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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에 대한 <뿌리>의 기회주의적 인식

제국주의 범죄에 맞서는 유일한 힘노동자 국제주의비판

 

제국주의에 대한 맑스주의의 정의

맑스주의에서 제국주의를 설명할 때의 핵심은 폭력과 반동이라는 현상보다 그러한 현상을 낳는 동기에 대한 설명에 있다. 맑스주의에서 제국주의의 동기를 설명하는 핵심은 금융자본, 생산성, 초과이윤등이다. 이것은 알렉산더나 몽골 제국 또는 스페인 포르투갈의 약탈 등 이전 시대의 제국주의그리고 나폴레옹의 프랑스 또는 10월 혁명 이후 소련 등 비제국주의적 팽창자본주의 최고 단계로서의 제국주의를 구별하는 본질이기도 하다.

다음은 레닌 자본주의 최고단계, 제국주의(이하 제국주의론)의 차례이다.

서문

1. 생산의 집적과 집중 2. 은행과 그 새로운 역할 3. 금융자본과 금융과두제 4. 자본수출 5. 자본가단체들 간의 세계분할 6. 열강 간의 세계 분할 7. 자본주의의 특수한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8.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화 9. 제국주의 비판

이 차례를 통해서 레닌이 설명하고자 하는 제국주의의 등장과 본성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자본주의를 통해 통합된 시장 즉, 근대국가에서 여러 기업들 간의 경쟁은 집적과 집중을 통해 독점으로 전화된다. 이 과정에서 산업자본과 은행자본이 결합되고, 그것은 금융자본으로 발전한다.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국내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한 금융자본은 초과이윤 즉, “자본가들의 자국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하고 있는 이윤 이상의 이윤의 실현을 위해, 아직 자본주의화 되지 않았거나, 그 초기 단계에 있거나, 후진적인 지역으로 진출한다. 그 진출과정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 금융자본과 토착민의 저항 등을 무력으로 견제하고 제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진출은 금융자본에 장악된 국가 즉, 독점자본화된 국가의 군사력 지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하여 세계는 자본과 힘의 크기에 비례하여분할된다.’

, 레닌은 현대제국주의의 탄생을 금융자본의 등장 그리고 그 금융자본의 이해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군사력을 동원한 국제적 침략과 분할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듯 현대 제국주의의 본질은 금융자본에 있다. 그것들은 다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 벽두는 낡은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자본주의로, 자본 일반의 지배에서 금융자본 지배로의 전환점을 이룬다.” 레닌, 제국주의론백산서당 1988, 275

생산의 집적, 이로부터 생겨나는 독점체, 은행과 산업의 합병 또는 유착, 이러한 과정이 바로 금융자본의 발생사이며 금융자본이라는 개념의 내용이다.” 378

자본의 소유가 자본의 생산적 투자와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이 산업자본 또는 생산적 자본과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으로부터 나오는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생활하는 금리생활자가 기업가 및 기타 자본경영에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 이것들은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다. 제국주의, 혹은 금융자본의 지배란 곧 그러한 분리가 상당한 정도에 이른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이다. 다른 모든 형태의 자본에 대한 금융자본의 우위는 곧 금리생활자와 금융과두제의 지배를 의미하며, 금융적으로 강력한몇몇 국가가 나머지 다른 모든 국가 위에 우뚝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390

식민지정책과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최근단계 이전에도, 아니 자본주의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노예제를 기초로 했던 로마도 식민지정책을 추구했으며 제국주의를 실시했다. 그러나 경제적 사회구성체들 간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무시하거나 뒷전으로 밀어놓는 제국주의에 관한 일반논문들은 결국 대로마국과 대영제국을 비교하는 따위의 극히 진부하고 공허한 잡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이전 단계들의 자본주의적 식민지정책이라 할지라도 금융자본의 식민지정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6115

제국주의는 병합을 추구한다. 카우츠키가 내린 정의의 정치적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옳기는 하지만 대단히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제국주의의 정치적 측면은 폭력과 반동으로의 지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카우츠키 자신이 그의 정의 속에 수용하고 있는 문제의 경제적 측면이다. 카우츠키가 내린 정의 속에 포함된 오류는 매우 명백하다. 제국주의의 특징은 산업자본이 아니라 바로 금용자본이다.” 7124

