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술

(IBT) 계급 정치와 프랑스 선거–부르주아지와 단절하라!

by 볼셰비키-레닌주의자 posted Dec 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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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출처 – 국제볼셰비키그룹(IBT)



계급 정치와 프랑스 선거–부르주아지와 단절하라!

인민 전선 반대!

 

괄호 [  ] 안의 내용은 역주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사회 정치적인 정책을 투표자들이 결정하므로,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자본가들의 유용한 수단이다. 그 구체적 형태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자본주의 선거는 부르주아의 이익이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조직된다. 동시에 선거는 부르주아 분파들 간의 서로 다른 이해를 실현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의 일․이차 대통령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는 어찌하면 프랑스 자본주의를 가장 “효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즉, 운영비와 임금을 줄여 이익을 증대시키는 문제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에 비해 처지는 국제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민들의 삶의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 부르주아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그를 위한 어떠한 시도도 1995-96년의 대규모 저항이나 최초고용계약제(CPE)에 맞선 작년의 시위 같은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이와 관련해선, <세계화에 맞선 저항(Revolt Against Glovalization)>, [1917] 18호, 그리고  <프랑스의 반(反)CPE 운동(The ‘Anti-CPE’ Movement)>, [1917] 29호를 보시오).

프랑스 지배 계급은 미국의 이라크에서의 명확한 실패를 이차 대전 이후 상실한 제국주의 세계 질서를 회복할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프랑스 부르주아 계급은 지난 날 프랑스 식민지였던 국가들,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자신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고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재앙으로 확인된 미국의 이라크 모험에 참가하는 것은 거절했지만, 프랑스는 핵에너지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이란을 협박하거나 나토의 식민지 관리군으로 아프가니스탄에 2000명의 병력을 보내고, 남부 레바논에는 미군과 거의 비슷한 규모의 병력을 파견하는 등 제국주의적 침략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또한 아이티[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의 옛 식민지 국가]의 미국 하수인 정권을 지탱하는 데에 한몫을 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는 아이보리 코스트[아프리카 서쪽의 이전 프랑스 식민지 국가]에 3000의 병력을 파견하여 소규모 공군을 파괴하고 2004년 11월에는 60명의 비무장 시위대를 사살하기도 했다(<가디언(런던)>, 2004년 12월 21일). 또 다른 1100명의 프랑스군은 신식민지국인 차드[아프리카 중남부의 프랑스 옛 식민지국가]의 이드리스 데비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되어 있고, 300여명의 병력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랑수와 보지제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다 합하면 3만 6천 명이 넘는 프랑스 병력이 해외에 파견되어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억압 받는 이민자들과 무슬림들을 인종주의적으로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신식민지 국가들에 대한 프랑스의 개입을 진보를 위한 것이라고 줄곧 선전해대고 있다. 추잡한 반(反)이민자 정서가 이번 선거를 규정짓고 있다. 자본주의 정치인들은 기존의 노동 관련법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함’[최저 임금, 법정 노동 시간 등을 어길 유연함]을 고용자들에게 제공하고, 강제 입대를 통해 빈민가 주민들의 빈곤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대통령 후보는 내무장관인 니콜라 사르코지이다. 2005년 10월과 11월,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던 십대 두 명이 숨지자, 이에 분노하여 흑인과 아랍계 청년층이 폭동을 벌인 일이 있다. 사르코지는, 이 폭동을 강력하게 진압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는 파시스트적인 <국민전선>[장 마리 르펜의] 지지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프랑스를 사랑하거나, 아니면 떠나라!”라는 슬로건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 <대중운동연합>의 몇몇 인사들은 사르코지의 치졸한 국수주의가 못마땅하여 ‘중도 우파’인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를 지지하고 있다.

