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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태에 대한 입장

  노동계급이 선봉에 서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하수인 미얀마 군부를 타도하자!


지난 21일 미얀마 쿠데타 발생 직후부터 우리 볼셰비키그룹은 연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기초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사안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혼란스러웠고, 자료를 수집하고 읽고 분석하는 데에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연구조사를 진행하면서 미얀마 사태를 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근래에는 상당한 확신을 갖는 입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 근거와 논증을 통해 완성된 글을 제출하기까지 또 다시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꽤 늦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 노동계급은 목숨을 다투는 싸움을 진행 중입니다. 그리하여 뼈대가 되는 기본 입장을 먼저 제출하고, 구체적이고 풍부한 논증을 담은 글은 추후에 제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 미얀마/버마(이하 미얀마) 현대사는 영국 · 일본 · 미국 제국주의 침략과 그에 맞선 소수 민족을 포함한 미얀마 인민 항쟁의 역사이다.

2. ‘소수 민족의 자결권, 제국주의 소유 자산의 국유화, 토지 재분배 등에 대한 인민의 요구는, 미얀마를 덮누르고 있던 상부구조의 압력이 제국주의 상호 전쟁으로 약화되면서 분출되었다. (cf 한반도를 비롯 2차 대전 종전 이후 대부분의 식민지에서처럼)

3. 2차 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거머쥔 미 제국주의는 미얀마 지역을 제국주의 영향 하의 자본주의 지역으로 붙잡아두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미얀마가 1) 공산주의로 넘어가지 않고 2) 소수 민족의 다양한 영토로 나뉘지 않아야 했고, 이 이해는 미얀마 지역에 대해 일정한 지분을 가진 영국과 일본 제국주의와 공유되었다.

4. 제국주의와 미얀마 토착 착취 계급은 자신의 이해를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공산주의 운동과 소수 민족 독립운동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5.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2차 대전 이전과 같이 직접 침략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르는 것이었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전세계 식민 지역에서 반제국주의 민족해방 투쟁의 폭발, ‘북조선 · 동유럽 · 중국 · 쿠바 · 베트남 등이른바 현실 사회주의국가의 확대, 제국주의 상호 전쟁으로 인한 전쟁 피로감과 제국주의 전력 약화 등이 그 원인이었다.

6. 현지 토착 무력을 지원하여 그 목적을 이루는 것이 제국주의가 그 정점에 선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최선이었다.

7. 미얀마 군부는 그런 이유로 제국주의 금융자본의 행동대로 구성되었고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8.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매우 끈질기고 강력한 저항을 하는 공산주의 세력과 소수 민족의 존재는 미얀마 군부의 효용성을 온존 · 강화시켰다.

9. 종전 직후의 미얀마 군부는 반영/반일 제국주의 민족해방 투쟁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리하여 군대 형성 초기 미얀마 군대 내부엔 민족주의 우파에서부터 공산주의까지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혼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종전 이후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압력으로 미얀마 군부와 정치세력의 계급적 · 이념적 분화가 촉진되었다. 제국주의의 폭력적 순치 과정을 거치며, 완강한 좌익과 민족주의 성향은 제거되었다. 제거된 부분은 소수 민족 반군과 더불어 반정부 무장투쟁 세력이 되었다. 남은 부분은 제국주의 이해관계를 수행하는 현지 대리인이 되었다. (cf 해방 직후 남한 군대의 구성과 여순 반란 사건 등)

10. 대리인이기는 해도 미얀마 군부는, 현지 공산주의 운동과 소수 민족 독립운동의 강력한 저항 탓에, 주인에게도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하는 존재이다. 세력 간 팽팽한 균형점 위에 올라탄 자본주의 국가의 우익 보나파르트 정권 같은 존재이다. 비유하자면, 사냥감이 존재하는 한 사냥개를 삶지 않는다. 사냥감이 사나울수록, 사냥개는 더욱 의기양양한 존재가 된다.

11. 종전 초기 미얀마 정치세력 거의 모두는 반제국주의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이는 미얀마 인민의 이해와 일치했었다. 그 때문에 토지 분배와 (적산) 생산수단 국유화, 사회주의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리했다. 공산주의 내전을 겪은 노동인민을 현혹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주의운운이 필요했다. 1962년 쿠데타 이후 네윈 군사정권이 표방한 버마 사회주의라는 레토릭은 그로 인한 것이다.

