 인해 중동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그리고 그 밖의 친미 아랍정권들이 긴장하고 있다. 점점 커져가는 이란의 영향력은 중동을 넘어 남중 아시아로 확장되고 있다.

“엄청난 화석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카스피해(海) 지역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 새로운 쟁탈전의 핵심이다. 미국 전략담당자들은,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에 있는 러시아 중국 이란 그리고 남중 아시아 국가들(일본까지 포함할 수도 있는)이 경제적으로 통합하고 미국과 유럽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석유/가스 시장을 뒤흔들 에너지협약 체결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세계의 중심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Monthly Review, 2006년 6월

공공부문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는 이란의 계획은 애초에 IMF가 권장했던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자국민들의 이란 자산취득을 금지했던 미국에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외국 직접투자자 명단에서 빠져 있는 반면,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석유와 가스, 석유화학산업, 발전 그리고 건설과 은행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투자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중국 러시아와 더불어 사유화 계획의 주된 수혜자들이다.”

“2008년 5월 미 의회가 통과시킨 H. RES CON 362 법안[핵개발을 추구하는 이란을 압박할 목적으로 만든 법안: 역주]의 경제 제재의 주된 장애물은, 이 경제 제재가 (유럽연합과 일본의)기업들이 이란 사유화 계획에서 한몫 잡을 기회를 막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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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사유화 계획은 미국의 경제 전략적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계획은 이란과 오랫동안 무역과 투자관계를 맺어온 나라들을 선호한다.”

“이 계획은 중국 러시아 유럽 그리고 일본 투자자들을 선호하는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배제시키고 있다.”

“그것은 미국 헤게모니를 갉아먹는다. 그것은 경제와 군사적 수단을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워싱턴의 계획에 반한다.”

미쉘 초수도프스키, Israelenews.com, 2008년 7월 7일

유럽 석유기업들이 이란과 에너지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약속위반이라는 미국의 항의에 대해 프랑스의 토탈(Total)은 2008년 7월 사우스파르스 가스 계약은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이었다고 항변한다(타임스[런던판], 2008년 7월 11일). 러시아의 가즈프롬(Gazprom)도 제재 약속을 위반했다. 몇 달 후 이란 석유장관은 러시아-이란 에너지협력회사 창설을 발표했다(테헤란 타임스, 2008년 10월 16일).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 안보연구프로그램 책임자인 잘릴 로산델은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가 최근 개선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러시아는 이란에 미사일 비행기 등 각종 최신기기들과 군사장비를 팔고 부세르에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란은 또한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이 되기를 원한다. 그렇게 되면 이란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사실상 러시아와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결과가 될 것이다.”

Bitterlemons-international.org, 2008년 9월 4일

상하이협력기구: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경쟁

상하이협력기구(SCO)는 기형적노동자국가 중국이 자본주의 러시아 그리고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과 맺은 느슨한 지역 협력기구이다.

“중국과 러시아 동맹의 근본적 전략 목표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공동 패권지역을 수립하는 것이다. 중국의 가장 큰 목표는 이 지역의 막대한 에너지 자원을 차지하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상품시장 투자처 이슬람운동에 맞선 협력 등을 기대한다. 모스크바는 중국과의 동맹을 통해 인근지역에 대한 영향력 회복을 바란다. 중앙아시아 정권들은 반대자들에 맞서 자기 정권에 대한 지지, 경제 원조 그리고 무역과 투자의 증대를 원한다.”

Power and Interest News Report, 2005년 7월 12일

2005년 투르크메니스탄 몽고 파키스탄과 인도가 상하이협력기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은 거절당했다. 상하이협력기구는 “평화작전 2007”이라는, 작지만 군사적 동맹을 향한 의미심장한 걸음을 떼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병사들과 더불어 6천 명의 중국 러시아 군대가 합동 군사훈련을 수행하였다.

한편 미국은 핵무기 보유를 승인하고 장거리 작전수행능력 향상을 도우면서 인도를 지역적 동맹으로 키우고 있다.

“워싱턴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인도 태생 학자인 에쉴리 텔리스는 ‘십년 뒤에 인도는 인도양의 모든 섬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의 협력 속에서 페르시아 만의 안전도 책임지게 될 것이다. 나는 중앙아시아 나라들에도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2008년 9월 22일

파키스탄 다음의 적으로 여기는 중국에 대한 인도 군부의 반감이, 이 밀접한 미국-인도 협력에 바탕이 되고 있다.

“중국이 인도 주변국들을 동맹자로 끌어들이는 것을 보며 인도 통치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인도 통치자들은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그리고 미얀마의 양곤에 중국 건설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는 것에 특히 화가 나 있다.”

