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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차별을 특징으로 하는 지역감정 유발은 남한 자본주의 지배의 유력한 무기이다. 전라도 사람들의 가슴엔 피해의식과 억울함으로 피멍이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라도 사람이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을 찢어죽이자!’가 아니라, 경상도 사람 전체를 싸잡아 적대하는 언사와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지지될 수 없다. 지역감정은 확대 재생산될 것이고, 계급적 각성은 저 멀리로 사라지며 지역감정 조장의 원흉은 어둠 속에서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한반도에서 수많은 만행을 저질렀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인 전부를 쪽바리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일본 노동인민과 한국 노동인민에게 만연되어 있는 후진적 의식인 민족적 적대감을 고취시켜 양국 노동인민의 계급적 단결과 국제적 연대는 아득하게 멀어지며 그 사이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지배계급은 브라보를 외칠 것이다.


흑백의 인종적 갈등을 이용하여 노동인민을 지배하는 것은 미국 지배계급의 오랜 통치 기술이다. 흑인들은 오랜 멸시와 차별을 겪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백인 모두를 적대하는 흑인운동은 진보적이지 않다. 그 운동은 장차 흑백갈등의 확대를 낳을 것이고 그것은 지배계급 이해의 증진에 기여한다.


한국에 들어와서 일하는, 백인 아닌,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은 임금과 고용조건 등 각종 차별과 비하적 태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엔 자기보다 못 사는 나라 인민을 멸시하는 아주 천박한 인종주의가 만연해 있고 노동인민 역시 그러한 후진적 인식에 상당수가 감염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주노동자들 가운데에 한국노동자 모두를 혐오하고 적대하는 운동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결코 지지될 수 없다. 노동계급의 국제적 단결이 아닌 인종적 민족적으로 노동계급을 분리시키는 그런 운동은 지배계급의 이해에만 복무할 뿐이다.


쉬운 분풀이 대상을 찾아 억울함을 풀어내게 하는 방식은 지배자들이 늘 유도하는 길이다. 피해자들끼리 이이제이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안 지배자들은 느긋하게 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난해한가? 어렵거나 복잡하고 여러 단계의 지식이 축적되어야 이를 수 있는 인식이 아니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고 자기 계급의 집단적 이해에 복무하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어렵지 않은 몇 마디의 대화로 곧장 도달할 수 있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난 세치 혀들은 안 들린다며 도리질을 해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러링이 어떠하니, 난반사가 무엇이니’하며 같잖은 말장난들을 한다. 논리의 가장 초보적인 규칙들마저 부러뜨려 가며 되도 않는 괴초식을 펼쳐댄다. 추릅추릅 거리며 내뱉고 축축하게 휘어감는 현란한 혀놀림으로 자신들의 소부르주아 지식권력 앞에 굴복할 것을 명령한다.


천한 것들에게 자신들의 고상한 연민을 받아누릴 기회를 허하고, 또 자신들의 품격 있는 지혜를 따르는 것은 용납하되, 자신들의 권력에 감히 도전하는 것은 용서치 않겠다는 추상같은 엄포이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들의 지식과 혀 놀림이 어느 계급의 것인지를 증명한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그 동안 '진보'니 '좌파'니 하던 수사에 가리어 보이지 않던 진짜 ‘분리’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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