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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에 대한 볼셰비키그룹 입장

:정의당은 자본가 정당이고, 민중연합당은 계급협조주의 정당이다.

계급 대 계급의 정치를!

 

자본주의 순치공정과 5월의 조기 대선

전임 정권들에 이어 학정을 일삼던 박근혜는 인민의 저항으로 탄핵되고 구속 수감되었다. 대선은 7개월 앞당겨졌다. 인민의 힘으로 이루어낸, 전례가 드문 성과였다. 그런데 4.19때처럼 직접그리고 즉각박근혜를 끌어내리거나 자진사퇴를 강제했다면 역관계는 지금보다 최소 열 배는 더 유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기관 · 언론 · 국회 · 사법부 등 자본주의 통치기구들의 유도와 시민 · 노동 · 좌익 등 각 단체들의 순응으로, 둑을 위협하며 넘실거리던 큰물은 우여곡절을 거쳐 방죽 안으로 들어와 순치되었다. ‘즉각 퇴진이라는 100만 시위대의 준엄한 명령은 300명의 국회에 자신의 뜻을 위임했다. 사태의 주범 국회가 문제의 판결자로 재신임되었다. 그 뜻은 다시 전교조 법외노조화와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전과가 있는 헌법재판소에 넘겨졌다. 100만의 뜻이 300명으로 300명은 다시 9인에게로 위임되며, 인민의 뜻은 본뜻과 점점 멀어지고 오그라들었다. 11월에 해결되었어야 할 일이 3월로 늘어졌고, 이렇게 위임하고 다시 위임하는 민주주의 역행의 공정은 차곡차곡 진행되었다.

마술과도 같은 이 교묘한 공정을 거치면서 모난 돌은 매끈하게 다듬어졌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엎드려 빌던 자들이 어느 새 일어나 활개치며 세상이 잘못되고 있다며 눈을 부라리고 있다. 이 몇 개월의 순치공정을 거치면서, 천심(天心)으로 솟구쳐 올랐던 민심들은 이제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덜 썩은 놈 고르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백만이 모여도 어쩔 수 없군.” “조금이라도 덜 썩은 부분을 골라 선택해야 하지 않느냐.”는 패배의식을 체화하고 있다. 끊어졌던 목줄은 슬금슬금 다시 채워지고 있다.

지난 1210, 우리는 이 순응의 연쇄를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개돼지로 길들이는 노예의 사슬은 이렇듯 고리 몇 개의 연쇄로 이루어진다. 지금 그 노예의 사슬은 민주당정의당<퇴진행동>‘<퇴진행동> 내 노동자 대변인이라는 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고리들은 자기 오른쪽 핑계를 대며 자기의 왼편을 끌어붙이는 방식으로 인민을 체제의 노예로 차근차근 편입한다. ,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핑계 댄다. 정의당은 야3당의 공동보조를 주장한다. <퇴진행동>은 야권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 <퇴진행동> 내 소위 좌파는 거친 발언이 자칫 <퇴진행동>에 참여한 우파의 동요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 연쇄에서 중요한 고리였다. 무엇보다도 <퇴진행동>, 3당이 탄핵을 퇴진방안으로 결정했던 1120일 이후, 그에 즉각 퇴진을 맞세우며 저항하지 않았다. 국회 탄핵 가결 이전 1126일과 123일 두 번의 대규모 집회가 있었지만, <퇴진행동>은 이 문제를 얼버무렸고, 그런 방식으로 시위대에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했다. ‘즉각 탄핵이라는 괴이한 구호가 그 기만의 시기에 등장했다. <퇴진행동>은 광장의 뜨거운 열기를 순치하는 첫 공정을 맡았다. 노동현장의 비인간적 처우, 국가보안법 등 국가탄압으로 인한 구속자들, 3당 또한 헬조선의 주범이라는 폭로 등은 연단에 좀처럼 오르기 어려웠다. 헬조선의 실상과 적폐를 폭로하고 이 체제의 비밀을 분석하는 대신 문화제가 집회의 주력이 되었다. 인기가수들이 매주말 초대되어, 감미롭기는 하나 시국에는 맞지 않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아름다운 강산, 걱정 말아요 그대, 언젠가는등의 노래들을 부르게 했다. 특히 청와대로 행진하기 전에는 나긋나긋한 이 문화제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체제 자체를 의심하는 근본적 문제의식이나, 지나친 분노를 내려놓는 정화의 의례였다. 국회탄핵이 통과된 후인 12107차 집회에서야, 중요임무를 마친 퇴진행동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단에 오르는 것을 비로소 허락하였다.