12. ‘사회주의와 국유화라는 입에 발린 수사는 미얀마 인민의 복지가 아니라 비대해진 미얀마 군부의 복지를 위한 것이었다. 미얀마 군부는 최대 40% 정도의 국유 자산을 관리하며 그로 인해 상당한 부를 누리고 축적하며 비대한 모병 군대를 유지한다. 그 미얀마 군부는, 마치 마피아처럼, 폭력조직이 자본가 집단으로 변모해가는 기형적 존재이다.

13. 1962년 쿠데타 이전의 우누 정권과 1988년 미얀마 민중항쟁 이후의 아웅산 수치 정권은 마치 2차 대전 직후 남한의 한민당이나, 5.16 쿠데타 이전의 민주당, 또는 김대중이나 노무현과 유사한 정치세력이다. 잔인한 폭력과 노골적인 반민족적 행각으로 인기가 형편없는 미얀마 군부와 짝을 이루어, 미얀마 인민을 자본주의 틀 안에 묶어두는 또 하나의 카드일 뿐이다.

14. 이 이른바 민주세력이 군부와 제국주의의 목표 즉, ‘공산당과 소수 민족 저항의 적극적 진압에 장애가 되거나, 미얀마 군부의 이익을 심각히 침해할 경우,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왔다. 이번 2월의 쿠데타 역시 마찬가지이다.

15. 중국공산당은 일국사회주의에 찌든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의 대변자이다. 만국 노동자의 단결이나 공산주의의 세계적 승리는 잊은 지 오래다. 미얀마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정책은 근시안적 실용주의이다. 세계 노동계급의 이익이나 공산주의적 명분은 뒷전에 내쳐지고 자국 이익에 따라 정책이 결정된다. 세력을 잃고 중국 국경지대로 피신한 미얀마 공산당을 마지 못해 소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반면에 누가 되었든 미얀마 정권 책임자와는 가급적 친하게 지내려 한다.

 

미얀마와 세계 노동계급의 요구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하수인 미얀마 군부를 타도하자!

총파업과 무장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투쟁에 노동자가 선봉에 서자!

집회, 표현, 사상, 결사의 자유등 정치적 권리를 쟁취하자!

아웅산 수치 등 구속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

미얀마 폭정의 또 다른 카드일 뿐인, 아웅산 수치 등 이른바 민주 세력에 대한 정치적 환상을 타도하자!

공산주의와 소수 민족의 정치적 자유를 쟁취하자!

소수 민족의 독립을 지지한다!

노동자권력 수립만이 제국주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 사회주의 혁명 만세!

레닌과 트로츠키의 연속혁명 강령에 기초한 혁명정당을 건설하자!

 

2021310

볼셰비키그룹


관련논문: 미얀마 군부독재와 노동계급 : 몇몇 좌익의 아주 해로운 인식

?
  • ?
    1 2021.03.19 04:58
    그런데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한국정부마저도 미얀마군부에 크고작은 제재를 가하고있고 미얀마 시위대가 유엔에 조치해줄것을 요구하는건 어떻게 바라봐야하나요 미국의 제재를 제국주의 하수인노릇을 너무 노골적으로해서 반발만 사다보니 쓸모없음을 인지하고 버리는 행동으로 봐야하나요?
  • ?
    볼셰비키 2021.03.19 15:25

    먼저, 같은 것을 보면서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말씀하신 "크고 작은 제재"가 무엇인지, "미얀마 시위대가 유엔에 조치해줄 것을 요구"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버리는 행동"의 주체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님의 의도 대강을 추측하여 답변하자면,
    미얀마 군부는 큰 틀에서 제국주의의 요구에 부합(반공산주의/반소수민족)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국주의 주머니 속에 든 칼처럼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미얀마의 독특한 정치지형 속에서 수십 년간 존재하고 성장하면서 나름의 생존논리를 갖게 되었죠. 역시 조폭이나 마피아가 그런 것처럼.
    신식민지의 현지 정권은 제국주의의 이해라는 큰 틀 안에서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둘의 이해가 '언제나,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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