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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IB 설립, ‘균열’ 생긴 美 금융패권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 대출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금융기관으로 중국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근 중국은 서부대개발에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제출하며 개발 폭을 확대하고 있다. 일대(一帶)란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를 의미하며, 일로(一路)란 ‘중국→동남아시아→아라비아해→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말한다. 이 두 길을 따라 고속철도, 항만, 공항, 거점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2020년까지 6,000조 원 가량의 인프라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AIIB 창설 계획을 작년 10월에 제출해 초기 자본금 500억불 대부분을 출연했고, 향후 자본금 규모를 1,000억불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유럽 주요국 가입...미 금융패권에 ‘균열’

 

최근 이 AIIB 가입 문제를 두고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 주요국들이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이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서유럽의 참여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간 미국은 AIIB 설립 문제에 대해 ‘세계은행과의 중복’, ‘투명성 등 국제 금융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보이콧 입장을 밝혀왔으며, 다른 나라들에게도 불참을 종용해왔다. 그간 중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G2'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세계 금융의 패권은 여전히 미국이 철옹성처럼 지켜왔고, 서유럽 국가들은 'G7’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들러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AIIB에 서유럽이 가입함으로써 이러한 미국 주도의 금융 패권에 균열이 생기게 된 것이다.

 

 

둘째, 중국 주도의 명실상부한 국제금융기구가 출범했다는 점이다. 그간 중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제 금융기구 설립 노력을 지속해 왔으나, 그 폭이 아시아와 개도국 수준으로 한정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서유럽의 참여로 중국은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AIIB 설립으로 그간 미국 주도로 이뤄져왔던 국제 금융기구의 지배 구도에 ‘경쟁’이 도입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간 미국은 서유럽, 일본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국제 금융을 통제해왔다. 이 기구들은 ‘국제 금융안정’과 ‘각종 개발 지원’을 표방해 왔으나, 실제로는 미국과 서유럽, 일본의 금융 기득권을 공고화하고 이들 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대주주인 IMF는 외환위기를 맞은 개도국들의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고강도 긴축 처방을 요구해왔고, 이로 인해 해당국 기업들이 줄도산하면 투기자본들이 이를 헐값에 매입해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2008년 자신들이 금융위기에 처하자, 미국은 정반대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조치 등 대대적인 부양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미국 주도의 IMF가 ‘편파적 이중기준’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세계은행 역시 개도국의 개발을 위한 대출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미국과 서구, 일본 기업들의 개도국 진출을 지원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 주도의 국제 금융기구 역시 중국의 세계 패권 확장전략에 따른 것이고, 이를 위한 각종 조건을 수반하고 있지만 WB보다는 덜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한국의 가입 결정

 

그간 한국 정부는 물밑에서 AIIB 가입을 추진해왔으며, 미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협의해왔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건설업체들이 고사 상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들에게 있어 AIIB 가입과 이를 통한 개발지분 확보는 절체절명의 과제였으나 미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지나치게 높은 AIIB 내 중국 지분을 축소하고 운영,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경우 한국의 참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함에 따라 한국 역시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지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의 가입을 승인한 것은 서유럽의 참여로 ‘보이콧’에 실패하며 망신을 당한 미국의 전술 변경 때문으로 보인다. 즉, ‘참여 반대’와 ‘보이콧’이라는 1차 저지선이 서유럽 국가들의 참여로 무너지자 ‘참여 후 무력화’라는 2차 저지선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서유럽 각국의 참여 이후 ‘모욕’, ‘배신’이라는 극한적인 표현을 쓰며 이들을 비난했으나 이제는 "IMF, WB와의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중심의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출에 요구되는 높은 국제기준을 요구하며, 자금조달과 신규대출 시 사회-환경적 기준 제정 등을 요구할 태세다. 미국은 향후 이러한 시도를 통해 AIIB를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 시도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융패권 균열 사례로 기록될 것

 

미국의 전술 변경으로 이제 AIIB는 명실상부한 국제금융기구로 출범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미국에 비해 큰 열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금융 경험과 실력, 미국에 일시적으로 반기를 들었지만 여전히 미국 의존적인 서유럽 국가들의 각종 견제 등 새로운 과제들을 안게 되었고, AIIB가 이러한 압박과 견제를 뛰어넘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번 AIIB 설립이 미국 일변도의 금융패권에 작지 않은 균열을 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AIIB는 그러한 균열의 첫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건축물들이 그렇듯이, 한 번 난 균열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다면 그 균열은 더 커지고, 새로운 균열이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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