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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는 교육기회가 적으며 더 각박한 삶 속에서 더 거친 행동양상을 가지기 쉽다. 물론 그것은 전혀 미덕이 아니다. 한편, 부르주아와 소부르주아 계층은 훨씬 많은 교육기회를 누리고 부족한 것이 별로 없이 자라서 더 원만한 심성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덜 격렬해도 되기 때문에 성격도 대체로 둥글다. 그것은 미덕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교양 역시 사적소유 대상이며, 그들이 갖춘 '교양'은 '천한 상것'들을 다루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의식주의 수준과 질 그리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누리고 유지하는 방식 등 문화적 교양 수준은 사회적 잉여를 많이 차지하면 차지할수록 올라가게 마련이다. 잉여를 생산할 뿐, 누리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하층노동인민은 그런 교양은 닿지 못할 저 높이에 있는 그 무엇이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노동력을 짜내이고 다시 충전하는 데에 쓰는 시간도 모자란 그들에게 교양을 위한 시간을 따로 떼어놓을 여유는 없다. 그런데 그것은 다시 그들이, 아랫것이 되어야하는 이유로 설명된다. “돼 먹지 못한 상것”이고 “미개한 아랫것들”이란 말을 들어야한다.

그런 인성과 교양이 형성된 배경과 과정을 무시하고, 교육이 아니라 응징과 망신을 통해 정신적 굴복을 강요한다. 그런 방식으로 얻으려는 것은 교양일반의 향상이 아니다. 다만 자기 교양의 과시이고 그것을 통한 우월성의 확인이다. 그 과정을 통해 교양에 대한 공포, 잉여의 차이에 대한 공포 즉, 누리는 자에 대한 공포가 형성된다. 기가 죽고 노예의식이 내면화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기가 살고 권력이 강화되며 지배자로서의 정당성을 획득한다.

사회주의자로서 우리는 미래사회 교양의 전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낮은 수준의 교양에 맞서 싸울 것이다. 그리하여 미래 사회의 문화교양을 선제적으로 수립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부르주아적 가식을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모든 것들과 함께 불평등한 교양을 강요하는 지금의 물적토대를 그대로 두고서, 교양만 변화할 수 있다는 허위의식을 절대화하지 않는다.

혁명은 늘, 그 시대 ‘천한 상것’들의 반란이다. 점잖고 갖은 에티켓과 잡다 지식과 얄팍한 동정과 거짓 미소로 무장한 ‘교양인’들에 맞선 반란이다. 그 반란을 통해 그 촌스런 ‘천한 상것’들은, 가증스런 위선으로 무장하고, 비열하고 잔인하고 더러운 짓을 일삼는 ‘문화교양인’들을 땅끝으로 끌어내리고 불평등한 교양의 토대를 쓸어버리고, 이윤이 아니라 인류의 필요에 부응하는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고귀한 공산주의의 문화와 교양은 그렇게 창출되기 시작할 것이다.

혁명이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교양이다.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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