트로츠키 역시 금융자본이 제국주의 규정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소련이 자신의 영향권을 확장하는 현상을 보고 소련을 제국주의 세력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우선 제국주의라는 용어의 사회적 내용을 확실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예노동에 기초한 로마의 제국주의’, 봉건적 토지 소유관계에 기초한 제국주의, 상업자본과 산업자본의 제국주의, 짜르 왕정의 제국주의 등이 역사적으로 존재했었다. 권력, 권위, 재력을 확대하려는 경향은 의심의 여지없이 소련 관료집단의 원동력이다. 이것은 "제국주의"라는 용어를 가장 넓게 규정짓는 요소이다. 과거에 존재했던 모든 왕정, 과두정, 지배계층, 중세 신분계급 등은 모두 이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특히 맑스주의 서적에서는 제국주의가 금융자본의 팽창정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제국주의라는 용어는 이제 매우 정확히 규정된 경제적 내용을 가지고 있다. 소련 관료집단이 추구하는 대외정책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채 그저 제국주의적이라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럴 경우 보나파르트 관료집단의 정책을 독점자본의 정책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 두 현상은 팽창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모두 군사력을 이용하고 있다. 이것이 공통점이라면 유일한 공통점이다. 이렇게 두 현상을 동일하다고 인정할 경우 남는 것은 혼란뿐이다. 그리고 이 혼란은 맑스주의자보다는 쁘띠부르조아 민주주의자에게나 어울린다.맑스주의를 옹호하며

 

제국주의에 대한 <뿌리>의 왜곡

이렇듯, 현대 제국주의가 여타의 팽창정책과 구별되는 본질은 그것이 추동되는 본성인 금융자본에 있다. 그러나 <뿌리>는 단 한 번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다.[현대 제국주의의 본질인 금융자본이라는 표현은 19쪽에 딱 한 번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뿌리>의 말이 아니라, “경제적·정치적·군사적 경쟁과 갈등이 제국주의의 본질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레닌을 인용하다가 우연히 포함된 것이다.] <뿌리>의 제국주의 인식은 카우츠키와 닮았다. , 그 경제적 동기와 차이를 무시하고 그저 군사력을 이용한 팽창정책 또는 국가 간 힘겨루기라는 현상에만 매몰되는 것이다.

<뿌리>는 제국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제국주의 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에서의 세력권을 재분할하기 위한 경제적·정치적·군사적 경쟁과 갈등 및 극한의 충돌이다.”

보다시피 <뿌리>, 현상일 뿐인 경쟁과 갈등 및 극한의 충돌제국주의 질서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도대체 그 경쟁과 갈등 및 극한의 충돌이 왜 발생하는지 즉,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는 결코 설명하지 않는다.

두통이면 그만이지, 그 두통이 고혈압 탓인지, 어깨 근육이 뭉쳐서인지, 신경과민 탓인지, 당뇨로 인한 것인지 등의 원인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식이다. 그저 무엇으로 인한 두통이든 두통에는 타이레놀이라는 식이고, 무엇으로 인한 깡패짓이든 계급투쟁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이러한 정의는 <뿌리>의 정치적 뿌리로 추정되는 <국제사회주의자(IS)>의 정의 즉,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이 곧 제국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 현상으로 그 본질을 규정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현상만을 추구하는 이들의 논리를 궁극으로 추구하면 다음처럼, ‘자본주의 시대 모든 국가는 제국주의라는 기괴한 논리에 이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 또는 이란과 같은 약소국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쇠퇴기 모든 국가는 제국주의적이다.미국에서부터 사담 후세인과 같은 소규모 깡패까지 부르주아지의 모든 부분은 제국주의적이고 흉포하다.북부 이라크에만약 이 쿠르드 국가가 생긴다면, ‘쿠르드족국가는 제국주의 국가가 될 것이다.”ICC 민족주의는 계급투쟁의 치명적인 독이다ICC, <국제코뮤니스트전망> 번역

이러한 청맹과니 같은 정의에 기초하여 <뿌리>는 경솔하고도 위험한 결론으로 나아간다. , 이제 식민지 체제는 해체되었다는 것이다.

