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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셰비키그룹 강령


▷ 이 강령안이 <제4인터내셔널 재건을 위한 강령안>으로 불리길 희망한다.

▷ 더 올바르고 풍부한 강령안을 위해 어떤 것이든 거리낌 없는 비판과 조언 또는 질의가 있기를 바란다.

▷이 강령안은 장차 건설될 사회주의노동자당의 강령을 위한 안이다. 그런 점에서 주체를 ‘노동자당’이라 했고, ‘우리’는 ‘노동자당’의 지칭이다.

▷굵은 글씨 강조는 각 항목에서 핵심적인 인식이나 태도 그리고 요구를 의미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최소 저항선을 찾지 않으며, 사물의 이름을 올바르게 부르며, 아무리 쓰디쓴 진실도 대중에게 있는 그대로 말하며, 난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큰일뿐 아니라 작은 일에도 충실하며, 강령을 계급투쟁의 논리에 일치시키며, 행동으로 떨쳐 일어날 시간이 왔을 때 대담성을 발휘하는 것, 이것이 제 4 인터내셔널의 규율이다.”–<자본주의의 단말마적 고통과 제4인터내셔널의 임무(이행강령)> 중에서



<차례>

1. 당과 강령

2. 당내의 민주집중제

3. 노동운동 내의 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의 자본가 국가로부터의 독립

4. 남한의 사회 성격과 혁명

5. 퇴보한 노동자국가와 기형적 노동자국가

6. 제국주의와 전쟁

7. 노동계급을 비롯한 모든 피억압인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직장과 생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

8. 여성,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청소년

9. 환경 문제

10. 인민전선

11. 공동전선

12. 선거와 비판적 지지 전술

13. 산업의 몰수와 노동자통제

14. 노동조합과 공장위원회

15. 정당방위대-노동자민병대-노동계급의 무장

16. 소비에트

17. 노동자정부

18. 제4인터내셔널 재건을 위하여


1. 당과 강령

“노동계급의 이해는 강령의 형태로만 올바로 표현될 수 있다. 그리고 강령의 내용은 당을 건설하는 것을 통해서만 옹호될 수 있다. 노동계급은 그 자체로는 착취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이해를 옹호하는 정치적 계급으로 변모하는 순간 노동계급은 독자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이것은 오직 당이라는 매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당은 노동계급이 계급의식을 획득하는 역사적인 기관이다”–트로츠키, <반파시즘투쟁>, 1932년


노동자당은 노동계급의 전위부대이다. 노동자당은 노동계급 자신의 객관적 이해와 정치적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며, 노동계급의 정치적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동계급을 포함한 피억압인민이 가진 허위의식에 의해 지지받지 못한다면 자본주의는 단 한 순간도 지탱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자당은 맑스 엥겔스 레닌 트로츠키 등 선배혁명가들이 그러했듯이, 노동계급에 침투한 자본주의 사상과 투쟁하여 미래의 지배계급인 노동계급이 과학적 이해와 임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을 돕는 것이 주 임무의 하나이다. 노동자당은 노동계급의 후진적 인식 즉, 노동자주의, 민족주의, 일국주의, 지역감정, 남성우월주의, 여성주의, 생태주의 등에 영합하지 않고 그에 맞서 언제나 진실을 말해야 한다.

노동자당의 강령은 추상적 법전이 아니다. 그 강령은 각 시기의 구체적 정치상황의 지침이 되며, 구체적 정치상황을 통해 표현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노동계급의 부분적이고 즉각적인 요구인 최소강령과 사회주의의 실현이라는 최대강령으로 구분하는 강령론은, 끊임없는 개선이 이루어지면(최소강령) ‘언젠가’ 사회주의에 도달할 것(최대강령)이라 믿는 사민주의 강령이다. 이러한 사민주의 세계관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그 한계를 맞았고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그 파산 이후 결성된 공산주의국제당인 코민테른은, 스탈린관료집단에 의해 퇴보하기 전인 제4차대회까지 노동계급의 부분적이고 즉각적인 요구와 투쟁을 옹호하되, 그것을 혁명적 전망 속에 배치시키는 즉, ‘노동계급의 일상적 즉자적 인식과 혁명적 요구 투쟁 사이에 가교를 놓는’ 이행강령을 발전시켰다. 이행강령은 노동자들의 즉각적이고 부분적인 요구를 옹호하되 매몰되지 않으며, 노동계급의 최종적 정치목표를 추상적인 형태가 아니라 현실의 요구에 기초한 구체적 형태로 제기한다.

레닌 사후, 스탈린을 우두머리로 하는 소련관료집단에 의한 코민테른 파산을 목격하며, 트로츠키를 중심으로 한 코민테른 좌익반대파는 1938년 제4인터내셔널을 결성하고 창립강령인 <자본주의의 단말마적 고통과 제4인터내셔널의 임무>를 제출하였다.

우리의 강령은 이 혁명전통에 기초해 있다.


2. 당내의 민주집중제

노동자당은 정치결사체이다. 노동자당은 정치적 자유의지로 가입한 조직원들의 공개적 정치활동을 정치적으로 독점한다.

한편,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당의 정치의식도 모순을 통해서 변화 발전한다. 그 모순은 일정한 시기에 특정 정치견해를 중심으로 응집되어 분파를 형성하기도 한다. 노동자당은 정치적 방향에 대한 토론과 결정과정에 분파의 형성과 참여를 허용 보장한다.


