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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성격과 노동계급

 

<차례>


Ⅰ. 1949년 혁명에서 1978년 '개혁 · 개방’까지

노동자국가 중국의 탄생/ '신민주주의론': 중국식 계급협조/ 관료집단의 계급협조주의와 '일국사회주의론’/ 스탈린의 중국 견제: 중-소 분쟁의 씨앗/ ‘계급 공존'에 대한 환상/ 미제와 국민당의 정치의식/ 연속혁명의 실현/ 혁명의 성과/ 생산력 증진의 세 가지 길/ 1) 생산력 증진의 첫 번째 길: 혁명을 성취한 선진국의 도움/ 생산력과 연속혁명/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후속 혁명' 불발/ 중-소 분쟁과 경제 협력 파탄/ 중-소 분쟁에 대한 마오의 평가/ 고립된 중국/ 2) 생산력 증진의 두 번째 길: '대약진 운동’/ 대재앙, 마오의 실각, 우선회/ 류사오치와 덩샤오핑 지도부의 정책/ 마오쩌둥 분파의 권토중래(捲土重來): ‘문화대혁명’/ 신격화된 권위/ 공황 상태의 중국: 문화대혁명의 배경/ '삼국'관계의 변화/ 미제의 소련봉쇄를 돕는 중국/ 마오의 사망과 '실용주의 분파'의 집권/ '개혁 · 개방’의 길


Ⅱ. ‘개혁 · 개방' 결과로서 중국사회의 변화

1. 생산력의 괄목할 성장

1) 국내총생산(GDP): 한국 · 인도와의 비교/ 경제위기와 중국/ 2008년 대공황/ 노동계급에 떠넘기기/ 중국의 위기 대응/ 1인당 GDP

2) ‘세계 500대 기업’:

3) 달러와 금 보유량: 중국의 달러 보유량/ 패권 통화 달러의 갑질/ 중국의 금 보유량

4) 절대빈곤 감소


2. 중국 내 친자본주의 세력의 위험한 성장

노동자국가의 '자본주의적 양보’/ ‘자본주의적 양보'에 대한 레닌과 트로츠키의 분석/ 중국의 ‘자본주의적 양보’/ 중국의 '억만장자’

1) 국유기업 ‘민영화’: ‘민영화’ 두 가지 방식과 단계/ 소련과 중국의 '사유화’/ 관료적 방식과 공유자산 약탈/ 벼락부자의 시대/ 사유화 허용의 후과(後果)/ ‘국진민퇴(國进民退)’/ 엎질러진 '사유화’

2) 첨단기술과 IT 등 신생 산업의 '억만장자들’: 중국의 '억만장자’들

3) 관료집단 내 친자본주의 분파: 특권과 부정부패/ 특권의 상속/ 관료집단 내 친자본주의 분파

4) 부동산 사용권 매매 허용과 대중적 사유화 지지층: 중국 토지제도와 그 변화/ 토지·주택 사용권 매매와 연장의 귀결점/ 부동산 가격의 급등/ 사적소유 지지층의 양산/

5) 중국에 촉수를 뻗은 제국주의 금융자본: 중국공산당과 '월가’/ 제국주의 자본의 중국 투자/ 세계은행과 중국 국무원의 공동보고서/ 관료집단의 이중성과 시진핑 정부


3. 중국의 소유관계: 여전히 지배적인 국가소유 체제

1) 핵심 산업의 국유화와 그 비중: '국가소유가 중국경제를 지배한다'/국유기업의 성장/상위 500대/100대 기업의 국유기업 비중

2) 은행 등 금융 부문의 국유화: 중국의 국유은행/중국 은행의 사업 목적과 운영 방식/증권과 보험 등 기타 금융 부문

3) 해외투자: 중국의 해외투자/심기 불편한 제국주의/제국주의 트집 목록과 코 꿰인 좌익: ‘채무의 덫 이론’/ 중국의 해외투자 동기: ‘일대일로(一帶一路)’/제국주의 해외침략과의 차이/아프리카와 중남미 인프라 건설/ 중국에 우호적 여론의 형성/‘중국 채무의 덫'이라는 허구

4) 공기업 국제 비교

-3 요약과 결론

 

Ⅲ. 중국과 좌익

중국에 대한 우리의 분석

‘기형적 노동자국가'로 규정하는 소수의 좌익들

트로츠키주의적 분석을 부정하는 세 갈래:

IST와 노동자연대: ‘소유보다 민주주의’/ RCIT와 노동자혁명당: ‘기―승―전—반중국/반러시아’/ SF와 LCFI: ‘노동계급을 오도할 위험’/ WSWS/ 레프트보이스/ 노사과연: ‘제국주의 선전 벤치마킹’/ 노정협과 북경대 박사 김정호

 

