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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는 매일 내란을 꿈꾼다.
매일 43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하고
세계 최저보다 연간 800시간, 일 년에 백일이나 더 일해야만 겨우 먹고 살 수 있다는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구가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세계 최고이고
노동기계가 되기 위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기쁨을 만류해야 하고
한 방울의 노동력까지 빨린 힘없는 몸뚱이로 고달픈 노년을 살다가 외롭게 죽어가야 하는 
나라에서 
어찌 내란을 꿈꾸지 않으랴

그리하여 매일 전복을 꿈꾼다.
썩어문드러진 자본주의 세상에서 필연적인 
전쟁과 학살의 종식을 꿈꾼다.
악마 같은 금융자본가들의 자루가 찢어지도록 넘치는 이윤을 위해, 
뇌수가 터지고, 모든 구멍으로 피를 쏟고, 건물 잔해에 처박히고, 창자가 터져 나오고, 푸르딩딩한 얼굴로 살인가스에 질식하고,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일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온몸에 화약을 감아야만 멈출 것 같은 원통과 억울과 울분의 소멸을 꿈꾼다.

썩어문드러진 자본주의 세상을 전복하여 
만들어질 세상의
주당 24시간 노동을 꿈꾼다.
무한 경쟁과 탐욕과 번민과 불면과 노심초사의 종식을 꿈꾼다.
아름다운 여가와 취미와 동료애와 창조와 놀이와 연애와 그밖에 
지금의 메마른 상상력으로는 닿을 수 없는 그 어떤 벅찬 일들과 환희들을 꿈꾼다.

그러므로 매일 내란을 예비한다.
어찌하면 비굴한 임금노예가 자기 내면의 강철근육을 발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형형한 눈을 한 미래의 지배계급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

어찌 예비하고 음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군들 이 세상에서 전복을 꿈꾸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 더불어,

예비하고 음모하고 도모하자.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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