3. 노동운동 내의 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의 자본가 국가로부터의 독립

노동자당은 경쟁관계인 다른 정치조직이나 정당과의 공개적 정치투쟁을 옹호한다. 노동계급의 의식은 이러한 정치투쟁 속에서 또한 발전한다.

노동자당은 공개토론에서 다른 조직에 대한 배제와 폭력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욕설과 근거 없는 비방 등에 반대한다. 그러한 행위는 노동계급의 혁명의식 발전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국가는 초당파적 조정자가 아니다. 국가는 소유형태를 방어하기 위한 폭력기구이다. 자본가국가는 자본주의 소유제도를 방어하기 위한 폭력 기구이다. 노동자당은 국가나 UN 등이 정의 실현의 기구로 기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거부하며 노동운동 내부 문제에 자본주의 국가의 간섭을 용인하거나 끌어들이는 것에 반대한다.


4. 남한의 사회 성격과 혁명

불균등 결합발전 법칙과 (신)식민지

불균등 결합발전 법칙은 모든 사회에 관철된다. 그런데 이 법칙은 식민지에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식민지의 자본주의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사회 내부의 생산력 발전을 통해, 경제 변화를 축으로 정치 사회 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고루 발전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제국주의는 자신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정복한 식민지의 경제 정치를  재편한다. 그로 인해 식민지 경제의 각 부문들 사이에 그리고 경제와 정치 제도 등의 사회 각 부문 사이에 어떤 부분은 급속히 발전되고 어떤 부분은 지체되는 등 불균등한 발전 상태가 나타나고, 또한 이러한 상이한 부분들이 결합되어 식민지 사회가 구성된다.

제국주의가 국가 권력을 장악하게 된 식민지 또는 신식민지의 토착 지배 세력은 대단히 미약하다. 그것은 첫째 그 나라(지역)의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전되기 전에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기 때문이고, 둘째 그 나라의 지배적 자본은 주로 토착 자본가의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것이기 때문이며, 셋째 국가 권력에서 제국주의 자본이 지배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식민지의 토착 지배계급(지주나 자본가)은 제국주의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 재구성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면서 대부분 새로운 체제의 하위파트너로 흡수된다. 그런 과정에서 토착 지배계급의 이해는 제국주의의 이해와 점차 일치되면서 친제국주의적 성향을 지닌다.

남한의 자본주의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여타의 식민지 국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선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 자본주의화의 길을 겪었다. 2차 대전 이후 미 제국주의가 점령한 남한은 미제의 신식민지(정치권력의 직접 통치는 아니지만, 제국주의 착취 지역으로 편입된)가 되었다. 일제 식민지 시기 일제 자본의 하위 파트너였고 정치적 동맹자였던 토착 지주와 자본가 계급은, 일제의 패망 후 국가 수립을 담당할 경제적 힘과 더욱 중요하게 일제의 패퇴 이후 정치권력을 접수할 정치적 정당성 모두 갖추지 못한 미약한 세력이었다. 하지만 패망한 일제로부터 남한을 접수한 미 제국주의는 자신의 지배에 협력할 토착 세력이 필요했고, 과거 친일 지배계급은 그 필요에 부응했다. 이 두 집단의 동맹은 남한의 계급투쟁에서 승리하였고 남한의 노동자와 농민을 가차 없이 짓밟았다.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의 패권 전쟁이었던 2차 대전 이후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국제적 역관계는 크게 바뀌었다. 제국주의 세력 간 상호 충돌로 인해 제국주의 세력은 크게 위축되었고, 세계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진출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었다.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의 패배로,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이 점령한 동유럽과 북한 지역에서 그 지역 노동인민의 호응 속에서 자본가 권력은 붕괴되고 그 자리에 소련의 경제와 정치 체제가 그대로 이식된 스탈린주의 노동자국가가 성립되었다. 한편 중국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한 중국에서도 1949년 기형적인 형태로 노동가국가가 수립되었다.

이렇게 크게 불리해진 세계정세 속에서, 2차 대전 이후 자본주의 세계질서의 수호자가 된 미 제국주의의 가장 긴급한 임무는 소위 ‘사회주의권’의 확장을 막는 것이었다. 한반도에서 이 임무는 곧 대(對)소비에트 전진기지를 남한에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토지무상분배, 생산수단의 국유화, 통일된 자주독립 국가 수립’ 등을 요구하는 남한 노동인민을 제압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였다. 미 제국주의는 남한의 지주와 자본가계급 그리고 사회혁명을 피해 북에서 내려온 지주 자본가 세력의 협력을 통해 남한 인민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억압을 자행하였다. 미 제국주의의 이 목표는 남한에 한정된 내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반도 전체 지역으로 확장된 전면전을 통해 수백만의 인명을 희생한 다음에야 달성될 수 있었다.

‘사회주의권’의 확장을 막아내기 위해선 접경 지역에서의 경제적 성장이 시급했다. 남한은 북한과의 체제 경쟁을 위해서라도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했다. 산업자본으로 전화한 토지 자본, 일제가 남기고 간 귀속 자본이 있었지만, 60년대 이후 본격화된 자본주의적 경제 개발은 주로 미 제국주의 자본과 한국전과 미 제국주의의 원조로 재기한 일본 제국주의 자본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남한은 한편으로 미제가 지배하는 세계 시장과의 분업 속에서 저임금의 초과 착취를 통한 노동집약적 생산물의 산지로, 미제와 일제의 고급기술의 시장으로 그리고 소련과 중국 북한 등 소위 ‘사회주의권’의 남하를 막고 반격할 군사기지로 재편되었다.