Ⅳ. 노동계급의 임무

중국과 이행강령

격돌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다

친자본주의 세력의 구성과 강령

중국공산당의 보나파르트주의적 성격

중국 삼각갈등과 우리의 전술



Ⅲ. 중국과 좌익

중국에 대한 우리의 분석

우리는 1949년 혁명에서 1978'개혁 · 개방까지개혁 · 개방' 결과로서 중국사회의 변화를 통해, 중국을 통시적 · 공시적으로 분석했다. 그를 통해 중국은 일국적 현상이면서 동시에 세계 혁명의 전진과 후퇴의 산물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성과 위에서 일어난 1949년 혁명으로 중국은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었다. 이로써 세계 노동계급은 더욱 전진했다. 세계 노동-자본 역관계가 크게 변화하며 노동계급에 더욱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노동자국가가 수립된 소련, 동유럽, 북조선, 중국, 쿠바, 베트남 등은 모두 자본주의 후진국이었다. 사적소유 철폐를 통해 ‘사회주의적’ 소유형태가 수립되었지만, 낮은 생산력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마르크스의 통찰(『독일 이데올로기』)처럼, 사회주의 건설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제조건인 생산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궁핍이 지속되었고 ‘관료집단의 비대화, 노동자민주주의의 억압, 자본주의적 요소의 잔존과 성장 등’ 구시대의 잔재들이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혁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제국주의 노동귀족의 배신으로,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혁명은 끝내 불발하였다. 혁명은 원조받지 못하고 고립되었다. 고립된 혁명은 밖으로는 제국주의 침략, 안으로는 궁핍과 관료집단의 전횡에 시달렸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조성된 유럽의 혁명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사회주의혁명은 승리하지 못했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부르주아 계급을 구출하였다. 레닌과 그의 동료들에게 ‘숨쉴 틈’에 불과했던 혁명의 고립 기간이 역사적 시대의 길이로 연장되었다. 소련의 모순적 사회구조와 국가의 초관료주의적 성격은 이 특이하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혁명 휴지기의 직접적 결과이다.”—『배반당한 혁명』 3장 사회주의 체제와 국가

중국은 바로 이러한 노동-자본 역관계의 결과물이다. 사회주의적 소유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있는 생산력은 사회주의적이지 않다. 중국은 사회주의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주의적이지 않은 모순적 체제이다. 러시아혁명의 전진과 후퇴의 산물인 소련을 두고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체제”라고 한 트로츠키의 규정은 지금의 중국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다만 노동계급 혁명 지도부가 존재했고, 그 혁명이 후퇴한 소련을 두고 ‘퇴보한 노동자국가’라고 한 것과 구별하여 중국을 ‘기형적 노동자국가’라고 규정한다(「볼셰비키그룹 강령중 5. 퇴보한 노동자국가와 기형적 노동자국가 참조). 우리는 ‘기형적 노동자국가’ 중국의 국가 소유체제를 제국주의 침략과 자본주의 반혁명으로부터 방어한다.

 

‘기형적 노동자국가’로 규정하는 소수의 좌익들

실제를 모순 없이 설명해내는 우리의 분석과 정치 입장은 과학적이면서 그렇기에 가장 혁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계 좌익의 정치 분포 속에서 이러한 정치적 입장은 소수이다.

SL(Spartacist League 스파르타쿠스동맹) 전통을 뿌리로 하는 ICL, IBT, BT, IG 등은 이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L 전통은 ‘소련 북조선 중국 쿠바 베트남 등 노동자국가 문제’에 있어,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에 대한 굴종과 노동자국가 방어 포기라는 두 기회주의에 맞서며, 레닌-트로츠키의 혁명적 연속성을 계승하였다.

그러나 The Struggle Against the Chauvinist HYDRA/ICL 국수주의 괴물과의 투쟁In Defense of (Seymour’s) Marxism/IBT (시무어의) 마르스크주의를 옹호하며등을 통해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SL 전통은 제국주의 노동귀족의 압력에 굴복한 기회주의에 오염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조직들은 미래 혁명의 지도부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여러 문서를 통해 그 점을 자세히 설명해왔다.

한편, ‘Class Conscious(계급의식)’는 2019년 9월 China: Capitalist, Socialist, or “Weird Beast”? 중국: 자본주의인가, 사회주의인가, 아니면 기이한 괴물인가?라는 문서를 발표하였다. 이 조직 역시 중국을 ‘기형적 노동자국가’로 규정한다.

 

트로츠키주의적 분석을 부정하는 세 갈래

반면, 대부분의 좌익은 중국을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체제” 또는 ‘기형적 노동자국가’라고 규정하는 트로츠키주의적 분석을 부정한다. 이들 입장은 크게 세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1949년 이래로 줄곧 중국은 자본주의였다는 관점이다. 토니 클리프의 국제사회주의 경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련과 동유럽 북한 등 노동자국가들을 ‘국가자본주의’라고 규정해왔고,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한때는 ‘사회주의’이거나 최소한 노동자국가였지만 마오쩌둥 사후 ‘개혁 · 개방’을 거치며 ‘어느 순간’ 자본주의로 바뀌었다는 관점이다. RCIT, SF, LCFI, Left Voice, WSWS 등이 그렇다.

셋째, 중국은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갈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공식 입장이며, 국내에서는 김정호 박사가 이 입장을 대표하고 있다.

