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와 전쟁

제국주의 언론과 ‘좌익’ 들러리들

by 볼셰비키 posted Feb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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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언론과 좌익들러리들

 

19세기 말~20세기 초 확립된 금융자본은, 국내시장을 집어삼킨 후 (‘자국의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하는 이상의) 초과이윤을 얻을 수 있는 해외에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이국 영토와 현지인을 금융자본의 초과착취에 적합한 식민체제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토착민의 완강한 저항을 낳았다. 이에 금융자본은 군사폭력기구라는 충복을 더욱 살찌워 그 저항을 분쇄했다.

그러나 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자본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해 전쟁비용을 대고 전선에서 죽거나 다치는 것은 노동계급과 소자본가의 몫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진실이 있는 그대로 알려진다면 그들은 결코 전쟁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따라서 금융자본은 이들을 호도하기 위한 수단 또한 갖추어야 한다. 제국주의 언론매체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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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대 금융자본이 태동하기 직전인 마르크스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래 인용은 170여 년 전 인도 세포이반란에 대한 마르크스 논평의 일부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영국군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서는 진저리쳐지는 세세한 행위들이 생략된 채 아주 간략히 무용담으로 서술되는 데 반해, 원주민의 잔학 행위는 비록 그 자체가 공포스러운 것이기는 하나 더욱 고의적으로 과장되어 이야기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델리와 메이러트에서 이루어진 잔학 행위에 대한 상세한 상황 설명이 <타임즈>에 처음 등장한 데 이어 런던의 모든 신문에 퍼졌는데, 과연 그 필자는 누구인가?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천 마일 이상 떨어진 마이소르의 뱅갈로르에 살고 있는 한 겁 많은 주임 사제가 그 필자이다.<타임즈>는 다만 국채의 가치를 높이고 정부를 비호하고자 할 뿐이다.”칼 마르크스 <인도의 봉기>, 1857년 9월 4일, 런던

당시 영국 동인도회사의 식민지배는 인도에서 전통산업 붕괴, 공유지 약탈 그리고 기근을 불러왔다. 그리하여 인도 인민의 분노가 고조되어가던 중 동인도회사의 인도인 용병 세포이가 처우문제에 불만을 품고 봉기했다. 여기에 인도 인민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들고일어나자 세포이 봉기는 인도의 봉기로 번져나갔다. 가장 수익성 높은 식민지 상실 위기에 처한 영국 제국주의는 이를 잔혹하게 진압했다.

한편 <타임즈>를 필두로 한 영국 언론은 진압군의 잔학행위를 은폐하고 인도인들의 잔혹함을 과장하거나 상상으로 지어내는 등 파렴치한 짓으로 자본의 이해에 봉사했다. 마르크스의 위 논평은 이 점에 대한 날카로운 폭로였다.

오늘날에도 전혀 다르지 않다. 불과 20여 년 전 서방언론은 이라크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WMD)’라는 미제국주의자들의 거짓말을 현실로 호도했다. 그리고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알카에다, 우크라이나에서 네오나치,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선 파시스트, 홍콩에서는 반공-인종주의자들을 자유의 투사로 둔갑시켰다. 게다가 남한에서는 북조선에 대한 파렴치한 거짓말들이 공식언론을 통해 살포된다.

그런데 소위 마르크스주의를 자처하지만, 170여 년 전 마르크스의 통찰은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서방언론이 만들어낸 자유의 투사에게 열광하여 세계 노동계급에게 그들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거나, 아니면 멋쩍은 태도로 중립을 지키자고 권한다. 이로써 그들은 마르크스의 위대한 명성을 제국주의 오물을 포장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러는 한편, 마르크스의 통찰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온갖 도덕적분노를 퍼붓는다.

이들이 이러는 까닭은 적을 쉽게 믿는 우둔함 때문이고, 더 근본적으로는 반동 여론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약한 기회주의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겉으로는 마르크스를 찬양하지만, 실제로는 마르크스를 욕보이는 제국주의의 들러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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