신식민지 남한의 제국주의적 모습

제국주의 자본의 막대한 투입은 남한의 자본주의를 급속히 발전시켰다.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급진전되고 생산성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여전히 소위 ‘선진국(제국주의국가)’들과의 생산성 격차가 엄존하지만, 상대적 저발전 지역인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지역에 비해서는 높은 생산성 수준에 도달하였다. 그리하여 남한의 일부 자본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 직간접 투자를 통해 초과이윤을 수취하는 등 제국주의적 모습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역시 불균등 결합발전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남한 노동계급 내 특권층 형성과 노동운동 관료화의 물적 토대가 되고 있다.

남한 노동계급의 성장

일제가 추진한 자본주의화에 따라 남한의 노동계급도 형성되었고, 해방정국의 총파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정치적이며 역동적인 노동운동 역시 존재했다. 하지만 주로 소련과 중국 스탈린주의 공산당의 정치적 지배 속에 존재하여 그 사회적 힘을 최대화해내지 못하였고, 그나마 해방 이후 남한 내에서의 내전과 한반도 전체로 확전된 전면전 과정에서 거의 전멸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와의 연속성 속에 있는 노동계급운동의 역사는 대체로 1960년대 이후부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타 (신)식민지 노동계급처럼 남한 노동계급은 초과착취의 대상이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비정규직 노동자 수,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자본주의 산업화의 전개로 노동자 인구가 급속히 증가했고, 이는 노동계급의 사회적 증대로 이어졌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터져 나온 7∼8월 노동자 대투쟁은 미래 남한 사회 주인이 노동계급임을 천명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자본주의 산업화가 압축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노동운동의 역사 또한 압축적으로 진행되었다. 제국주의 국가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난 노동운동의 관료화가 불과 20년 사이에 진행되었다. 남한 사회에 부분적으로 제국주의적 요소가 나타나듯이 노동운동 내 특히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 내에서 귀족화의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10∼20년 전 노동조합의 전투적 지도자였던 민주노총의 지도부들은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하수인으로 급속히 변색되어 갔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바로 이러한 남한 노동계급 내의 특권 관료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국가권력

국가는 특정 소유형태를 방어하기 위한 폭력기구이며 자본주의 국가는 자본을 방어하는 폭력기구이다. 따라서 특정 자본주의 국가의 구체적 성격은 해당 국가 자본의 구성과 그 위계에 따라 결정된다.

남한 사회의 지배적 자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금융자본이다. 그런 점에서 남한 국가는 미제를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의 이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행정부나 의회 등  정치 부문 등도 그러하지만, 특히 폭력기구의 핵심인 군대와 정보기관 등은 미 제국주의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속에서 운용되고 있다.

노동운동계의 두 편향

이러한 남한 사회의 성격에 대해 두 가지 편향이 노동운동 내에 존재한다.

하나의 편향은 북한 스탈린집단에 혁명적 정통성을 부여하는 민족해방(NL) 그룹이다. 스탈린주의는 제국주의의 군사적 압박으로 정치적 공황 상태에 빠진 관료들의 세계관이다. 스탈린주의는 제국주의라는 당면한 위협에 질식되어, 노동계급의 장기적 국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안목을 상실하고, 관료 집단의 당면한 일국적 이익만을 도모한다. 해당 시기 더 적대적인 제국주의 분파(또는 자본가 분파)에 맞서 덜 적대적인 제국주의 분파(또는 자본가 분파–남한에서는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부르주아 좌파)와의 동맹을 추구하고 이 동맹에 주변국의 사회주의 혁명을 종속시키려 든다. 이것이 스탈린주의가 끝없이 인민전선을 추구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스탈린주의에 오도된 NL 경향은 남한 혁명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민족 해방적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민족해방 이후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2단계 혁명론을 추종하며, 그 결과 소위 ‘반(反)제국주의적 민족자본가’라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쫓아 인민전선이라는 파멸적 정책을 계속 추구해 왔다.

또 다른 편향은 자본주의 세계질서를 외면하고 남한 자본주의를 마치 고립된 섬처럼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시각은 남한과 자본주의 세계 질서와의 관계, 제국주의와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남한의 식민지성을 무시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이다.’라고 이해하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은 다양한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주된 것은 임금과 고용 등 노동계급의 즉자적 이해를 추종하는 노동자주의이다. 이러한 정치적 태도는 현재 남한 노동운동에 만연되어 있다. 이러한 시각은 자연스럽게 계급 갈등의 국제적이고 복합적인 측면을 간과하게 되고 자본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군사적이거나 정치적인 갈등은 마치 계급적 갈등이 아닌 것처럼 바라본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노동계급 역시 가능성과 현실성이라는 두 대립물의 통일이다. 즉, 노동계급은 미래 사회주의 국가의 지배계급으로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임금노예이다. 그런데 노동자주의는 전자가 아니라 후자의 시각에 매몰되어, 미래 국가의 주인으로서 계급투쟁을 폭넓고 치열하고 혁명적으로 조망하기보다는 임금과 고용이라는 당면한 이익에 급급한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사안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한다. 이러한 시각으로는 혁명의 핵심적 문제인 ‘국가’ 문제를 포착할 수 없으며, 바로 이것이 남한 자본주의를 ‘그저’ 자본주의라고 바라보게 하고 남한의 계급갈등과 혁명의 문제를 전체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그리하여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러한 관점은 필연적으로 민족주의적이고 일국적인 시야에 스스로 갇혀 버리게 된다.