“(1) 제국주의 : 식민지체제의 해체와 국제 서열구조의 재편성

제국주의의 본질이 다소 협소하게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다. 즉 제국주의와 식민지체제를 혼동하는 것이다. 대체로 20세기 전반기까지는 제국주의가 식민지정책을 전면적으로 구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거꾸로 식민지정책이 곧 제국주의의 본질을 뜻하는 건 아니다.”<뿌리> 7

<뿌리>는 스스로 내리는 결론이 상당히 무리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횡설수설하며, 뭐라는지 알 수 없는 말로 독자를 몽롱하게 만든다.

이런 변화는 제국주의의 본질적 변화라기보다는 현상적 변화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제국주의 본국과 식민지관계가 국제적 대자본가집단과 국제적 중소자본가집단 간의 수직적 서열구조로 재편됨에 따라, 지난 시대 운동의 과제 중 민족해방 혹은 자결권을 쟁취하기 위해 형성됐던 혁명적 대중운동이 일반적 차원에서 소멸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이라고 유보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오늘날에도 팔레스타인이나 티베트처럼 최후의 식민지라고 일컬을 수 있는 지역이 남아있으며 여전히 제국주의적·정치적 억압에 맞선 저항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상적 변화일 뿐이라면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이유는 무엇이고, 왜 현상적 변화일 뿐인데 민족해방 혹은 자결권을 쟁취하기 위해 형성됐던 혁명적 대중운동이 일반적 차원에서 소멸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예외가 허용되는’ “일반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설명도.

 

식민지체제는 해체되었고, 반제국주의 투쟁의 실천적 의미는 사라졌는가?

제국주의와 식민지는 밤과 낮, 부모와 자식, 착취와 피착취, 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처럼 서로가 의존하며 대립하는 상대적 관계이다. 따라서 제국주의 질서는 소멸되지 않았지만 식민지 체제는 해체되었다는 인식은 자본가계급은 존재하나 노동계급은 해체되었다나 착취는 존재하나 피착취는 사라졌다는 것처럼 우스꽝스런 인식이다.

식민지체제의 해체여부는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해 검토하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독점에 기초한 금융자본의 초과착취는 사라졌나? , 상시적으로 또는 대부분, 생산된 총이윤보다 더 많은 이윤을 수취하거나, 더 적은 이윤만 남는 국가들과 그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가?

-그 초과착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국제적 차원의 군사·정치적 억압은 사라졌나?

-초과착취 지역을 넓히기 위한 침략행위가 사라졌는가?

물론 2차 대전 이후 고전적 식민지배 즉, 외국인 지배자가 주로 외국인으로 구성된 군대를 통해 토착인민을 억압하는 방식의 식민지배는 대부분사라졌다. 그 원인은 첫째, 세계대전으로 인해 기존 식민지배 열강이었던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의 국력이 심각하게 약화되어 세계 곳곳에 흩어진 식민지의 저항을 제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둘째, 그 동안의 식민지배는 자본주의 산업화를 동반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수의 노동계급이 성장하여 식민지 직접 지배에 대한 토착인민의 저항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셋째, 바로 그러한 조건 속에서, 과거와 같은 식민지배 방식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방식은 언어, 피부색 등을 통해 지배/피지배 관계가 너무 명확히 드러나서 적대의식을 쉽게 자극한다. 넷째, 과거 식민지배 과정을 통해 토착지배세력이 독립적 이해를 가지기보다 제국주의 지배질서의 하위 파트너로 공고하게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과거의 식민지배 방식은 대부분 새로운 방식 즉, 토착지배세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제국주의자들은 그 배후에 숨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물론, 제국주의적 이해가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되면 자신의 본색을 어김없이 드러낸다. 해방정국의 남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쿠바혁명과 그 이후 시기,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아이티 지진 이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등 그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130여 개의 나라에 군대를 파견하고, 각종 악행을 저지르며 CIA가 전세계 계급투쟁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물론 미국의 제국주의 행각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그리고 2진인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등의 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반팔 티셔츠에 문신 새겨진 몸으로 위협하는 깡패짓은 효과만점이다. 그러나 누가 당하고 누가 행패를 부리는지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서 피해자들의 단결을 쉽게 만드는 위험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자 정장을 걸쳐 입기 시작한다. 에티켓을 배우고 세련되게 행동한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이제 깡패는 사라졌다는 둥, 정말 착하게 살기로 한 것 아니냐는 둥말하는 것은 우스운 노릇이다. 사회주의자들은 그 까만 정장 속에 어느 때든 꺼내들 쇳조각이 감춰져 있다는 것을 늘 경계하고 알려야 한다.