퇴진행동에 들어가 있던 여러 노동 좌파 변혁 혁명조직들은 탄핵에 담긴 지배집단의 숨은 뜻을 어느 정도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노동인민과의 의리보다 퇴진행동 내의 의리를 더 소중히 하는 방식으로 순치공정을 방조했다. 다양한 의견의 임시 결집체인 퇴진행동을 마치 민주집중제로 운영되는 결사체인 것처럼 대했다. 광장의 운동을 순치하고 야당의 들러리로 만드는 시민단체 등 퇴진행동 우파를 폭로하고 퇴진운동 내부 후진적 의식을 고립시키며 운동을 진전시켜야 했지만, 그런 용기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잠자코 참아내고 협력했다.

자본에 굴종적인 노동관료와 노동자주의 좌익조직들도 순치공정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민주노총은 그 격동의 시기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조직적으로 모였던 1119일에마저,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해산해버렸다. 꼭 필요했고 그만큼 기대했던 1130총파업은 예전 뻥파업의 재탕이었다. ‘총파업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생산이 멈추지 않는 몇 시간짜리 대규모 휴가는 정국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몇 십 년 만에 한번 올까말까 한 그 호시기 속에 진행된 철도파업은 김영훈 지도부가 국회에 백지 위임하며 종결되었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운동 내에서 그 배신행각은 의미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대선 일정이 본격화되자 자신들의 출셋길을 찾아 나선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이 자본가 정당 앞 공개 지지행렬에 줄을 섰다. 이제는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는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 엄중한 정세에서 핵심 발언자이어야 할 노동계급이 그저 여러 참가자 중 하나, 그것도 참 조용한 참가자처럼 느껴지게 만든 데에는 노동자주의 사상이 한몫 했다. 그들은 노동자 자신의 요구 즉, 현장의, 임금 고용을 둘러싼 투쟁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으므로 노동자적인 투쟁이 아니다. 광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다시 조직해야 한다. 877, 8, 9월 투쟁처럼 전진해야 한다.’ 등을 외쳤다.

퇴진운동이 임금 · 고용에 직접 관련된 운동이 아니고 무능하고 부정한 정권만을 끌어내리는 체제 내적 운동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노동자의 중요 의제였다. 임금노예로서가 아니라, 미래 지배계급으로서의 노동계급은 권력 문제를 늘 중심의제로 삼는다. 877, 8, 9월의 대투쟁은 전국의 현장에서 벌어진 매우 격렬하고 웅장한 투쟁이었지만, 실상 그 요구는 조합주의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2016~17년의 광장의 투쟁으로 앞으로의 노동투쟁에 어느 정도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것이 사실이거니와, 만약 최대의 성과를 거두었다면, 개별 현장은 기 꺾인 자본가들을 앞에 놓고 반은 이겨놓고 싸움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맑스주의자의 임무는 노동계급의 계급적 각성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계급적 각성은 임금 고용에 대한 권리 주장만이 아니라 권력 의지로 표현된다. 이 권력 의지는 노예의식에 빠진 노동자는 좀체 갖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성한 노동자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선거와 비판적 지지