혁명적 재통일과 연속혁명

남한의 혁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제국주의 세력과 그 하위 파트너인 남한 자본가계급을 한 축으로 하고 여타 피억압인민의 지지를 받고 국제적 연대를 구축한 남한 노동계급을 또 다른 축으로 하는 결전이 될 것이다.

남한 노동계급의 정치 경제적 해방은 제국주의의 사슬을 끊어야 가능하며, 그 해방은 자본주의를 철폐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철폐는 사적소유 철폐와 노동계급 독재의 수립을 통해서만 실현가능하다.

남한 노동계급의 역량으로 남한에 노동자 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혁명을 남한의 역량만으로 장기적으로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한 혁명은 북한 노동계급을 분기시켜 관료집단 타도와 진정한 북조선 노동자국가 수립을 촉발시킬 것이고 혁명은 남북 노동계급의 통일된 역량에 기초할 때 훨씬 강고해질 것이다. 나아가 그 혁명은 중국의 정치혁명을 그리고 일본의 사회혁명을 자극할 것이고 그 혁명들은 서로의 혁명을 자극하고 서로의 혁명에 의존하며 세계 사회주의 혁명으로 나아갈 것이다.


5. 퇴보한 노동자국가와 기형적 노동자국가

퇴보한 노동자국가

1917년 10월 러시아혁명은 노동계급의 혁명이었고 이를 통해 노동자국가를 수립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확립되었고, 그 독재는 사적소유를 철폐하였다. 하지만 후진자본주의 국가인 러시아에서 수립된 노동자국가가 사회주의로 발전될 수 있는 핵심조건이었던 선진자본주의국가의 혁명은 불발되었고 소련은 고립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국사회주의 노선에 기초하여 소련 방어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은 혁명세력을 제압하고 소련 국가권력을 장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반동이 소련을 혁명 이전으로 돌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한 물질적 기초인 집산화된 소유형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비록 한계가 있었지만, 이 소유형태를 바탕으로 공업생산력의 비약적인 발전, 무상 의료/주택/교육의 제도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스탈린관료집단이 혁명세력을 제압하고 노동자민주주의를 박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급적 소유형태가 존재하는 한, 소련은 여전히 노동자국가인 것이다. 트로츠키와 제4인터내셔널은 이러한 소련을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흔적이 점점 사라져가는, 관료의 독재 하에 있는 퇴보한 노동자국가”로 규정했다. 트로츠키와 제4인터내셔널은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에 대해 한편으로 자본주의 반혁명을 원하는 제국주의 침탈로부터 10월 혁명의 남은 성과인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을 방어하고, 다른 한편으로 정치혁명을 통해 관료집단을 타도하고 노동자민주주의를 수립하는 노선을 채택했다. 우리의 강령은 이 제4인터내셔널의 강령을 옹호한다.

기형적 노동자국가

한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일본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고 소련 적군이 점령한 동유럽과 북한에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의 권력 장악과 사적소유의 철폐’를 특징으로 하는 체제가 수립되었다. 그리고 그 후, 중국 쿠바 베트남 등지에서 게릴라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반제국주의 혁명이 성공하였고, 소련과의 관계 속에서 이들 나라들에 역시 같은 체제가 수립되었다.

이들 나라들은 소련과 달리,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혁명을 통해 수립된 국가가 아니다. 노동자 민주주의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국가권력은 소련과의 관계 속에서 스탈린주의 관료가 장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들의 소유형태는 소련에서 존재하는 노동계급적 소유형태와 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유형태에 기초하여 이들 나라에서 등장한 국가는 이전 사회의 봉건적 또는 자본주의적 불평등과 물질적 후진 상태를 현격히 개선하였고, 의료 주택 교육 여성 지위향상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 내었다.

우리는 ‘반제국주의 투쟁을 통해 등장하여, 소유형태의 측면에서는 사회주의적이지만, 정치권력은 노동자민주주의로 견제 받지 않는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에 의해 장악된’ 이 나라들을 ‘기형적 노동자국가’로 규정한다.

우리의 태도

우리는 이 나라들에 수립된 집산적 소유체제를 비롯한 혁명성과를 제국주의 침탈과 자본주의 반혁명으로부터 무조건적으로 방어한다.

기형적 노동자국가들이 자본주의 반혁명을 기도하는 제국주의의 군사적 침탈에 맞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자위적 수단을 가지는 것을 지지한다.

스탈린주의관료집단은 그 속성상 끊임없이 제국주의와 타협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으며, 그 내부에 자본주의 반혁명의 싹을 조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은 집산제 방어조차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없는 노동자국가 내부의 반동세력이다. 우리는 노동자 정치혁명을 통해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을 타도하고 노동자민주주의 수립을 촉구하며 지지한다.

국가자본주의론

퇴보한 또는 기형적 노동자국가에 대한 태도는 자본주의 국가 내에서 노동계급에게 심각한 탄압을 동반하는 예민한 문제였고,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은 그 압박에 못 이겨 이론적 타협을 하고 결국 사회주의 진영으로부터 이탈해 갔다. 그들은 소련을 포함한 이 나라들을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한다.