“미정부 안보고문이며 캠브리지 장기전략연구소 소장인 재클린 뉴마이어는 ‘이 지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인도와 중국 간의 장기적 경쟁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서서히 자신이 지역의 패자임을 선언하려 하지만 중국이 그 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글

인도는 최근에 “말라카 해협을 작전권으로 하는 해군기지”를 완성했다. 말라카 해협은 “중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80%가 지나가는 통로이다(Telegraph [London], 2008년 9월 14일).” 최근 몇 년 간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다른 한편으로 인도 부르주아지는 상하이협력기구와의 군사적 끈을 유지하려한다. 인도는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타지키스탄 공군기지 건설을 도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에너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분쇄하겠다는 오바마의 약속은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점령에 대해 격화되는 저항은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 미군들에 의한 무자비한 시민 피해는 2001년 미국 아프간 꼭두각시로 낙점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마저 그의 주인을 비난하게 만들었다. 병력을 두세 배로 늘리면 어느 정도 전쟁을 연장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미국 주도 점령군의 궁극적 패배는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파슈툰 부족에 뿌리 내리고 있는 탈레반 저항군은 파키스탄의 안정을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 미국이 가진 이 지역의 중요자산인 파키스탄 군사독재자 무샤라프가 2008년 쫓겨났다. 뒤이어 등장한 파키스탄민중당 지도자 알리 자르다리는 미국 하수인이며 간교한 사기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나토의 아프간 전쟁에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군부와 정보기관으로부터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 공군과 육군 개입을 증가시켜 만회해 보려는 미국의 시도는 전국적인 분노를 자아냈고 이슬람 저항세력의 영향력이 파슈툰 지역을 넘어 퍼지게 했다. 경제가 붕괴직전에 이르자, 파키스탄 정부는 기초적인 물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원조해 달라고 제국주의자들에게 간청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핵무기로 무장한 두 나라와의 충돌로 자칫 측량할 수 없는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는 인도와의 군사적 긴장은 격화되고 있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결정은 한 달 전에 있었던 세계무역센터 붕괴에 대한 복수라고 선전되었다. 하지만 언론매체는 아프간이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통제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은 다루지 않았다. 1999년 심의된(통과된 적은 없는) “실크로드 전략 법안”은 “남 코카서스와 중서부 아시아 나라들과의 끈끈한 정치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 투자 유인”과 “시장경제의 발전”을 주창했다. 그 법안 제창자들은 “남쪽[이란과 이라크] 북쪽[러시아] 동쪽[중국]의 정치 경제적 압력으로 인해 위태로운 그 지역의 안정성 확보”를 특히 염두에 두었다.(106차 의회, “1999년 실크로드 전략법안”).

2001년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이후, 아프간 침공을 위한 미군 임시병참기지를 과거 소비에트 소속 국가였던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즈스탄에 건설하는 것을 러시아정부는 용인했다. 러시아정부는 그 기지들이 탈레반정권이 전복된 이후에도 남아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제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은 미국에 기지 폐쇄를 요구했고 키르기즈스탄은 최근에 같은 요구를 했다. 모스크바는 자기들의 이해와 관련이 있는 한도 내에서만 아프가니스탄 이란 그리고 중동지역에서 미국과 협력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지배는 다극 세계질서를 통해 대체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러시아의 부활

2008년 11월의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보고서는 중앙아시아 에너지를 둘러싸고 러시아와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영향력 있는 외교정책은 서구 아시아 그리고 중동 자본의 중요한 파트너로, 미국 지배에 대한 지도적 반대 세력으로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재등장한 러시아를 반영하여야 한다. 에너지 초강대국이 되려는 야망의 관건인 코카서스와 중앙아시아 에너지 장악은 인근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재구축하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이 논문은 러시아군이 남 오세티아의 분리지역을 장악하려는 그루지야 대통령 미하일 사카슈빌리의 시도를 분쇄한 3개월 이후 공개되었다. 충분히 유순하지 않은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을 CIA가 후원한 “장미 혁명”으로 내쫓고 권력을 잡은 사카슈빌리는 미국의 괴뢰로 널리 알려져 있다.