사르코지의 강력한 라이벌은 <사회당(PS)>의 세르골렌 루아얄이다. 그녀는 핵무기와 군사 부문 지출을 늘려서 ‘강한 프랑스’ 만들기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소위 ‘불량배(변두리 지역의 소수민 청년들)’들을 정신 교육대로 보내는 정책을 공약함으로써 반(反)이민자 국수주의를 선동하고 있다. 루아얄은 한 달 최저임금을 ‘가능한 한 빨리(?)’ 1500유로로 늘릴 것이고, 토빈세(Tobin tax)[외환거래 시 세금을 물리는 정책]를 도입하여 ‘세계화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프랑스공산당(PCF)>의 후보는 마리 조르주 뷔페이다. 그녀는 루아얄보다 약간 왼쪽에 있는데, 최저 임금을 즉각 인상하고, ‘신자유적인’ 유럽연합을 ‘사회주의적이고, 민주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유럽’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뷔페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지난 여름 레바논에 군사력을 증파한 것을 적극 찬양하면서, 중동 지역에 있는 프랑스 제국주의군은 ‘유엔의 깃발 아래에서 국제적인 안전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Pour une autre politique a gauch–le programme,” 1월 23일).

그들이 가끔씩 떠벌리는 ‘사회주의’에 대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사회당과 공산당은 모두 레닌이 명명한 부르주아 노동자당이다. 즉, 노골적으로 친자본주의적인 그들의 지도자들이 부르주아지를 대신하여 통치할 것을 열망하는 개량주의 조직들이다. 1997~2002년의 ‘연합 좌파’ 정권(즉, 초계급적 연대)은 <사회당>과 <공산당> 그리고 몇 개의 작은 부르주아 조직들(<녹색당>, <좌파 급진당> 그리고 장 삐에르 쉐브느망의 <시민운동>)로 구성되었다. 그 정권은 1999년에는 나토의 범죄적인 유고슬라비아 침공과 몇 년 후의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국내에선 공공자산을 사유화하고 노동계급의 성과들을 긴축정책[임금 인하, 노동 시간 인상 등을 통한 노동 계급 삶의 긴축] 등으로 공격하는 등 우익과 별다른 점이 없었다.

최근 <좌파 급진당>과  쉐브노망 추종자들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일정한 지역구를 할당받는 조건으로 대통령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녹색당>은 유사한 흥정을 할 역량이 없지만, <사회당> 총서기인 프랑수아 홀란드는 새로 구성될 인민 전선을 위해 자리가 남겨져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2002년에 대통령 후보를 내세웠던 <좌파 급진당>과 <시민운동> 같은 정당들은 선거에 관한 합의를 바탕으로 1차 선거에서 세르골렌 루아얄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다른 조직들도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규합은 2차 선거[결선]를 위한 것이다. 몇 주 동안 우리는 선거와 정부 구성에 관한 토론을 <녹색당>과 했다. 나는 이 논의가 잘 되기를 바란다. <사회당>은 독자적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고, 그럴 의향도 없다. 그리고 <녹색당>은 다른 조직들과 더불어 좌익의 핵심 조직 가운데 하나이다.”–1월 15일, http://hebdo.parti-socialiste.fr/

선거에서 경쟁하지 않기로 한 <사회당>과의 합의에 의존하여 의원단을 유지하고 있는 <공산당>은 1차 선거에 자신의 후보를 등록했다. 그러나 만약에 루아얄이 결선까지 가게 된다면 그녀를 지지할 것이다. <사회당>이 주도하는 인민전선에 대한 참가 여부에 대한 견해를 뷔페가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1997년에 그랬던 것처럼 <공산당>이 2007년판 ‘연합 좌파’ 정권에 참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좌익 개량주의와 계급 협조주의

2002년, 5년에 걸친 노동계급에 대한 ‘연합 좌파’ 정권의 공격 이후, 유례없이 10% 정도의 유권자가 1차 대통령 선거에서 트로츠키주의를 표방하는 ‘극좌’ 후보를 지지했다. 의미 있는 어떠한 ‘혁명’ 조직도 인민전선에 분명하게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당>과 <공산당>의 기존 지지기반이었던 대중들이 표출한 이러한 불만은 별 영향을 남기지 못했다.