러시아혁명 이후 가장 격렬한 계급투쟁은 현장에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탈한 노동자국가와 제국주의 세력의 국경에서 주로 전개되었다. 그때마다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그들의 소위 국가자본주의 ‘이론’을 내세우며 점잖은 척 중립을 취해왔다. 러시아혁명 직후에 제국주의와 소련이 갈등할 때, 2차 대전 기간에, 중국혁명 이후, 한국전쟁 때, 소련이 붕괴할 때 등등 역사의 고비고비에서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노동자국가 방어를 저버리고 그 이론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국주의나 자본의 편을 들어왔다.

우리는 이러한 국가자본주의론을 반동적 사상으로 규정한다.


6. 제국주의와 전쟁

제국주의

“제국주의란, 독점체와 금융자본의 지배가 확립되어 있고, 자본수출이 현저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국제 트러스트들 간의 세계 분할이 시작되고, 자본주의 거대 열강에 의한 지구상의 모든 영토분할이 완료된 발전단계에 있는 자본주의”라는 레닌의 설명은 질적으로 여전히 올바르다. 그의 이론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현상들을 올바르게 설명해 주고 있다.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정치군사적 갈등은 초과이윤 최대화를 지상과제로 하는 제국주의와 연관되어 있다. 즉, 초과 이윤을 배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다른 제국주의 국가와의 경쟁, 자본주의로부터 떨어져 나간 노동자국가를 다시 자신의 시장으로 되돌리려는 시도, 제국주의적 초과 착취로부터 해방하려는 신식민지 국가들 그리고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한 피억압인민과의 갈등 등이 그것이다.

갈등(전쟁 등)에 대한 우리의 태도

사회주의자로서 우리는,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국가의 전쟁을 포함한 모든 갈등에서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는다. 대신에 해당 국가의 노동자 계급에게, 총구를 자국의 지배계급에게 돌릴 것을 촉구한다. 1차 세계대전의 시기에 레닌이 내건 슬로건, “제국주의 전쟁의 내전으로의 전화”, 리프크네히트의 구호, “주적은 국내에 있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편, 지금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에서처럼 제국주의 국가와 식민지 사이의 갈등의 경우, 우리는 제국주의에 저항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제국주의 국가의 패배를 주장한다. 이 경우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는 입장은 식민지 인민들을 제국주의에 팔아넘기는 배신행위가 될 것이며, 제국주의 국가의 패배는 전 세계 피억압 민족과 노동계급의 투쟁을 크게 고무시킬 것이다. 다만 제국주의에 저항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는 어디까지나 군사적 지지이며, 이것을 정치적 지지와 혼동하게 될 경우, 해당 국가나 민족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성과 지향을 크게 훼손 왜곡시킬 것이다.

다른 한편, 제국주의와 기형적 노동자국가(중국 북한 쿠바 베트남)가 갈등할 경우, 우리는 노동자국가를 무조건 방어한다. 이 갈등에서 노동자국가의 패배는 곧 사적 소유의 복귀를 의미하며, 소련 붕괴 때 그러했던 것처럼 세계적 차원의 자본과 노동의 역관계를 크게 불리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지금의 기형적 노동자국가는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이라는 반동에 의해 권력이 장악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이 기존 혁명성과의 방어 즉, 노동자국가 방어라는 사회주의자의 임무를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

부르주아 평화주의

제국주의 세계체제 하에서 제국주의 국가 간의 갈등, 제국주의와 식민지 간의 갈등, 제국주의와 노동자국가 간의 갈등은 필연이며, 이것이 평화를 장애하는 근본요인이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 원인을 제공하는 제국주의자들을 평화적으로 교화시킬 수 있다는 부르주아 평화주의의 포로가 된 좌익들이 노동계급을 오도하고 있다. 부르주아 평화주의는 자본가들을 교화시켜 계급착취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민주의적 기회주의와 뿌리가 같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평화는 노동자의 무장을 통해 자본가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게릴라노선

과거 제국주의나 신식민지의 전제적 통치자들에 맞서서 중국 북한 쿠바 베트남 등에서 게릴라 투쟁이 성공하였고, 현재에도 이곳저곳에서 반제 게릴라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는 이 게릴라투쟁의 승리와 제국주의나 신식민지 통치자들의 패배를 지지한다. 그러나 게릴라노선을 혁명 전략으로 삼는 것에는 반대한다. 게릴라 노선은 때때로 보완적 전술일 수는 있어도 결코 혁명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게릴라 노선이 전략이 될 경우 정치의식이 있는 조직노동자들은 수동적인 방관자의 역할밖에 할 수 없다. 급진 쁘띠부르주아 지식인들이 주도하는 농민 게릴라 운동은 이 운동 지도부의 주관적인 의도와는 달리 노동자 정치권력을 결코 수립할 수 없다.


7. 노동계급을 비롯한 모든 피억압인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직장과 생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저하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실업 해소

노동은 이윤의 요구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에 의해 조직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킬 필요노동의 양은 현격히 줄었지만, 이윤을 지상 가치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로 인해 한쪽에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다른 한쪽에선 실업에 고통당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일차적으로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 30시간 노동을 요구하고, 그 실현을 위해 투쟁한다.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당은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정규직화하여 모든 인민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자당은 동일한 노동을 수행하면서 받는 모든 차별을 철폐한다. 동일노동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 국내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사이의 임금 등 모든 차별을 철폐한다.