주한미군은, 평상시에도 그렇지만 혁명기에는 특히, 자신이 한반도의 계급투쟁을 가름할 쇳조각이라는 것을 입증하려 할 것이다. 그것을 보지 못하는 정치의식은 재앙이고 범죄이다.

 

<뿌리>가 제국주의 규정을 왜곡/수정하는 이유

그렇다면 <뿌리>는 왜 제국주의 규정의 핵심 즉, ‘금융자본을 빼놓으려 하는가? 그리하여 “‘세력권을 재분할하기 위한 경제적· 정치적·군사적 경쟁과 갈등 및 극한의 충돌이라는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한 설명을 할까?

먼저, 그것은 국제사회주의자(IS)들처럼,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의 갈등만이 아니라, 구소련이나, 자본주의화된 지금의 러시아 그리고 중국까지 제국주의 범주에 넣거나, 심지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처럼 제국주의와 식민지 사이의 갈등에서 중립하거나 기권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서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그 나라의 세계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의 상대적 발전 여부 즉, 금융자본의 발달여부와 경쟁성 정도와 관계없이, “경제적· 정치적·군사적 경쟁과 갈등 및 극한의 충돌만으로 제국주의라고 규정하려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 러시아의 한 달 최저임금은 한국 돈으로 20만 원 정도이고, 중국 역시 비슷하다. 이런 나라는 스스로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그들에게 제국주의적 욕망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다른 나라에서 초과이윤(‘자국의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하고 있는 이윤 이상의 이윤)을 획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본의 외국 진출과 무력을 이용한 팽창 동기 자체가 제한적이다. 그것은 러시아나 중국의 지배자들이 선해서가 아니라, 그 나라들의 자본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 외국 투자를 통한 이익이 국내 투자 이익보다 낮고 심지어 국외 진출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외에 투자되어 있다고 그것을 초과이윤을 노리는 금융자본의 투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현상 이면의 본질적 차이를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의 인식이다. 그런 식이라면, 고래는 어류이다.

제국주의에 대해서 <뿌리>가 이렇게 이상한 입장을 내놓는 두 번째 이유는 자신들의 노동자주의 즉, “주로 노동자의 계급적 정치의식은 이른바 그들의 경제 투쟁 내부로부터, 말하자면 오로지(아니면 하다못해 주로) 경제 투쟁에만 의거해서, 오로지(아니면 주로) 이 투쟁에만 기초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합리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러한 인식은 다음과 같은 구절을 통해 나타난다.

“20세기 전반기에 세계혁명의 과정으로서 제기되고 과도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었던 선진국 사회주의 운동과 식민지 민족해방운동 간의 동맹이라는 전망은 식민지체제의 전반적인 해체와 나란히 일반적으로는 더 이상 실천적인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됐다. 발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제국주의 열강들과 이미 성숙한 신흥공업국들과 이른바 주변부 국가들 모두에서, 우리는 민족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 외세에 맞서는 투쟁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자국 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서는 투쟁에 나서는 노동자들의 물결을 보게 된다.” 12-13

먹고살기 위해 자국 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서는 투쟁을 중요시하는 <뿌리>에게, 제국주의로 인한 갈등 즉, 국제적 갈등은 자국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서는’, ‘먹고살기 위()’ 투쟁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리하여 <뿌리>는 주관적으로 식민지체제의 전반적인 해체를 확신하고 확언하여, 노동자들로 하여금 먹고살기 위해 자국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서는 투쟁의 물결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갈등에 대한 <볼셰비키-레닌주의자>의 입장