자본주의 선거는 가진 자들의 지배, 부르주아독재가 마치 사회구성원 전체의 위임에 의한 것인 양 포장하는 도구이다. 문제를 해결할 진짜 선택지 즉, 사회주의와 그것을 제기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돈 · 언론 · 사법부 · 정보기관 · 경찰 등 겹겹의 장벽에 가로막혀 애초에 배제된다. 투표권자들에겐 차악들로만 이루어진 한 세트의 선택이 놓여진다. 아직 대중에게 진면목이 덜 알려지고 무늬만 조금씩 다른 자들 몇몇이 나와 이번엔 과거와 다를 것이라며 기만한다. 노동인민 투표권자들은 번번이 속으면서도 혹시나 이번엔 다를까 하는 헛된 소망을 품고 다시 투표장으로 나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세력이 겹겹의 장벽을 요행히 뚫고 집권을 하거나 일정한 세력이 되면, 그 지역과 세계 지배자들은 암살 · 쿠데타 · 군사개입 등으로 그 권력을 갈아치우거나 국가폭력기구를 이용해 해당 정치인과 정당을 파괴한다. 1973년 칠레 2002 아프가니스탄 2003 이라크 2013년 이집트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등이 바로 이런 사례들이다.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 선거는 이론상으로는 유권자들이 갑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선택은, 자본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 있을 뿐이다(맑스주의와 부르주아 선거).”

그러나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자본주의 선거는 누가 이 사회의 주인이고 누가 주인이어야 하는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나?’와 같은 체제와 권력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 점에서 맑스주의자들은 부르주아 선거에 아무런 미련이 없지만 선거를 마냥 무시하지도 않는다. 선거가 제공하는 체제와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 기회를, 할 수 있는 만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선거를 활용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자신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 세력이 아직 취약하여 자신의 후보를 낼 수 없을 때, 노동계급에 지지 기반을 둔 개량주의 정당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노동계급에 지지 기반이 있지만 자본주의 질서를 뛰어넘지 않는 강령과 지도부를 가진 정당이어서 레닌이 부르주아 노동자당이라고 칭한, 개량주의적인 이 사민주의 정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다. 이 전술의 의의는 첫째,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독립적이고 적대적 이해관계를 확인하고 둘째, 노동계급의 권력 장악 필요성과 의지를 확인하고 셋째, 개량주의 정당이 자신의 부르주아적 성격을 실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앞당겨 노동대중 의식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판적 지지 전술을 구사할 최소한의 조건은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이다. , 자본가 정당과 독립하여 계급적 대립을 표현해야 한다. 100년 전 노동계급의 위대한 승리였던 러시아혁명은 혁명적 상황과 혁명전술의 원형을 거의 대부분 간직하고 있는데, ‘비판적 지지전술 역시 그러하다. 2월 혁명 이후 구성된 임시정부는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 등 노동인민 정당만이 아니라, 입헌민주당이라는 자본가 정당과 함께 한 두 계급의 계급연합 정권이었다. 이때 레닌이 이끌던 볼셰비키는 비판적 지지의 조건으로 자본가 장관 10명의 타도를 임시정부에 요구했다. 자본가들과의 연합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독자적 정부 구성을 요구했던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 지난 선거에서 그 동안 우리는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바로 이 조건에 따라 입장을 결정해 왔다.

* * *

15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선거에서 노동을 강조하는 후보는 둘이다.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정의당 심상정과 스스로 현직 노동자이고 민중후보라고 얘기하는 민중연합당 김선동이다.

 

정의당: 노동정치의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자본가 정당

우리는 정의당의 계급적 성격을 2016년의 두 논문 4.13 총선에 대한 볼셰비키그룹의 입장노동자연대의 계급전선 교란을 통해 분석하여 이렇게 결론 내린 바 있다. ‘정의당은 계급협조주의 인민전선체인 통합진보당 일부가 자본가 언론과 공안의 도움을 받아 자본가 진영으로 쪼개져 나가며 분립한 자본가 정당이다. 흔적이 조금 남아 있을 뿐 더 이상 노동계급 진영에 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현재 당을 지지하는 계급이 아니라, 당이 어느 계급을 지지하는가에 따라, 당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정의당이 어떤 계급을 지지하여 섬기는가 하는 것은 자본가계급과 더불어 종북 마녀사냥을 하며 노동계급을 배신한 탄생 역사가 분명히 보여주었고, ‘누구를 대표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한 강령이 또한 이미 충분히 확인해 주었으나, 앞으로 점점 더 분명해질 것이다.”