무상 교육

무상 의료

무상 아동보육

공공식당을 통한 무상 급식

노동력을 상실한 사회계층(장애인과 노인 등)의 국가부양

주택

자본주의 체제 아래 모든 것은 상품이며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었다. 주택 역시 예외가 아니다. 주택은 노동인민의 편안한 주거공간으로서만 기능해야 한다.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하며, 새로 짓는 모든 신규주택을 임대주택으로 건설한다. 감가상각비와 국가재정을 고려하여 최저의 임대료를 책정하고 주택의 크기와 지역적 선호도에 따라 임대료를 누진적으로 적용한다.

노동력 상실 계층의 주거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8. 여성,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청소년

여성

자본주의 아래에서 임금수준, 고용율, 비정규직비율 등 각종 수치로 비추어 볼 때 여성노동자는 ‘노예(노동계급)의 노예(여성노동자)’이다.

자본주의적 핵가족은 여성억압 그리고 성소수자 억압의 근원이다. 핵가족 제도는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한 가장 값싼 수단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이를 옹호한다. 현존하는 노동력(주로 남성)의 보존과 미래의 노동력(자식)의 재생산은 자본주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자본주의는 갖가지 수단을 통해(주로 대중매체를 통해) 남성우월주의적 편견들을 생산하고 조장하여 가사와 육아로 대표되는 노동력 재생산을 여성(노동계급의)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주입시키고 강요한다. 한편 성소수자는 그러한 핵가족 테두리 밖에 있기 때문에 억압당한다.

노동자당은 모든 여성억압에 맞서 싸운다. 그 싸움은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급식 등 가사와 육아의 사회화를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이렇게 사회복지가 실현되고 여성과 남성이 각각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 억압의 뿌리가 제거되고 매춘, 폭력, 고통스런 결혼의 지속 등 남녀차별과 억압현상이 급속히 사라져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러시아혁명이 보여준 것처럼, 노동계급이 권력을 장악할 때 최대로 실현될 것이다. 여성해방은 사회주의의 지향점 중 하나이고, 사회주의는 진정한 여성해방의 전제이다.

위에서 언급한 보육 교육 의료 급식 주거 등에 대한 요구와 더불어,

노동자당은

여성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고용 진급 임금 등의 차별에 반대한다.

임신여성의 요구에 따른 무료 낙태를 지지한다.

합의에 따른 모든 성행위(매춘 포함)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반대한다.

이주노동자

노동자당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체포와 강제추방에 반대한다.

국내 거주를 희망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해 시민권을 즉각적으로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

이주노동자에게 국내 노동자와 동일한 권리와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

노동자당은 모든 노동현장과 조직에서 국적, 성별 등을 초월한 노동계급의 단결을 위해 투쟁한다.

청소년

청소년들은 사회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자본주의 교육 속에서 ‘불평등은 체제와 상관없이 자신의 책임이다’라는 의식을 주입받으며, 문자 그대로 지옥 같은 경쟁교육 속에서 피기도 전에 시들고 있다. 극단적인 입시지옥은 극단적인 초과착취와 무한경쟁체제라는 신식민지 자본주의의 청소년판이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교육과 사회체제를 거부할 권리를 지지한다.

학생들이 독립적인 학생회를 구성할 권리, 교육노동자 학부모 학생이 주체가 되는 ‘학교교육위원회’에 참가하여 의결권과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를 지지한다.

경제적 종속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가정이나 사회의 부당한 권위에 종속당하게 하는 뿌리이다. 우리는 청소년들에 대한 국가의 생활비 지급, 동일노동 동일임금, 필요할 경우 무상기숙사에 입주할 권리를 지지한다. 이러한 조치는 청소년들이 자주적인 인간으로 온전히 서기 위한 물질적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9. 환경 문제

환경파괴의 주범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이다.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자본의 이윤을 지상의 가치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같은 크기라면, 구매-생산-판매라는 자본운동 사이클이 짧고 빠를수록 그 이윤이 최대화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경쟁은 에너지와 물자를 누가 빠르고 많이 소모하는가를 겨루는 경쟁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이윤을 위해 생산하는 자본주의에서, 삶의 질은 부차적인 문제로 전락한다. 자본주의는 그것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지 아닌지의 문제를 이윤 획득에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만 고려한다.

자본주의의 야만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커다란 해악을 끼치는지는 핵전쟁의 위협과 더불어 지구 온난화, 기상재해, 광우병, 구제역 파동, 일본의 핵발전소 위기 등등 크고 작은 사례들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노동계급과 환경문제

환경파괴 문제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계급은 노동계급이다. 오염된 먹거리를 먹어야 하는 것이나, 자본주의적 무신경으로 사고가 난 원전을 목숨 걸고 보수해야 하는 것이나, 치명적인 화학약품을 정화장치 없이 들이켜야 하는 것도 모두 노동계급의 몫이다. 이렇게 노동계급이 환경파괴의 가장 심각한 피해자라는 점에서 그리고 환경파괴의 원인이 다름 아닌 자본주의 그 자체라는 점에서 노동계급이 환경파괴를 종식시키는 일에서 또한 최선두에 서야 한다. 노동계급이야말로 자본주의에 가장 적대적인 계급이며, 동시에 인간의 필요에 따른 계획경제를 구축하고 운영할 힘을 지닌 유일한 계급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러하다.