1.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의 갈등: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의 이익 확대를 위한 전쟁 책동에 반대하여 노동계급의 국제적 단결을 향해 나아가고 상대 노동계급이 아니라, 자국 자본가계급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1차와 2차 세계 대전 등

2. 제국주의와 식민지 사이의 갈등: 우리는 제국주의에 저항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제국주의 국가의 패배를 주장한다. 이 경우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는 입장은 식민지 인민들을 제국주의에 팔아넘기는 배신행위가 될 것이며, 제국주의 국가의 패배는 전 세계 피억압 민족과 노동계급의 투쟁을 크게 고무시킬 것이다. 다만 제국주의에 저항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는 어디까지나 군사적 지지이며, 이것을 정치적 지지와 혼동하게 될 경우, 해당 국가나 민족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성과 지향을 크게 훼손 왜곡시킬 것이다. 해방정국의 남한, 베트남전쟁,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엘살바도르 등

3. 제국주의와 기형적 노동자국가 사이의 갈등: 우리는 노동자국가를 무조건 방어한다. 이 갈등에서 노동자국가의 패배는 곧 사적 소유의 복귀를 의미하며, 소련 붕괴 때 그러했던 것처럼 세계적 차원의 자본과 노동의 역관계를 크게 불리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지금의 기형적 노동자국가는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이라는 반동에 의해 권력이 장악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이 기존 혁명성과의 방어 즉, 노동자국가 방어라는 사회주의자의 임무를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 6.25 전쟁, 소련, 베트남전쟁, 쿠바-미국 갈등, 북한, 중국 등

 

반제국주의 투쟁과 연속혁명

제국주의 침략을 저지하고 나아가 제국주의 체제로부터 해방하는 것은 여전히 노동계급과 피착취 인민의 중요한 과제이다. 제국주의는 세계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노동계급의 유일한 탈출구인 사회주의는 제국주의 사슬을 끊어야만 실현 가능하고, 자본주의를 그대로 두고서 제국주의의 초과착취 그물망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 과제를 스탈린주의 특히 NL그룹처럼 계급갈등과 민족갈등을 기계적으로 분리하여, 민주주의적 과제를 실현하거나 민족갈등을 해결한 뒤에야 계급갈등이 전면화된다는 단계적 사고는 비과학적이고 위험한 인식이다. 우리는 노동계급만이 제국주의에 맞서는 투쟁을 지도할 수 있고,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은 사적소유를 철폐하고 사회주의적 소유관계를 확립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연속혁명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본다.

남한의 혁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제국주의 세력과 그 하위 파트너인 남한 자본가계급을 한 축으로 하고 여타 피억압인민의 지지를 받고 국제적 연대를 구축한 남한 노동계급을 또 다른 축으로 하는 결전이 될 것이다.

남한 노동계급의 정치 경제적 해방은 제국주의의 사슬을 끊어야 가능하며, 그 해방은 자본주의를 철폐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철폐는 사적소유 철폐와 노동계급 독재의 수립을 통해서만 실현가능하다.”―「볼셰비키-레닌주의자 강령안

 

제국주의에 맞서는 첫 번째 힘: 적과 아군에 대한 올바른 인식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어 온 <뿌리> 글의 제목은 제국주의 범죄에 맞서는 유일한 힘노동자 국제주의이다. “제국주의 범죄에 맞서는 유일한 힘이 노동자국제주의라는 <뿌리>의 인식에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동의는 부분적이다. ‘부분적인 까닭은 이렇다. 노동자 국제주의 즉, 외국 노동자들의 피침략인민에 대한 지원이 제국주의 범죄에 맞서는 중요한 힘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힘이 아니며, 또한 최우선적이거나 범죄에 맞설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뭐니 뭐니 해도 군사력을 포함한 해당 국가 노동자들의 단결된 저항이 제국주의 범죄를 막아내는 최우선적인 힘이고, 그것은 지난 100여년의 역사가 증명해 왔다.

그런데 해당 국가와 세계 노동계급이 제국주의 범죄에 맞서기 위해서 그것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제국주의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누가 적이고 누가 우리 편인지를 분명히 구별하는 것이다.

 

2014102

볼셰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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