이후 우리의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사실들은 점점 더 쌓이고 있지만, 그 반대의 사례들은 보이지 않는다. 계급의 선을 넘어버린 정의당의 연대 대상은 훨씬 폭넓어졌다. 정의당 후보 심상정은 427일 공동정부 구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공동정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그리고 보수후보라도 국민들이 인정할 만하다면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 공동정부가 구성된다면, 정의당은 노동인민의 시야를 흐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썩을 대로 썩은 자본가 정부는 늘 얼굴을 새롭게 해야 한다. 노동, 시민, 학생 운동 출신자들을 자본가 정치에 주기적으로 불러들여 맡기는 역할이 딱 그런 것이다. 정체를 감춰 시간을 벌고 저항을 빗겨가기 위해 거짓 희망을 부풀리기 즉, 좌익적 외피 노릇이다.

지도부만이 아니라 평당원들 사이에도 친자본주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다. 선거철 조직노동자를 의식하여 문재인과 참여정부를 비판하자 일부 당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며 탈당하기도 하고, <리서치 뷰>425~27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층 가운데 32.6%만이 지지 정당 후보인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53%가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민중연합당: 고질적인 계급협조주의

김선동 후보를 낸 민중연합당은 이른바 민족해방(이하 NL) 경향을 대표한다. NL 경향은 최근 몇 년 간 통합진보당의 창당에서 해산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치 최대 격전지 속 주역이었고 그 과정에서 혹독하게 국가탄압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도 조직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에 상당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는 남한 최대 정파이다.

우리는 지난 17대 대선과 18대 대선 입장 등을 통해 이 NL 경향의 정치를 분석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을 위해 NL 경향의 본질을 다시 환기하려 한다.

남한 자본주의는 제국주의 패권 전쟁에서 승리한 미 제국주의가 일본 제국주의에 뒤이어 한반도 남쪽에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면서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였다. 이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 금융자본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남한은 한편으로 미제가 지배하는 세계 시장과의 분업 속에서 저임금의 초과 착취를 통한 노동집약적 생산물의 산지로, 미제와 일제의 고급기술의 시장으로 그리고 소련과 중국 북한 등 소위 사회주의권의 남하를 막고 반격할 군사기지로 재편되었다(볼셰비키그룹 강령.”

자주성의 상실과 분단, 전쟁을 포함한 상시적 군사긴장과 혹독한 초과착취 등 남한 인민이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한국 자본주의 질서 즉, 미 제국주의 금융자본의 이해에 따라 재편된 자본주의 탓이다. 미 제국주의는 말기 자본주의 아래에서 도탄의 삶에서 벗어나려는 세계 인민의 저항을 짓밟고 세계 자본주의 억압질서를 지탱하는 제일 큰 방패이다.