 

IST와 노동자연대: ‘소유보다 민주주의’

한국 ‘노동자연대’를 지지단체로 하는 IST(국제사회주의경향)의 국가자본주의론은 유명하다. IST의 창시자 토니 클리프는 이 이론을 방패 삼아, 2차 대전 직후 동유럽과 북조선 등으로 확장된 노동자국가 방어 의무를 스스로 면제했다.

이들의 입장은 ‘국유체제는 국가 성격에 부차적이며, 노동자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사회에는 우리가 방어할만한 것이 없다’이다.

“중국에서는 정치적·시민적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권리와 민주주의가 없는 중국을 두고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노동자연대, 중국은 과연 사회주의인가?

“노동자들은 [1949년] 이 혁명에서 어떠한 능동적 구실도 하지 않았고, 권력을 잡은 정권은 어떤 면에서도 사회주의적이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공장과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았고, 농민들은 마을을 운영하지 않았다.”―토마시 텡글리-에번스, 마오쩌둥의 중국은 사회주의 사회였을까?

“마르크스에게 사회주의는 국유/국영 체제와 관계가 없었어요. 필요하면 국유화와 국영화를 수반하는 것이지, 본질적인 측면은 노동계급의 자력 해방이었어요. 즉, 사회주의는 노동자가 경제와 생산을 통제하는 것을 뜻했죠. 국유화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중요한 점은 누가 국가를 지배하느냐였죠.”마르크스21, 최일붕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인터뷰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레닌의 『국가와 혁명』, 트로츠키의 『배반당한 혁명』 등을 학습한 사람이라면, 위 인용된 주장들이 얼마나 반마르크스주의적인 것인지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유 형태’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을 위시한 제국주의 진영은 1917년 10월 혁명 이래 소련 동유럽 북조선 중국 쿠바 베트남을 끊임없이 적대했다. 그 나라들을 혐오하도록 자국 노동인민을 끊임없이 교육했다. 그 적대와 혐오는 그 나라 정권들이 ‘비민주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적소유를 철폐한 체제이고 제국주의는 그러한 소유체제를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트로츠키는 이미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스페인에서 보여준 스탈린의 반혁명 정치처럼)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모스크바 관료집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제국주의는 스탈린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탈린에 가장 치욕적 타격을 가해 거꾸러트릴 날을 벼르고 있다. 히틀러는 소비에트 관료에 대한 세계 부르주아지의 적대를 보다 일관되고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것이 히틀러의 강점이다. 그런데 파시스트뿐 아니라 ‘민주주의’ 부르주아지들도, 스탈린의 고립된 반혁명적 기여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소유관계에서 완전한 반혁명과 러시아 시장의 개방이 필요하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부르주아지는 소비에트 국가를 적대국으로 간주한다.”트로츠키, 노동자 국가도 아니고, 부르주아 국가도 아니라고?

“소유관계에서 완전한 반혁명”과 “시장의 개방”. 소련에서 이것이 달성되지 않는 한 제국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유화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흐리멍덩한 인식과 정반대로 말이다.

 

RCIT와 노동자혁명당: ‘기―승―전—반중국/반러시아’

RCIT(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endency) 그리고 한국 지지단체 ‘노동자혁명당’은 이른바 국제 좌익들 내에서 반중국, 반러시아의 최일선에 서 있다. 시리아, 홍콩, 미얀마, 수단,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대만 등 대부분의 국제 사안들에서, 문제의 근원이 제국주의 특히 미 제국주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안들의 책임을 ‘제국주의 중국’ 또는 ‘제국주의 러시아’에 묻거나 미 제국주의와 ‘중국/러시아 제국주의’ 모두의 문제라는 양비론에 선다. RCIT와 노동자혁명당은 심지어 신식민지 한국마저 제국주의로 격상시킨다.

RCIT가 미 제국주의 상대방 국가들을 모두 제국주의 국가로 ‘격상’시키는 까닭은 레닌의 ‘혁명적 패배주의’[‘Defeatism’: 1차 대전 무렵 레닌 등 노동계급 혁명가들이 수립한 정책. 제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전쟁에서, 진정한 적은 상대 국가가 아니라 제국주의 금융자본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을 대포밥으로 내모는 자국의 부르주아 정부라는 것, 그리하여, 제국주의 각 나라의 노동계급은 ‘주적은 국내에 있다’라는 구호 아래에서 전쟁을 계급내전으로 전환시키고, 자국의 패배와 혁명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노선]를 적용하기 위함이다. 미제의 상대방도 제국주의가 되어야, 제국주의 경쟁 전쟁에서 적용되는 레닌의 전술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진짜 포식자인 미제에 굴복하는 자신의 기회주의를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세계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제국주의 체제의 정점이며,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미 제국주의에 맞서는 세계 노동계급의 눈을 흐리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의도해서든 아니든, 미 제국주의의 좌익적 방패막이 노릇을 한다.