“CIA는 소련 붕괴 이후 그루지야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아래에서 그루지야는 미국의 완전한 위성국가가 되었다. 그루지야 군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훈련되고 무장되었다. 그루지야는 이라크에 3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바 있다. 그래서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은 800대의 수송기를 동원하여 그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가디언, 2008년 8월 14일

그루지야 군을 분쇄하고 그들이 후방으로 운송하지 못한 군사장비를 파괴한 다음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지역에서 철수했다. 소련에서 물려받은 러시아의 대규모 핵무기는 미국과 전략적 균형을 대략 맞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이 꼭두각시 정권을 구원하기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저지하고 있다. 사카슈빌리의 야망을 분쇄하는 것을 통해, 모스크바는 인근지역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미국과 유럽연합에 보냈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에 대한 파리와 베를린의 비난은 워싱턴의 그것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2008년 9월 프랑스 수상 프랑수아 피용과 러시아 푸틴 수상은 에너지와 자동차 그리고 우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루지야에서 발생한 사건을 “우리와 무관한 일이다.”라는 말로 한쪽으로 치워버리고, 피용은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의 동반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Reuters, 2008년 9월 20일).”라고 선언했다. 몇 달 후, 독일과 러시아는 “독일 석유회사 E.On에게 러시아 가스 매장지 시추권을 제공하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에너지협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가스는 두 나라가 건설하려고 하는 노드스트림 해저가스수송관을 통해 공급될 것이다(BBC News, 2008년 10월 2일). 뉴욕 타임스는 2008년 12월 2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재기한 그리고 때때로 적대적인 러시아 정부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우리가 애쓰는 것처럼, 독일도 러시아와 밀접한 상업 문화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관계는 냉전 이후, 어떤 분야는 그보다 이전부터, 증진되어 왔다.”

독일과 프랑스는 폴란드와 체코공화국에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자는 미국의 도발적 제안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같은 방어체제는 나토의 선제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방어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정책은 많은 부분 일치하지만,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프랑스가 주도하는 “지중해 연합”에 대해 독일이 보낸 차가운 반응이 그 증거이다. 그 연합은 남부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지역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선전되었다. 그러나 독일의 눈에 이 연합은 과거 식민지에 대한 프랑스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속 보이는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지중해 연합 창립에 참가한 사람 가운데 하나는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다. 그는 자기 정권의 국제적 관계를 넓히고 싶어한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지금 이란과 함께 하는 시리아는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부시 정권 살생부의 앞자리에 올라있는 나라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비난을 받으며, 알 아사드는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시리아의 지중해 항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바 있다.

러시아 또한 지중해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해 왔다. 2006년 러시아정부는 유럽에 대한 중요 가스공급자이자 러시아 무기상들의 중요고객인 알제리가 소련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47억 달러가 넘는 빚을 탕감해 주었다. 러시아 에너지재벌 가즈프롬은 리비아 가스 전부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11월 2일 “유럽 천연가스 시장을 독점”하려는 러시아의 야망을 언짢은 투로 비판했다.

 

라틴 아메리카: 미국의 장악력이 느슨해지다

2008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은 “쿠바와 다른 나라들에 대한 우리의 지위를 회복해야한다(International Herald Tribune, 2008년 8월 4일).”라고 선언했다. 다음 달 “각각 12발의 크루즈 미사일과 200 킬로톤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두 대의 러시아 폭격기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날아갔다(AFP, 2008년 10월 12일). 러시아 루크오일과 가즈프롬은 최근에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와 수십 억 달러에 해당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차베스 정권은 40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 2008년 11월 카라카스 방문 기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원자로 건설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메드베데프 방문 기간 러시아 흑해함대에서 파견된 배들은 베네수엘라 해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이 던지고자 한 메시지는 너무 분명했다.

“러시아의 남미 침범은 자기의 영향권에 미국이 공격적으로 침범한 것에 대한 응답임이 거의 확실하다. 모스크바는 백악관이 도발을 부추겼다고 여기는 그루지야 8월 전쟁 그리고 코소보 독립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더불어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려는 계획에 화가 나 있다.”

뉴욕타임스, 2008년 11월 22일

미국 지배계급이 자신의 텃밭이라고 생각하는 남미에서 고조되고 있는 좌익 민중주의는 미국 헤게모니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그를 제거하려는 서너 번에 걸친 미국의 시도에도 살아남아 석유매장지를 다시 국유화했다. 그는 그 지역에 번져가는 새로운 흐름의 선두에 서 있다. 베네수엘라의 본보기를 따라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는 남미국가인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도 에너지 자원 재국유화에 착수했다.

2008년 9월 15일,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콜롬비아와 칠레 대표까지 참여한, 남미공화국연합(UNASUR) 회의에서 볼리비아 동부의 석유매장지역 분리주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만장일치로 비난했다. 7개월 전인 2008년 2월 볼리비아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따라 미국의 “미주대륙 학교”에 불참하기로 했다. 조지아 주(洲) 포트베닝에 있는 그 학교는 수년 동안 6만 명이 넘는 남미와 중미 군사간부들에게 폭동진압, 고문, 심리전, 암살 그리고 유사 과목들을 가르쳐왔다.