제국주의 금융자본은 자기 이해만 충족된다면, 현지 인민의 삶의 여건이나 목숨, 인격적 존엄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 사드(THAAD) 사태에서 드러나듯, 외인 지배자들의 뻔뻔한 억지와 강압은 그동안 남한 사회에 반제국주의 민족정서를 널리 퍼지게 했다. 상당히 많은 좌익들이 반미 문제를 소홀히 하는 데에 비해, NL 경향은 1980년대부터 이 문제를 전면에 제기해 왔다. NL 경향은 혹독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그라지지 않는 이 민족주의 정서를 흡수하며 성장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민주화와 노동운동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몰계급적이고 근시안적 태도이다. 그로 인해 계급해방만이 아니라, NL 경향이 제기하고 있는 민족해방마저 심각하게 저해하고 지연시켜 왔다. 이 정치 경향은 초과착취와 전쟁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 자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적 제국주의또는 호전적 제국주의 정치인’, 북한에 적대적인 극우적 지배집단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당장의 위기만 모면해 보려는 단기적 시야에 갇혀, 계급적 선을 넘어 우선 평화적으로 보이는 민주당 등 자본가 정치인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정치적으로 지지해왔다. 1987년 대선 국면에서 김대중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표현된 이 전통은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가 민주당 문재인을 지지하며 사퇴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통합진보당 결성은 NL 경향의 고질인 계급협조주의적 인민전선 노선의 예정된 귀결 가운데 하나였고, 이후 겪은 참화는 그 정치의 파괴적 결과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자본가 정치에 대한 무장해제는 스스로를 지배집단에 다루기 좋은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자본가 정치집단과의 합당을 추진하면서 이미 충분히 개량주의적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정치보다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합당 이후 당내 자본가 진영과의 갈등 과정에서 겪은 경선부정 조작사건을 시작으로, ‘분당’, ‘내란음모 조작사건’, ‘해산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련은 NL 경향 자신들뿐만 아니라, 노동인민의 정치적 역량을 심각하게 파괴했다.

물론 그 가해자는 당연히 자본가들과 그들의 도구인 언론 · 정당 · 사법부 · 정보기관 · 경찰들이지만, 그것만 탓할 수는 없다. 애초에 그들의 반노동계급적 태도와 공격은 상수(常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들 앞에 정치적으로 무장해제하여 그들의 공격을 용이하고 효과적이게 만든 계급협조주의 정치노선이다.

그런데 201111월 합당 이후 201412월 해산에 이르기까지 그 처참하고 분한 일을 겪고도 크게 깨달아 반성한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참혹한 모멸과 시련을 안긴 그 세력들과의 야권연대를 외치는 등 계급협조주의 노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민중연합당은 앞으로도 계급협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탄생했다.

“1. 모든 차별과 배제에 맞서 싸우며 단결과 연대를 이루고 총선 과정은 물론 총선 이후에도 대연합의 견인차가 될 것을 결의한다. 1.진보적인 정당 및 후보들과 함께 대연합 실현을 위한 기초를 마련할 것이며,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에 맞서 야권연대를 촉진해 갈 것을 결의한다.”―「민중연합당 창당선언문

지난 선거와 달리 완주를 다짐하고 있지만,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성을 사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완주여부와 무관하게 정권교체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완주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선동은 이렇게 대답한다.

통합진보당 시절 박근혜와 문재인 구도가 워낙 박빙으로 당락을 다투다보니 정권교체 여망에 따라 이정희 대표님이 후보를 사퇴했던 것 때문에 그런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이번에는 천재지변이 없는 한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뉴스 Q, 민중연합당 김선동 대선후보, 다른 야권후보와의 차별성은?

 

결론

노동계급의 해방은 계급적 의식의 성장 과정이다. ,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중심으로 무산계급과 유산계급의 이해관계는 서로 적대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노동계급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할 때에만 문제가 해결된다는 의식으로 각성하는 것이다. 이 계급 대 계급 정치의식의 성장 과정이 곧 혁명의 과정이다. 맑스주의자들이 그때그때 구체적 역관계와 상황 속에서 전술을 선택하는 기준은 바로 이 전략적 목표에 그 전술이 부합하는가이다.

노동인민의 눈부신 투쟁으로 정권을 탄핵시킨 다음 치러지는 대선임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급의 정치를 최소한도나마 방어해줄 정당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20175월 대선에서 노동자의 독립적 이해를 대표할 정당과 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당은 자본가 정당이고, 민중연합당은 정치적 독립이라는 최소한의 계급적 원칙도 지키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정당이다.

이번 19대 대선에는 노동계급의 계급적 투표 대상이 없다.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거부한다. 노동계급 혁명정당 건설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먼저 각성한 노동자들이 이 일에 적극 나서기를 호소한다.

 

계급 대 계급의 정치를 사수하자!

노동계급의 혁명정당을 건설하자!

노동자정부를 수립하자!

 

볼셰비키그룹

20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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