RCIT는 국제사회주의경향(IST)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자본주의 · 제국주의’로 본다. 다만 IST나 여타 국가자본주의론 경향과 달리, RCIT는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노동자국가였다고 인정한다. 또한 IST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부터 자본주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RCIT는 1949년 이후 한동안은 중국이 노동자국가이거나 자본주의가 아닌 사회였다고 여긴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중국, 베트남, 쿠바가 자본주의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는 약간 다르다. 한동안은, 노동자국가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다가, IST 계열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이 주축이 된 한국지부가 가세한 2018년에 입장을 바꾸어 북한이 자본주의 국가라고 선언했다.

 

SF와 LCFI: ‘노동계급을 오도할 위험’

SF(Socialist Fight: 사회주의투쟁)는 트로츠키주의를 표방하는 영국 중심 소규모 그룹이고, LCFI(Liason Commitee for the Fourth International 제4인터내셔널건설연락위원회)는 2020년 분립한 조직이다. 후자는 영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등 현지 조직들이 결합돼 있다.

SF와 LCFI는 식민지 반제투쟁 문제와 관련하여, SL 전통의 영미국수주의에 맞선 우리와 거의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 SF는 IBT로부터의 우리 분립 직후인 2018년 11월, IBT Split: the Asian Anti-imperialist Marxist opposition IBT의 분립: 아시아의 반제국주의 마르크스주의 반대파를 발표했다. 우리 내부 논쟁 전문을 게시하며, “100% 지지”를 표명했다.

‘쿠데타, 내전 등’을 동원한 제국주의의 신식민지 정권교체에서, 제국주의적 요소를 지우고 툭하면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SL 영미국수주의와 단절하는 것은 혁명 정치 핵심 강령 중 하나이다(영미 국수주의로부터 레닌-트로츠키 혁명사상을 방어하자! 참조). 국제공산주의 지도부는 그 기초 위에서만 건설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SF 그리고 LCFI가 우리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SF와 LCFI는 중국을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RCIT나 IST와 달리, 이 동지들은 중국을 신식민지로 규정한다. 그리하여 거의 대부분의 국제 사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 갈등에서 중국 방어 입장을 취하고 있다.

BT는 2021The Myth of Capitalist China 자본주의 중국이라는 신화를 발표했다. SFThe BT: Capitalist Roaders in The Myth of Capitalist China BT : ‘자본주의 중국이라는 신화속 주자파라는 글을 통해 BT를 반박했다.

중국을 자본주의라고 규정하는 조직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중국에 여전히 건재하는 방대한 국가소유이다. 그래서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이 쓰는 상투적 수법은 부정적인 일부를 부풀려 그것이 마치 전체의 특성인 것처럼 과장하는 것이다. 미국보다 많다는 중국 억만장자는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을 흡족하게 하는 논거이다. SF의 윗글에 ‘억만장자’라는 표현은 21번이나 나온다.

소련이나 중국은 세계 혁명의 전진과 후퇴의 산물이다. 그로 인해 세계 혁명이 전진하면서 극복해야 할 부정적 요소들 즉, ‘자본주의적 분배규범, 친자본주의 세력, 비대하고 부패한 관료집단’ 등이 존재한다. ‘중국의 억만장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레닌에게 이들은 장차 노동자국가의 운전대를 빼앗으려 들 “부당 이득자나 사적 자본가”일 것이다(통합반대파 강령). 한편 트로츠키는 이들을 간을 좀 먹는 말라리아로 비유했다.

“말라리아에 중독된 간은 정상적인 간과 다르다. 그러나 중독된 간이라고 해서 간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것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부학이나 생리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병리학 또한 필요하다. 물론 질병에 걸린 간을 보면서 “이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등을 돌려버리는 것은 훨씬 쉽다. 그러나 내과의사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없다. 질병 그 자체의 상태와 그 신체기관의 손상에 기초하여, 그는 치료를 위한 처치(“개혁”)나 수술(“혁명”)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손상된 신체기관이 ‘병든 간’이라는 것, 그 이외에는 다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만 한다.”트로츠키, 노동자 국가도 아니고, 부르주아 국가도 아니라고?, 1937

레닌과 트로츠키에게 그 부정적 요소는 긍정적 성취를 지키기 위해 제압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절대로 그 ‘일부’의 부정적 요소를 이유로 자동차와 간 ‘전체’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그 부정적 요소를 구실로 자동차와 간을 부정한다. 분석이 까다롭자, “이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등을 돌려”버린다.

물론 심각한 불평등과 신흥 자본가계급의 성장은 노동자국가 내 반혁명 세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는 자본주의 반혁명을 추동하는 그 문제를 날카로운 경각심으로 대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공허한 이상주의자(트로츠키, 같은 글)”가 아니다.

모래밭에 꽂힌 ‘깃대 쓰러뜨리기 놀이’에 비유해 보자. 모래를 많이 퍼내면 깃대가 위태로워진다. 그러나 깃대 하단이 드러날 정도로 모래를 많이 퍼냈을지라도 아직 남아있는 모래에 의지해 위태롭게나마 서 있는 상황이 있다. 그때까지는 게임이 끝난 것이 아니다. 승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모래를 더 퍼내 깃대가 쓰러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이때가 바로 양질전화의 순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순간이 오기 이전에 깃대가 쓰러졌다고 지레 선언하지 않는다.