2008년 11월, 에콰도르 정부위원회는 IMF와 국제은행 그리고 외국채권자들에게 진 국가부채는 부당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부채는 미국 지원을 받는 악독한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탕진되었고 그 중 많은 부분은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이익으로 이미 돌아갔다는 이유에서다. 평균보다 이자율이 높았고, 부채가 반복된 구조조정을 통해 실제로 진 빚보다 훨씬 부풀려졌다는 것도 그 위원회는 아울러 비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두드러진 외국소유 부채 4십 억 달러를 갚지 말라고 위원들은 조언했다.

미 제국주의는 더 이상 남미에서 벌어지는 사안에 대해 이전과 같은 정도로 개입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여전히 수천 억 달러에 해당하는 투자와 군부 경찰 경제 엘리트와의 깊은 관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형적노동자국가인 쿠바만이 예외이다.

 

전쟁과 혁명의 시대

미국지배 쇠퇴의 부산물 가운데 하나는 국제적 군비증강이다. 독일과 일본은 평화적인 외양을 벗고 재무장 계획에 착수했다. 비슷한 작용이 소위 ‘유엔 평화유지군’에 주로 자신의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캐나다나 덴마크 그리고 네덜란드 같은 이류나 삼류 제국주의 국가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오늘날 그들은 더 큰 포식자들의 예비부대로서의 자기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 조각이라도 더 얻어먹기 위함이다.

맑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 군사주의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한다. 우리는 독일의 영웅적 국제주의자 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의 정책에 기초한다. 그들은 1차 세계대전에 반대하며 자본주의 전쟁기계에 단 한 푼도 단 한 사람도 제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제국주의 경제 갈등이 군사적 형태로 전개될 경우, 선배 혁명가들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 당시 그러했던 것처럼, 리프크네히트의 선언이 옳다는 것을 노동자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이 호전적인 나라에 있는 혁명가들의 임무이다. “주적은 국내에 있다!”

선진자본주의 세계에 점점 번져가고 있는 군사주의 외국인혐오증 그리고 경제 민족주의는 테러에 대한 공포, 국가가 조장하는 광적 애국주의 그리고 반(反)이민 공격과 더불어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생활여건에 대한 다각적 공격을 수반한다. 소위 “자유세계”의 지배자들은 심화된 전체주의적 방법을 통해 국민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계급의식을 지닌 노동자들은 시민의 자유에 대한 모든 공격에 완강히 반대하고 프롤레타리아 대중 조직 속에서 긴축, 임금삭감과 해고에 맞서 싸워야 한다. 정당한 연금과 의료, 주택 그리고 완전고용을 주장하며 공격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그와 같은 것은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라는 자본가들의 주장에 대해 “사회주의적 몰수 강령 즉, 부르주아지의 경제적 지배의 종식과 정치적 타도”로 응답하라고, 레온 트로츠키는 혁명가들에게 조언했다(이행강령, 1938).

몇몇 부르주아 분석가들은 지속되는 경제 불황이 제국주의 핵심국가들에서 사회적 격동을 낳을 것이라고 이미 걱정하고 있다. 2008년 10월 28일 파이낸셜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신용자산의 증발, 치솟는 실업 그리고 많은 사업의 붕괴”는 “시장경제 자체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귀결될지 모른다고 초조해 한다. 75년 전 트로츠키도 비슷한 전망을 하였다.

“상업 공업 농업 그리고 금융의 파멸적 위기와 국제적 경제 관계의 단절, 인류의 생산력의 감소, 계급 적 그리고 국제적 갈등의 첨예화 등은 쇠퇴한 자본주의의 특징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시대가 전쟁과 혁명의 시대라는 레닌주의적 규정을 명백히 확인해 주는 것이다.”

전쟁과 제4인터내셔널, 1934년 6월

자본주의는 이미 오래 전에 그 진보적 역할을 소진했다. 세계의 갈등 속에서 각국 부르주아지는 노동계급의 생활수준을 깎아내고 다른 자본주의 경쟁자들보다 상대적 우위에 서는 것을 통해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다. 현재의 세계적 경제 위기는, 한편으로 수십억의 인민을 굶주리게 하고 다른 한편으론 조만간 핵전쟁을 낳을지도 모르는 자본주의적 경쟁에 인류를 숨 막히게 만드는, 이 사회체제의 극도로 불합리한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자본주의에 억압받는 모든 인민의 운명적 지도자인 세계 노동계급만이 이 같은 악몽으로부터 사회혁명을 통해 인류를 구원할 객관적 이해와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다. 제국주의 희생자들의 분노를 사회주의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바꾸어내기 위해서는, 대중적 혁명조직이 필요하다. 노동계급과 그 동맹자들의 정치적 동원은 오직 세계혁명정당을 건설하는 것을 통해 수행될 수 있다. 그러한 정당은 모든 피억업자와 피착취자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반드시 프롤레타리아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국제볼셰비키그룹(IBT)은 그와 같은 조직을 건설하기 위한 정치투쟁에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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