사회주의자들과 자본가계급의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다. 자본가계급이 ‘안전하다’고 말할 때, 이는 자신의 이윤이 침해되지 않는 정도에서 안전조치를 취했다는 의미이며, ‘경제적’이라는 말은 인류 모두에게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그러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핵발전처럼 건설하고 운영하는 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다 주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민에게 재앙적 결과를 불러오는 문제일 경우 특히 그러하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더 이상의 핵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수명이 다한 시설의 폐기를 요구한다. 또한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노동계급이 권력을 장악할 경우, 산업 전반에 대한 통제와 계획 경제의 토대 위에서 핵을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원점에서부터 과학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다. 인민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산업은 폐지할 것이다. 이러한 산업 폐지로 발생하는 실업노동자들에겐 안전한 다른 산업에 종사할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노동자국가가 부담하는 취업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동시에 핵 발전에 들어가는 자원은 자본의 이윤을 위해 그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전폭적으로 투여될 것이다.

생태주의: 개량주의의 환경강령

환경파괴로 인한 기상재해 등은 대단히 많은 양의 생산력을 잠식하고 있으며, 그 잠식 부분은 갈수록 늘고 있다. 그에 따라 환경파괴에 대한 인류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자본가계급은 자본주의 그 자체가 위기의 원인으로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마치 자본주의가 아니라, 개개인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가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주범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교육, 언론 등 매스미디어를 총동원한다. 하지만 자본가들 역시 환경파괴의 근본원인인 자본주의를 그대로 둔 채, 에너지절약운동 등 생활환경운동으로는 문제의 극히 일부분만 해결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이윤을 지상의 가치로 하는 체제가 환경파괴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그러한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사회구성원들의 자각과 생활 방식의 변화를 통해 이상적 사회로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환상에 기초한 생태주의는 바로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맑스주의를 부정하는 사상이다. 이들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산업화 일반이 문제라고 여기며 궁극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 사상 역시 다른 부문주의처럼 자본주의에 대한 패배주의에 기인한다. 즉, 자본주의 자체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먼 미래의 일이므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선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자인 우리는 생태주의와 전혀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첫째, 이윤을 지상의 가치로 하는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것이 환경파괴를 저지하고 인류 전체의 복지를 증진하는 결정적인 첫걸음이다. 자본주의 체제를 철폐하는 것 자체로 에너지 절약, 등 환경파괴 문제에 비약적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이것을 배제한 생활환경운동은 가망 없는 위선일 뿐이다.

둘째, 우리가 건설할 사회주의는 가장 발전한 자본주의적 생산력 위에 기초한 사회이다. 높은 수준의 생산력에 기초해야만 노동자국가에 남아있는 부르주아적 잔재를 근원적으로 철폐할 수 있다.

셋째, 사회주의는 발전된 과학기술에 기초해야 하며, 끊임없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추구할 것이다. 수준 높은 과학기술 위에서만, 에너지와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대체에너지의 개발 역시 가능하다.


10. 인민전선

인민전선은 ‘집권을 위한, 부르주아들과의, 장기간의’ 연대를 말한다.

인민전선은 노동자 투쟁을 삼천포로 빠지게 하기 위해 부르주아 계급이 애용하는 전술이다. 계급투쟁이 격화하여 부르주아 질서가 위협당할 때 인민전선은 특히 그 효력을 발휘한다. 1920년대 중국, 1930년대 프랑스와 스페인, 1970년대 칠레 등등에서 목도한 것처럼 인민전선 술책이 성공할 경우 가장 전투적인 노동자들이 대거 학살되며 이 결과 노동운동은 몇 세대 후퇴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민전선에 결연히 반대한다. 지금 남한에서는 그러한 인민전선이 ‘선거 시기 부르주아 후보의 지지, 상설연대체, 진보대연합, 부르주아 정당과의 연합 후보’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11. 공동전선

구속된 투사를 방어하거나 정부의 특정 공격에 맞서거나 국가보안법철폐투쟁이나 촛불시위의 예처럼,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목표를 위해, 개량주의나 중도주의 조직들과 함께 싸울 수 있다. 이것은 여러 다른 조직들이 ‘각자의 깃발 아래, 함께 투쟁하는’ 노동계급의 공동전선이다. 공동전선에 함께 한다고 해서, 혁명 조직이 중도주의 또는 개량주의 강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공동투쟁은 그들의 한계를 폭로하고 영향력을 차단하여, 더 많은 노동자들을 혁명 진영으로 끌어들일 기회를 부여한다.

공동전선에 참여하는 각 조직은 자신의 강령을 온전히 유지하고 이에 따라 선전활동을 전개한다. 그리고 공동전선에 참여하는 다른 조직들을 비판할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공개적 선전의 권리 등 각 조직의 정치적 독립성이 이 공동전선으로 인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공동전선은 전술이지 전략이 아니다. 이것을 영구적인 정책의 지위로 격상시키는 것은 사이비 노동계급 정당의 분립을 촉진시켜, 이탈하는 대중을 혁명정당으로 획득한다는 레닌주의적 전략을 거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는 노동계급 대중들에게 개량주의자들의 단결에 기대를 걸어보라고 가르쳐서는 절대로 안 된다.


12. 선거와 비판적 지지 전술

공산주의자는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로 이행하거나, 사회주의적인 정책들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회주의적 환상을 철저히 배격한다. 그러나 선거를 활용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거부하지도 않는다.