깃대 쓰러뜨리기 놀이 영상

우리 분석처럼, 중국은 지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갈림길에 서 있다. 어디로 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중국 내부의 역관계뿐만 아니라 세계 혁명의 전진과 후퇴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그 깃대는 기존 혁명의 성과이며 세계 혁명의 자산이다. 노동계급은 그 자산을 야금야금 축내는 손들을 단죄하고, 축난 자산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깃대를 사수할 것이다.

SF와 LCFI 동지들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렇듯 미-중 갈등에서도 우리와 같은 바리케이드에 서 있다. 그러나 중국의 노동자국가 성격을 부정하고 자본주의 식민지라고 인식하게 되면 장차 세계 노동계급을 오도할 위험이 크다. 미-중 간의 외부적 갈등에서 선택이 쉬울 수 있지만, 중국 내부의 충돌에서는 길을 잃고 헤맬 위험이 크다. ‘민주주의, 자유’ 등 모호한 구호를 외치는 중국판 ‘옐친’ 친자본주의 세력을 자칫 노동계급적이고 진보적인 것처럼 오판할 위험이 크다. 2019년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홍콩 시위 때 갈팡질팡했던 것처럼 말이다.

 

WSWS

세계사회주의웹사이트(WSWS)는 미국 사회주의평등당(SEP)의 온라인 선전매체이다. SEP는 ‘제4인터내셔널 국제위원회’의 계승을 주장하며 소련이 ‘퇴보한 노동자국가’였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옐친, 바웬사를 지지하면서 노동자국가 방어를 포기해왔다. RCIT, SF 등 다른 많은 자칭 트로츠키주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WSWS도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에 의해 어느 순간 자본주의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1992년 10월 14차 중앙당대회에서 덩샤오핑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중국 전문가 마이클 E. 마티에 따르면 이것은 중국을 해외자본의 침공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금융/증권시장의 설립부터 국영기업의 파괴까지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측면을 포용하는 것을 의미했다.”WSWS, Twenty years since Deng Xiaoping’s “Southern tour” 덩샤오핑 남순강화 이후 20

위의 II3: ‘중국의 소유관계는 WSWS의 “해외자본의 침공에 문호를 개방”, “국영기업의 파괴”,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측면을 포용”이라는 말들이 얼마나 비실증적이고 무책임한 것인지를 드러낸다.

 

레프트보이스

레프트보이스(Left Voice) 또한 중국이 한때 기형적 노동자국가였지만 지금은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본다. 레프트보이스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었던 작년에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개괄하는 혁명에서 자본주의 복고까지: 중국공산당 100을 발표하였고, 이를 한국의 노동해방투쟁동맹이 번역 소개하였다.

이 문서는 스탈린-부하린 인민전선 정책이 중국공산당에 끼친 해악이나, 도시 노동대중으로부터 멀어져서 농민 중심 조직으로 변모했음에도 중국공산당이 승리한 비결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는 ‘노동계급의 자기해방이 없었으므로 노동자국가도 없다’라는 노동자연대 그리고 이 글을 번역한 노해투의 상투적 논리에 대한 훌륭한 반박이기도 하다.

“국민당과의 동맹이 깨지면서 중국공산당은 자신의 통제 아래 있던 점령지뿐만 아니라 중국 영토 전체의 광범위한 토지개혁을 요구했다. 이것은 농민대중 사이에서 거대한 운동을 촉발시켰다.…마오쩌둥의 승리로 대만으로 밀려난 민족 자본가들의 잔당은 미 제국주의에서 동맹세력을 찾았으며, 마오쩌둥을 물리치고 중국에서 그들의 이익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이 동맹은 최종적으로 마오쩌둥에게 민족 자본가들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갖지 못하게 했으며, 중국 내 모든 사유 재산의 몰수와 사회화를 확장시키도록 했다.

마오쩌둥의 승리는 성공적으로 국민당과 그 자본주의 동맹세력을 몰아냈고 중국에서 자본주의 생산방식을 분쇄했다.…

중국혁명은 봉건제와 자본주의를 물리치는 데서 거대한 성과가 있었다. 중국혁명은 특히 제국주의 침략을 결정적으로 끝장냈다. 그 후 몇 년간 중국공산당은 혁명적 민중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적 요구를 실현하는 데서 중요한 전진을 이룩했고, 은행과 산업의 국유화를 포함한 사회화된 계획경제를 건설했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자기 조직화는 아니었다. 중국공산당 관료집단은 모든 정치적, 행정적 권력을 틀어쥐고 신중국의 미래를 기형적 노동자국가의 모습으로 이끌었다.”혁명에서 자본주의 복고까지: 중국공산당 100

또한 레프트보이스는 좌익들 사이에 널리 퍼진 경박한 주장 즉,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사이에 심연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옳게 비판한다.