2002년 선거에서 130,000표를 얻었던 삐에르 람베의 <노동자당(PT)>은 이번 선거에서는 제라르 쉬바르디를 지지하고 있다.  전 <사회당> 당원이었고, 현재는 마일학(Mailhac)의 작은 마을의 시장인 쉬바르디는, 스스로를 유럽 연합의 관료들에 맞서 프랑스 지방 자치를 방어하는 ‘시장들의 후보’라고 선전하고 있다. <노동자당>의 대변인인 다니엘 그룩스타인은 이러한 선거전을 ‘프랑스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유럽연합에 대한 프랑스의 종속을 끝장내기 위한 중요한 일보전진이라고 극구 칭찬했다(<Informations Ouvrières>, 1월 18-24일). 쉬바르디의 캠페인을 지지하면서, 여전히 자신들을 ‘트로츠키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람베의 추종자들은, 기이하게도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회복’을 주장하고, 강박적인 반(反)유럽연합 민족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의 또 다른 자칭 트로츠키주의 그룹 중 하나인 <루뜨 우브리에(Lutte Ouvriere-LO)>[노동자 투쟁]의 지치지 않는 대통령 후보인 아를레뜨 라기에는 노동계급을 대신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자족적인 혁명가는 그녀가 선거에 내세운 슬로건들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인정하고 있다.

“우리의 슬로건은 혁명적인 요구로부터 멀리 벗어난 것이다. 그것들은 단지 노동자가 지난 30년 동안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삶의 조건을 회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제출되는 것들이다. 그것마저도 얻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아를레뜨 라기에의 니스(Nice) 연설, 2월 18일

왜 계급 의식으로 각성한 노동자가, ‘그들이 얻어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노동 조건을 회복하자는 ‘혁명가’에게 투표해야 하는가?

<혁명공산주의연맹(LCR)>은 2005년에 제안된 유럽연합의 헌법에 반대하기 위해 구성된 ‘반(反)신자유주의’ 연합이 대통령 선거를 위한 조직으로 활용되기에 부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올리비에 브장스노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이 결정은 <혁명공산주의연맹> 내에 심각한 불화를 낳았다. 2006년 5월, <혁명공산주의연맹> 정치국 중 4명–크리스티앙 피케, 알랑 파라쥬, 셀린 말라이스, 프랑시스 시텔–은 <공산당>과 <사회당>의 장 루끄 멜렝숑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반대자들, 그리고 <녹색당>의 한 분파, <좌파적 대안을 위한 시민 모임(Citizens’ Convergence for a Left Alternative), <공화주의 좌파(Republican Left)>, <공화국과 사회의 대안을 위한 운동(Movement for a Republican and Social Alternative)> 등 소부르주아 조직들과 함께하는 초계급적인 ‘단일’ 선거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알랭 크리비네가 이끄는 <혁명공산주의연맹>의 다수파는 초계급적인 동맹을 원칙적으로 거부하지는 않고 있지만, 피케처럼 <공산당>이 주도하는 ‘단일’ 선거기구에 열광하지는 않는다. 2006년 6월, <혁명공산주의연맹> 총회는 ‘반신자유주의 연합’에 ‘단일’ 좌익 선거기구를 구성하기 위한 참관인을 보낼 것에 대해 토론했다. 그러나 만약 <공산당>이 ‘신자유주의적’인 <사회당>이 주도할 미래의 정부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미리 해야만 자신들의 브장스노가 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회당>과의 연합을 한편으로 거부하기는 하지만, <혁명공산주의연맹>은 소규모의 자본주의적인 정당들과 선거 동맹을 구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 자본주의 정당들이 함께하는 정부 구성은 곧, 부르주아들의 기본적인 이익이 침해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의미한다.