때로 독자후보를 내는 대신,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처럼 노동계급에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부르주아적 강령을 가지고 있는 부르주아 노동자당(사민주의 개량 정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다. 이것은 그 정당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계급적 기반과 부르주아적 정치강령 사이의 모순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진정한 목적은 그들의 모순을 노동계급 앞에 폭로하여 자기 계급을 자본가계급에게 팔아넘기는 개량주의 지도부로부터 노동계급을 떼어내는 데에 있다.

하지만 이 비판적 지지 전술은 이 정당들이 부르주아 정당들과 단절할 때에만 고려해 볼 수 있는 전술이다. 부르주아와 연합 공천을 하거나 선거협약을 하는 등의 인민전선을 체결할 경우, 부르주아와의 인민전선으로 인해 사민주의 개량 정당이 가지고 있는 모순이 은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지지를 채택하는 것은 정치적 재앙이 될 것이다.


13. 산업의 몰수와 노동자통제

국가와 기업의 비밀 공개와 국가와 산업에 대한 노동자 통제

국가의 국방 외교 예산 등과 기업회계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그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다.

국가와 기업의 모든 계획은 소비에트와 공장위원회를 통해 노동자가 통제할 것이다.

사회기간시설 국유화 지지와 국유산업 사유화 반대

도로, 통신, 철도, 항만, 공항 등 사회기간시설의 국유화를 지지하고 그 사유화를 반대한다.

이미 사유화되어 있는 사회기간시설을 배상 없이 몰수하는 것을 지지한다.

개별 기업집단의 몰수

국가 경제에 핵심적인 산업부문을 배상 없이 몰수하는 것을 지지한다.

민간은행의 몰수와 신용의 국가관리

은행은 가장 높은 위치에서 경제전반에 실질적인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동자당은 은행을 몰수하고 하나의 국영은행으로 합병할 것이다.


14. 노동조합과 공장위원회

노동조합은 노동자단결의 현실적 형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노동조합은 임금과 고용을 자본가와 협상하기 위한 조직이며 그 조직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전위정당의 개입 없이 ‘직접적으로’ 혁명의 기관으로 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노동조합 무용론과 그 물신화 모두에 반대한다.

노동조합은 사회주의 강령으로 획득되어야 한다. 노동자당은 노동조합을 사회주의 강령으로 획득하기 위해 노동조합 내부와 외부에서 사회주의 세포활동과 선전 선동 등을 통해 투쟁한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부관으로 기능하는 노동관료를 끌어내리고 노동계급의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지도부로 대체한다.

공장위원회는 각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조직되는 단결과 기업 통제의 도구이다. 공장위원회는 작업장 내 기존에 노동조합에 속해 있지 않은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여 노동자의 의지를 자본가의 의지에 대치시키는 투쟁조직이다.


15. 정당방위대-노동자민병대-노동계급의 무장

자본가는 자신의 이익과 궁극적으로 자본주의 소유체제를 방어하기 위해 구사대 파시스트 깡패 경찰 군대 등 각종 물리력으로 노동계급을 공격한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노동계급이 자신의 물리력으로 자신의 투쟁을 방어하는 것이다. 파업과 거리시위를 구사대와 경찰의 폭력침탈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 파업방위대 시위정당방위대 등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폭력과 전쟁의 근원이다. 평화는 청원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물리력으로 자본가계급의 물리력을 제압할 때 얻어질 수 있다. 자본주의 상비군은 노동자민병대로 대체되어야 한다.


16. 소비에트

소비에트는 노동계급이 자신의 권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탄생되는 노동계급의 전국적 권력 기관이다. 소비에트는 자본주의 의회를 대체할 것이다. 소비에트는 ‘분자화된 국민’이 아니라, 노동현장을 기초로, 투쟁을 통해 건설될 것이다.


17. 노동자정부

노동자당은 노동자정부를 지지한다. 노동자정부는 모든 자본가 정치집단과 단절해야 한다. 노동자정부는 노동계급의 의지를 자본가계급의 의지에 맞서 관철시키고 이윤이 아닌 인간의 필요를 중심으로 사회를 재건할 것이다.


18. 제4인터내셔널 재건을 위하여

혁명전통은 전 세계 노동계급의 역사적 실천의 총화이다. 그 오랜 실천을 통해 어떤 이론이 세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승리의 길로 이끄는지를 검증해왔다. 모든 그 시대의 노동계급은 역사적 실천을 통해 검증된 과학적 이론들에 기초할 때에만 희생과 우여곡절을 줄이고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선배 노동계급이 남긴 역사적 실천과 이론들은 맑스 엥겔스 레닌 트로츠키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사상적 유산으로 남아 있다.

제4인터내셔널은 2차 대전 이후 물리적으로 해산되었다. 그러나 제4인터내셔널 강령의 대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올바르다. 노동자당은 바로 이 전통에 기초하여 국제정당으로서 제4인터내셔널 재건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4인터내셔널 남한사회주의노동자당(가칭) 강령안
2011년 4월 17일

기존 명칭인 <제4인터내셔널 남한사회주의노동자당 강령안(약칭: 제4인터안)>을
<볼셰비키-레닌주의자 강령안>으로 변경합니다.
2013년 8월 9일

표현이 어색하고 잘못된 일부 문구를 수정합니다.
2014년 4월 9일

사이트를 이전하고 단체명을 변경했으므로 <볼셰비키 강령>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2015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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