“오늘날 많은 좌파들은 중국의 퇴보에 대한 책임은 마오쩌둥이 아니라 덩샤오핑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씨앗은 이미 마오쩌둥의 체제에서 뿌려졌다.”―같은 글

그러나 레프트보이스는 덩샤오핑이 집권하여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천안문항쟁을 진압하고 자기 권력을 공고화하면서 자본주의가 복귀했다는 통속적 주장으로 회귀하고 만다.

“1978년 마오쩌둥 사망 후에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은 중국 경제의 자유화 경로를 여는 대대적인 개혁을 시작했다.…1989년 톈안먼항쟁은 이런 자본주의 복고 과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록됐다.”―같은 글

 

노사과연: ‘제국주의 선전 벤치마킹’

노동사회과학연구소가 주로 해온 일은 스탈린주의 방어이다. 스탈린주의를 방어하는 상투적 논리는 ‘트로츠키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사회주의 조국 소련 방어를 부정하고 제국주의자들과 결탁하여 체제전복을 꾀한다’라는 것이다(흑색선전 없이, 스탈린주의 방어 없다 참조). 그러면서 자신들이야말로 혁명 성과를 지키기 위해 배신자들과 가장 철저히 맞서 싸우는 방어자인 척한다.

이렇게 이미 붕괴하여 존재하지 않는 소련에 대해서는 그렇게 충절을 지키던 노사과연이었다. 그런데 정작 소련에 이은 세계 혁명의 후속 성과이며, 지금 제국주의 진영의 주적이 된 중국 방어엔 나서지 않는다. 방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과 맞닿은 광대한 땅에 14억이라는 거대한 인구가 거주하는 노동자국가를 자본주의로 규정하며 가볍게 청산해 버린다. 수십 년 동안의 항쟁과 수천 만의 희생으로 성취한 체제를 전복한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자처하는 분들이다. 그런데 헌법이 바뀌었으니, 사회성격이 바뀐 것이라는 딱한 논리를 편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래, 중국의 자본주의화는 비약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러한 현실은 중국의 헌법 개정에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습니다.…이러한 헌법 개정과 더불어, 사유재산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한 법률, 즉 ‘물권법’의 제정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데, 1993년 무렵부터 그것의 초안이 작성되기 시작했고, 1998년에는 제8기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률공작위원회가 민법전 기초팀을 구성하여, ‘물권법’ 및 민법전 기타 부분의 기초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홍콩 시위 단상

헌법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사회체제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우익개량주의자 베른슈타인이나 ‘헌법 안의 진보’ 심상정 같은 부르주아 투항자들이나 하는 주장이다. 정말로 이것이 가능하다면, 혁명정당 건설을 위한 시간 허비를 멈추는 것이 현명하다. 국회에 들어가 ‘진보 입법’을 통한 사회주의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非)마르크스주의를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국가관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노사과연이 설명하는 중국의 자본주의화 혁명 즉, 반혁명은 장기적이고 완만하며 평화롭다.…「홍콩 단상」이 설명하는 중국 사회구성체 변화엔 “도약과 격동”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느리며 평면적이고 점진적”이다.…“반대파와 찬성파 간에 엄청난 논쟁…수천 회가 넘는 토론회…3,700명의 탄원서” 등이 [노사과연이 말하는] ‘격변’을 수놓은 사건들이었다. 노사과연의 시야에도 적대계급 사이의 물리적 충돌이나 국가의 파괴 즉, ‘관료체제, 군대, 경찰 등의 파괴’는 없었다. [노사과연에 따르면] 자본가계급이 권력을 장악하는 반혁명이 일어났음에도, 여전히 공산당이라는 흉흉한 이름으로 집권한다. 군대는 아직도 공산당의 군대로 창건되고 명명된 ‘인민해방군’이다. 1949년 혁명의 상징인 오성홍기는 여전히 중국 전역에 나부낀다.

혹시, 자본가계급의 혁명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에 비해 이렇게 장기적이고 완만하며 평화로운 것일까? 노동자계급은 제 것을 송두리째 빼앗겨도 이렇다 하게 화를 내지도 않고 딱히 아프다고 하지도 않으며, 그저 같은 깃발을 나부끼며 어제처럼 평온하게 지내는 그런 얼빠진 계급인 걸까?”노사과연의 홍콩 시위 단상비판

노사과연은 중국 경제과잉 자본의 피난처에서 과잉자본의 진원지로(권정기, 2022년 8월)를 통해 더욱 씩씩해졌다. 중국은 자본주의라는 주장을 넘어서, 중국은 이제 “미제를 넘어설 초강력 제국주의 강도”라고 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이 “선배 제국주의 강도들”을 “벤치마킹”한 근거로 제국주의 미디어를 무비판적으로 인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노사과연은 제국주의 선전을 ‘벤치마킹’한다.

노사과연은 이제 정말 아득히 멀리 가버린 느낌이다. 노사과연은 박근혜 퇴진 시위는 지배계급의 기획에 의한 것(2017년)이고,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는 ‘패전’이 아니고 제국주의자들의 철저한 이익에 복무하는 오래된 계획에 따른 것(2021년)이며, 라틴 아메리카 ‘좌파의 약진’은 노동계급의 전진이 아니라, 미 제국주의가 의도적 ‧ 무의도적 조성에 따른 것(2022년)이라고 해석한다.