2006년 10월, ‘반신자유주의 연합’은 ‘국가의 재화를 새롭게 분배하는’ ‘민주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제 6공화국’ 정치 강령을 채택했다. 그 강령은 ‘프랑스와 유럽은 미국이 주도하는 침략적인 정책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두 달 후, 이 ‘반신자유주의’를 향한 첫걸음은 <공산당>이 이 조직을 통해 자신들의 지도자인 마리 조르주 뷔페를 ‘단일’ 대통령 후보로 만들려고 하면서 붕괴되었다. 장 루끄 멜렝숑과 그의 지지자들은 뷔페보다는 루아얄을 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 ‘연합’의 소수파는 맥도널드 프랜차이즈를 무력화하는 싸움에서 지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진 급진 민족주의자인 조제 보베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혁명공산주의연맹>의 피케 분파는 보베를 지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크리비네와 그 추종자들은 보베 또한 <사회당> 주도의 연합 정부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브장스노의 후보 사퇴를 거부했다. <혁명공산주의연맹> 안에서 작은 분파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사회주의자그룹(International Socialist Tendency–IST)>의 프랑스 추종자들은 브장스노보다는 보베를 선호한다. 그러나 그들의 스승인 <영국사회주의노동자당(British Socialist Workers Party)>의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그들에게 <혁명공산주의연맹>이 분열하게 되면 “자칫 프랑스 좌파를 부활시키는 데에 중요한 기구를 잃어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보베의 선거운동을 공개적으로 하지는 말라고 조언했다(<Socialist Worker [London]>, 2월 10일).

<국제사회주의자그룹>의 프랑스 지지자들이 <혁명공산주의동맹>에 터를 잡은 한편, <국제맑시스트그룹(International Marxist Tendency–IMT)>은 <공산당>과 그 청년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자칭 ‘트로츠키주의자’들 즉, “그 동안 겪었던 당의 문제들이 당(즉 스탈주의 <공산당>)의 회복 불가능한 ‘역사적’인 후퇴라고 규정하는 주장을 원칙적으로 거부(www.lariposte.com, 2005년 5월 30일)”하는 이들은 열성적으로 뷔페를 지지하고 있다. <국제맑시스트그룹>은 <혁명공산주의연맹>의 “<사회당>과의 어떤 종류의 합의도 거부한다.”는 주장에 분개하고 있다.

“우익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공산당>은 대통령 선거의 결선에서 <사회당> 후보를 반드시 지지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선 1차전에서 우위를 차지한 <사회당>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혁명공산주의연맹>의 종파주의적인 정책은 결국 우익의 집권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사회당> 후보를 위해 우리 후보가 사임한다고 해서, 우리가 <사회당>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www.lariposte.com, 2006년 12월 20일

 2002년 ‘차악(差惡)’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자크 시라크에게 투표했고, 지금은 “2007년에 우익을 물리치는 것은 우리의 건강성을 결정하는 잣대” (<Rouge>, 2006년 11월 17일)라고 주장하는 <혁명공산주의연맹>이, 결국 결선에 가서는 <사회당>의 루아얄에 투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브장스노는 결선에서 어찌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시인했다.

“1차 선거날(4월 22일) 밤에 말할 것이다. <혁명공산주의연맹>은 불행한 상황을 통해 이익을 보려하는 조직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니콜라 사르코지를 지지하지 않는다. 나는 좌익과 우익을 구별한다. 선거에 관한 조언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Le Monde>, 2월 28일

 

‘우익 물리치기’ 대 트로츠키주의 원칙

프랑스 선거 시스템은 1차 선거전에서 ‘극좌파’에게 사회주의적인 연설과 ‘트로츠키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허용한다. 2차 선거전 즉, 두 명의 후보가 치르는 결선에선 용감한 ‘혁명가들’ 모두는 ‘우익을 물리치기’ 위해 인민전선 후보를 선택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인민전선은 오직 ‘좌익(즉, 노동 계급과 피억압인민의 이익)을 물리칠’ 뿐이다. 초계급적인 동맹을 건설하는 전략은 사회주의 정치의 중심 원칙 즉, ‘노동 계급 운동의 부르주아지로부터 독립’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레닌과 더불어 러시아 혁명의 지도자였던 레온 트로츠키는 1936년에, “인민전선 문제는 이 시기 프롤레타리아 전략의 중심적인 문제”이며, “볼셰비즘과 멘셰비즘을 구별하는 결정적인 기준”이라고 말했다.

