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과 혁명정당

민주노총 ‘진보연합정당’ 구상에 대한 입장

by 볼셰비키 posted Sep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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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진보연합정당구상에 대한 입장

 

오는 914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가 열린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방침 때문이다. 12일 밤 종료된 중앙집행위원회는 내년 총선에 진보정당과 공동 논의기구를 구성해 대응하고 2026년 지방선거까지 연합정당을 건설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총선방침안에 합의했고, 이를 14일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민주노총 총선은 공동대응지선은 연합정당, 매일노동뉴스).

 

이번 민주노총 집행부의 진보연합정당구상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전국조직이기는 하지만 노동조합인 민주노총이 정당 건설을 주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대중성 상실과 그로 인한 분열 가능성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조건 즉, 임금과 고용을 방어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동자의 조직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조합은 정치 강령 즉, 사회와 국가의 운영 방향을 중심으로 뭉친 정당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노동조합 내에는 다양한 정치 경향이나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가 공존할 수 있다. 반면에 정당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상적 시기 노동자 다수는 지배계급의 사상적 포로가 되어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노동자는 자기 계급 정당이 아닌 자본가 정당, 심지어 극우 정당을 지지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은 다양한 교육을 실행하여 지배계급 사상과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같은 대중조직이 정치적 선택을 강제할 수는 없다. 노동조합의 본래 목적이 아니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특정 정당 건설이나 지지를 추동하는 것은 대중조직이라는 본래 성격과 모순을 일으킨다. 몸통은 그대로 둔 채 머리만 달려나가는 형국이다. 자칫 노동조합 같은 대중조직의 첫째 미덕인 대중성이 상실될 위험이 있다. 그로 인해 깊은 분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의 진보연합당건설 방침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위험하다.

장차 정세가 상승하여 계급의식이 고양되고 그리하여 노동자정당 지지가 대의로 인정받고 그것이 대세가 될 때가 올 것이다. 그런 때라면 노동조합이 그러한 정세에 호응하여 조합원에게 노동자 정당 지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도 특정 정당의 지지 등 정치 행위는 온전히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자발적 결정에 의한 것이다.

 

둘째, 민주노총 집행부의 진보연합정당구상은 계급적 안목을 혼란시킨다. 사실 이것이 결정적 문제이다. 이 구상이 말하는 진보 4진보당 · 노동당 · 정의당 · 녹색당을 가리킨다. 그중에서 진보당 · 노동당은 노동계급의 개량주의 정당이지만, ‘정의당 · 녹색당은 자본가 정당이다(노동자연대의 계급전선 교란정의당 성격 규정을 중심으로,/ 4.13 총선에 대한 볼셰비키그룹의 입장 참조).

오늘 중앙집행위원회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친자본 보수 양당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조직적 결정이나 전·현직 간부의 지위를 이용한 지지행위를 모두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그간 관용되어왔던 민주당에 대한 계급협조를 경계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퇴진투쟁에 몇 개월간 함께하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 그대로 총선에 가까워지면, 지금도 문제 있는 이른바 진보의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친자본 보수 양당중 하나인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등 고질적 계급협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자본주의 통치 야바위놀음과 노동계급 내 자본주의의 벗 참조). 이번 진보연합정당구상의 주축으로 알려진 진보당은 수십 년 동안 거의 대부분의 대선, 총선, 지선 등에서 그러한 계급협조 정책을 추구해 왔다.

자본가 진영 일부를 친구로 끌어들이는 계급협조주의는 노동자를 노예로 붙잡아두는 가장 집요한 적이다. 노동계급은 이에 가장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 *

우리 볼셰비키그룹은 첫째, 노동조합의 대중성 상실과 분열 가능성, 둘째, 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계급협조 정책의 표현이라는 두 측면에서 민주노총 현 집행부가 추진하는 진보연합정당구상에 반대한다.

 

2023912

 

볼셰비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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