세계의 지배자 제국주의에 대한 공포로 가위눌린 분석들이다. 이들에게 제국주의는 불패이며 전지전능하다.

 

노정협과 북경대 박사 김정호

몇 년 전까지 노정협(전국노동자정치협회)은 중국에 대해 노사과연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을 자본주의라고 규정하면서, ‘사회주의’로 보는 관점을 여러 차례 질타했다. 그러다가 노사과연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입장도 슬그머니 바뀌었다.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기존 견해에 대한 자기비판은 역시 생략되었다.

북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정호는 민플러스, 레디앙, 그리고 최근에는 노정협에까지 기고를 하는 소수의 ‘중국 전문가’ 중 한 분이다. 노정협은 ‘중국 전문가’ 김정호에 한편으로 다가가며, 다른 한편으로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인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과 왜곡, 특히 미제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에 대한 고립 와해 공세에 맞서 싸우는 한편, ‘진보진영’ 내에서 중국을 자본주의로 인식하는 흐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는 제국주의 공세에 맞서 중국을 옹호하고 중국을 실사구시적으로 바라보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중국의 ‘개혁개방’,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다.”노정협 편집자주

중국 자본주의론 비판 논거를 김정호에게서 취하면서도, ‘시장사회주의’ 옹호 등 마치 중국공산당 왕립 역사가처럼 하는 발언을 경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을 자본주의로 규정하지 않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노정협은 ‘퇴보한 ‧ 기형적 노동자국가’에 대한 유일한 과학적 분석인 소위 ‘트로츠키주의’에 질겁한다. 국가자본주의론으로 ‘트로츠키주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연일 맹공한다.

역사적 실천으로 검증된 기존 과학을 우회해서는 실사구시가 불가능하다. ‘사회주의 아니면 자본주의’라는 스탈린주의적 인식은 비과학이며 거칠다. 그런 운전법으로는 정교한 핸들링을 못하고 이리저리 운전대를 거칠게 돌리다 길을 잃기 십상이다. 마르크스주의의 자본주의 분석을 완강히 부정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이 ‘공황’이라는 경제현상을 맞닥뜨릴 때처럼, 이론적 공황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Ⅳ. 노동계급의 임무

중국과 이행강령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과 소련에 대한 강령은 지금의 중국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아래 인용하는 『이행강령』에서, 소련을 중국으로 바꾸고 약간의 보정을 거치면, 곧 중국에 대한 우리의 강령이 된다.

“소련은 커다란 모순덩어리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퇴보한 노동자국가로 남아있다. 이것이 소련 사회에 대한 진단이다. 이 정치적 진단은 이 사회에 대한 전망을 두 가지로 열어놓고 있다. 첫째 노동자국가 내부에서 갈수록 도를 더해가며 세계 자본가계급의 도구가 되고 있는 관료집단이 이 새로운 사회주의 소유형태를 타도하고 노동자국가를 자본주의로 다시 추락시킬 수 있다. 둘째 노동자 계급이 관료집단을 타도하여 사회주의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다.…

관료집단 내부에 모든 색조의 정치 경향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반박의 여지없이 확인시키고 있다. 즉 진정한 볼셰비키인 이그니스 라이스에서 완벽한 파시스트인 부텐코까지 다양한 정치적 색채들이 관료집단 내부에 존재한다. 여기서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혁명 분자들은 수동적으로나마 노동계급의 사회주의적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반혁명 파시스트 분자들은 그 영향력을 끊임없이 증대하고 있는데 더욱더 일관되게 세계 제국주의 세력의 이해를 표현하고 있다. 매판 자본가의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은 새로운 지도부가 ‘서방 문명’ 즉, 자본주의에 동화해야 한다고 떠벌리고 있다. 그리고 국유화, 집단화, 외국무역 독점 등 사회주의 정책을 거부하는 것을 통해서만 자신의 특권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회의 불안정을 조장하는 갈등들이 계속 증대하고 있다. 이 체제 위에 테르미도르 엘리트 집단이 군림하고 있다. 이 지배집단은 현재 주로 스탈린의 보나파르트 파벌로 구성되어 있는데 테러를 통해서만 자신의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트로츠키주의’를 하나의 완성된 강령으로 또는 좀더 적절하게 하나의 조직으로 보고 평가한다면 ‘트로츠키주의’는 소련 내부의 아주 미약한 세력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직의 파괴할 수 없는 위력은 혁명전통 뿐 아니라 오늘날 러시아 노동계급의 체제에 대한 실제적 저항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노동자들이 관료집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사회적 증오심 바로 이것이 크렘린궁의 스탈린 파벌에게는 ‘트로츠키주의’로 인식되고 있다. 골이 깊지만 명확하게 표현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증오심이 제4인터내셔널과 결합하는 것을 이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이 두려움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같으며 사실 합당한 근거가 있다.…

이러한 정치적 전망 속에서 ‘소련 방어’ 문제가 더욱 구체적인 시급성을 띠고 있다. 만약 내일 소위 ‘부텐코 분파’라고 명명되는 부르조아-파시스트 분파가 정치권력을 넘볼 경우 ‘라이스 분파’는 불가피하게 바리케이트의 반대편에 서서 이들의 기도에 저항할 것이다. 일시적으로 스탈린의 동맹자가 되더라도 결국 이 분파는 보나파르트 파벌이 아니라 소련의 사회적 기초 즉 자본가로부터 빼앗아 국가소유로 변모시킨 소유체제를 방어할 것이다.…이와 다른 정치 행동은 세계혁명에 대한 배신 행위일 뿐이다.