인민전선에 참가하는 개량주의 정당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들의 이익이 아니라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인민전선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때, 그들의 노동계급적인 성격은 효과적으로 억제되며, 그들의 사회주의적인 외양과 자본주의의 집행자로서의 행동 사이의 모순은 그리하여 은폐된다. 초계급적인 동맹의 구성에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결국 계급투쟁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유럽의 모든 인민전선은 1917년에 있었던 러시아의 인민전선의 재판(再版)이다.”라는 트로츠키의 지적은 193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에도 여전히 진실이다.

이따금 ‘차악선택주의’의 개량주의적인 논리를 비판하곤 했던 <LO(Lutte Ouvriere)>는 2006년 10월 전국 총회에서,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그들은 1974년과 1981년 “어떠한 환상 없이, 그러나 솔직하게 미테랑을 위해 투표할 것을 호소한다.”며 인민전선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좌파’ 후보를 위해 투표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수준 낮은 좌익주의’라고 비판하면서, <LO>는 “아를레뜨 라기에에게 투표하려는 노동자에게 우리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좌익은 우익과 똑같다’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라고 기회주의적인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그 ‘좌익’이 공개적인 부르주아 정당들과 개량주의 노동자당과의 연합일 때, 노동자들이 계급투표를 할 길은 사라진다.

<혁명공산주의연맹>과 <LO>만 인민전선 반대라는 트로츠키주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정통’ 트로츠키주의를 대표한다는 여러 소규모 조직들 또한 ‘차악선택주의’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삐에르 람베의 <국제공산주의조직>에서 1984년 떨어져 나온 스테판 저스트의 그룹들 중 <Cercle>(현재 <혁명적노동자당 건설 그룹>의 일부)이라고 알려진 조직은 2차 결선에서 사르코지에 대항하여 루아얄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LO>의 암시에 대해, “‘우익 물리치기’에 대한 대중적 열망”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Combattre pour le socialisme>, 1월 12일). 그들은 또한 <공산당>의 <사회당>과의 협력에 대한 <혁명공산주의연맹>의 반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난했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당면 요구를 시행할 정부를 바라는 대중적 열망을 가로막는 것이다. 현 정세에서 <사회당>을 미리 배제하고서는, 정부 구성을 생각할 수 없다.–같은 글

스테판 저스트의 조직들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한 <볼셰비키그룹(GB)>은 <LO>와 <혁명공산주의연맹>이 혁명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부르주아 정당과의 동맹에 대한 분명한 반대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후보 지지의 전제 조건은 언급하지 않는다. <볼셰비키그룹>은 설령 <사회당>과 <공산당>이 자본주의적인 조직들과 연합 정부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지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은 그러한 지지가 “노동자 ‘공동전선’”이라고 주장한다.

“<볼셰비키그룹>은 어떤 후보도 지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의 1차전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고민하는 노동자에게, 부르주아 후보가 아니라, <사회당>, <공산당>, <혁명공산주의연맹>, <LO> 같은 노동자 조직의 후보를 지지하라고 요청할 것이다. 같은 이유로, <볼셰비키그룹>은 결선에서 노동자 조직의 후보를 지지하고, 만약 없으면 기권할 것을 권한다.”–<Révolution Socialiste>, 4월

<볼셰비키그룹>은 “사르코지와 르펜을 물리치기 위해, 부르주아와 단절하고 노동자 정부와 사회주의를 위한 길로 나아가자!”라고 주장한다(<Révolution Socialiste>, 4월). 그러나 오늘 프랑스에서 ‘부르주아와 단절’하기 위해선, 개량주의적인 노동자 정당의 후보를 지지할 때 부르주아 정당들과 동맹에 대한 분명한 거부를 조건으로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1917년에 러시아의 볼셰비키들이 멘셰비키와 여타 개량주의 조직들에게 ‘열 명의 자본가  장관을 물러나게 하고 그들 자신의 이름으로 정부를 구성하라’고 했던 바로 그 요구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9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한결같이 중요한 원칙이다. 계급 동맹의 구성원으로 나서고 있는 개량주의 정당들을 지지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혁명가들은, 결국 인민전선을 지지하는 것이다. <볼셰비키그룹>은 이것이 “단지 선거 전술에서 부분적으로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민전선에 참여하는 ‘노동자 조직’에게 투표하는 것은 부분적인 것도, 전술적인 문제도 아니다. 맑시스트에게 있어, 인민전선에 대한 반대는 원칙의 문제인 것이다.