자본주의 반혁명 세력의 공공연한 공격에 대항하여 관료집단의 테르미도르 분파와 제4인터내셔널이 ‘공동전선’을 수립할 가능성을 미리 엄격하게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련에서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는 아직까지도 이 테르미도르 관료집단을 타도하는 것이다. 이 집단의 지배기간이 하루씩 연장될수록 경제의 사회주의적 요소는 파괴되고 자본주의 반혁명의 성공 가능성은 증대된다.”―『이행강령소련과 이행기의 문제들

 

격돌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다

기형적 노동자국가 중국엔 사회주의로 나아가려는 힘과 자본주의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공존한다. 40여 년간의 ‘개혁 ‧ 개방’ 과정에서 친자본주의 세력은 부쩍 성장했다. 부쩍 성장하자, ‘국유중심 경제 그리고 중국공산당 정권’이라는 노동자국가 체제와 삐걱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러한 충돌 속에서 자신의 친자본주의 정체성을 점점 더 자각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모순은 중국 사회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노동자국가와 자본주의 경향은 특정 정세 속에서 일시적으로 공존할 뿐 불구대천의 적대 관계이다. 사회 저변에 쌓인 적대적 모순은 필연적으로 폭발할 것이다.

 

친자본주의 세력의 구성과 강령

친자본주의 세력은 ‘중국 내외부의 제국주의 금융자본, 중국 내 자본가집단, 중국공산당과 국가기관 내 친자본주의 분파, 자본주의 단맛에 이끌리는 중산층 일부’로 구성된다. 그들은 부의 힘을 이용하여 중국 사회의 중요 지점들을 이미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정치권력 장악이 절실하다. 그들의 강령은 1. 중국공산당으로 대표되는 1949년 정치체제를 종식시키고 중국사회의 상부구조를 온전히 장악하는 것. 2. 장악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은행 교통 통신 철강 군수 석유 등 국영기업을 사유화하고 사적소유가 지배하는 경제체제로 되돌리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의 보나파르트주의적 성격

인민해방군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공산당 정권은 모순적인 중국 하부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단일하지 않으며 모순적이다. 자기 권력의 원천인 국가소유체제를 방어하려는 경향과 그 권력과 특권을 사적소유하려는 경향의 접점 위에 존재한다. 관료집단의 막강한 권력은 하나의 의지로 통일되어서가 아니다. 그 반대로 서로 적대하는 두 경향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중국공산당의 막강한 권력은 동시에 그 권력의 취약함을 표현한다.

두 모순이 공존할 수 있는 시기까지는 중국공산당 권력은 두 경향을 중재하며 두 경향 모두의 신임 위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임계점에 달하는 순간 두 경향은 모두 중국공산당에 대한 신임을 거두고 양쪽에서 잡아당길 것이다. 그 순간 관료집단은 친자본주의 분파와 국가소유 방어 분파로 쪼개질 것이다.

 

중국 삼각갈등과 우리의 전술

중국 국가소유 체제 위에 군림하는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로 더욱 전진하고자 하는 세계 그리고 중국 노동계급과 자본주의로 되돌리려는 자본가계급 모두에게 무너뜨려야 할 장애물이다. 관료집단의 집권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본주의 반혁명의 가능성이 증대된다. 노동자국가 방어를 위해 관료집단을 타도하고 국제주의에 입각한 노동계급의 혁명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제국주의 금융자본과 결탁한 친자본주의 세력이 ‘민주’니 ‘자유’니를 외치며 중국공산당 타도에 공공연히 나설 때, 우리는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친자본주의 분파에 맞서 중국 국가소유체제를 방어하는 분파와 같은 바리케이드에서 중국판 ‘부텐코’ 중국판 ‘옐친’과 맞설 것이다.

‘자본주의 반혁명 세력―중국공산당 내 국유체제 방어분파―노동계급 혁명진영’이라는 세 세력의 삼각 갈등이 우리 전술의 요체가 된다. 1917년 8월 ‘코르닐로프—케렌스키—볼셰비키’의 충돌이나 1937년 중국 ‘일본 제국주의—장개석—노동계급 혁명 부위’의 삼각 갈등이 혁명적 전술 구사의 의미심장한 참고 사례이다.

*      *     *

중국은 이 시대 혁명의 핵심 문제이다. 노동계급뿐만 아니라 인류의 운명이 달려 있다. 노동계급의 국제 지도부는 오직 이러한 강령 위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

 

2022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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