 

선거 전술과 계급 투쟁 정치

1940년 6월, 몇 명의 <미국사회주의노동자당(SWP)> 지도자들이 레온 트로츠키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한 전술을 논의하고자 멕시코를 방문했다. 선거에서 <미국사회주의노동자당>이  자신의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므로, 트로츠키는 <공산당(CP)>을 ‘비판적으로 지지’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공산당>은 일 년 쯤 전에 체결한 히틀러 스탈린 협정의 결과로, 미국의 2차 세계 대전 참전에 대해 반(反)제국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트로츠키는 <공산당>의 당원들에게 접근하고 선거지지를 위한 분명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통해,‘일시적’이지만 ‘그들과 우리의 구호가 일치’한다는 점을 <미국사회주의노동자당>이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는 스탈린주의 노동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지난 5년 동안 당신들의 지도자들은 <민주당>의 2중대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은 바뀌었고 모든 제국주의에 대해 반대한다고 한다. 만약 당신들이 그러한 노선을 지키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당신들의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하는 총회를 소집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당신들은 반드시 그러한 약속을 미리 해야 한다.’ 이 편지는 스탈린주의 노동자들에 대한 선동이며 선전이 될 것이다. 지켜보자. 아마도 <공산당>의 그 노선은 몇 주 내에 변경될 것이다. 이 편지는 그들의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서, 여러분들에게 이러저러한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트로츠키와의 토론>, 1940년 6월 12-15일

트로츠키는 <공산당>에 대한 비판적인 지지를 ‘계급 대 계급’이라는 긴박한 문제로 보기 보다는 ‘일시적이고도 결정적인’ 책략의 문제로 보았다.

“우리의 당은 이전에 행했던 <사회당> 책략(즉, 사회당에 대한 미국 트로츠키주의자들의 성공적인 입당 전술)보다 <공산당> 책략(즉,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행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뭔가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다.”

<미국사회주의노동자당>의 핵심 지도자인 제임스 캐넌은 다음과 같이 반대 견해를 개진했다.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 스탈린주의자’라는 대립 구도는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루즈벨트에 맞서는 진정한 계급적 반대가 아니다. 우리가 <공산당>의 후보인 얼 브라우더를 루즈벨트에 맞서 지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브라우더는 결국 우리의 투표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루즈벨트를 위해 후보 사퇴를 할 것이다.”

트로츠키가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그것은 우리에게 최고의 결과가 될 것이다. 지지를 위한 우리의 조건들을 표명한 이후의 그러한 투항은 <공산당> 당원들의 일정한 부분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그들의 그간의 행적과 공약을 따져보지도 않고, 그저 개량주의 정당들을 지지하는 정책과 트로츠키의 전술은 전혀 다른 것이다. 프랑스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이 부르주아 조직들과 동맹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사회당>과 <공산당> 후보에 대해 선거 지지를 하는 것은 곧 계급 협조를 승인하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선거 지지를 하더라도, 혁명적 조직은 반드시 부르주아 계급과의 독립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것은 트로츠키주의 선거 전술의 오메가가 아니라 알파이다.

프랑스 노동계급은 자본가들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열망과 역량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그들이 결여하고 있는 것은 혁명적인 지도를 수행할 조직이다. 그 조직은 패배주의, 노동조합 관료들의 자본주의 지지 정책, 그리고 국회에 있는 그들의 <사회당>, <공산당> 친구들에 맞서 공격적인 투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조직이다. 그러한 지도 조직을 건설하는 결정적인 임무는 혁명적인 ‘계급 대 계급’ 정책과 모든 종류의 인민전선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정책을 수행할 핵심인자들을 결집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끝>

 

Class Politics & the French Elections—Break with the Bourgeoisie!

No to Popular Frontism!

19 Apri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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