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연락처 :
bolle1917@gmail.com

* 원출처 – 국제볼셰비키그룹(IBT)


반제국주의와 노동자연대운동(WSM)

 아일랜드 무정부주의자와 신식민지 방어

 

 

2010년 11월 더블린 무정부주의 도서전시회에서, 노동자연대운동(Workers Solidarity Movement-WSM: 아일랜드의 중심적 무정부주의 조직)이 북아일랜드의 영국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노동자권력(WP) 지지자가 주장하자, WSM의 지지자가 즉각 그 동지에게 ‘아일랜드의 분리(2005년 10월)’라는 입장서를 읽어보라고 응수했다. 그 입장서는 영국군의 축출 요구와 더불어 “무정부주의자로서 우리는 제국주의에 반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진보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믿는다.”라는 일반적 입장을 표명했다.

 WSM의 성명서 ‘자본주의 세계화와 제국주의(2004년 7월)’는 제국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세계적 그리고 지역적으로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주도하는 국가의 능력. 이것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G8에 속해 있는 특별한 몇몇 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인상주의적이고 한쪽에 치우친 인식이긴 하지만, WSM은 대부분의 무정부주의 조직들과 달리 최소한 제국주의 국가들과 그 국가들의 신식민지를 구별하려 하고 있다. WSM은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우리는 제국주의 세력에 반대하는 한편, 식민지 국가들이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것은 자국의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배계급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인식한다. 그래서 비판적이건 아니건 그 지역 지배계급을 지지하지 않고, 제국주의와 지배계급에 맞서 투쟁하는 그 나라 노동계급(농민을 포함하여)을 지지한다. 우리는 독립적인 노동계급과 자유로운 조직들에 물질적 지원을 포함한 연대를 제공할 것이다.”

 신식민지 통치자들이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것은 대체로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은 맞다. 그러나 혁명가들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침략에 대한 종속국가들의 저항권을 지지해야 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레닌과 볼셰비키가 1916년 부활절봉기[1916년 부활절 주에 영국에 맞서 아일랜드공화국 건설을 요구하며 일어난 봉기]를 지지한 것이다. 반제국주의는 한쪽을 편드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독립적 노동계급 조직”이 개입한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집트 대통령 압델 나세르가 1956년 수에즈운하를 국유화했을 때, 혁명가들은 식민지 통치를 복구하려는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의 공동 작전에 맞선 이집트의 군사저항을 지지했다. 보다 최근 미국과 영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략했을 때, 진정한 혁명가라면 중립 입장을 취할 수 없었다. 탈레반과 바트당 정권의 반동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침략자 축출을 주장했다.

 WSM은 이 문제를 국제적 맥락 속에서 제기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군사적 저항(일관성 있는 조직이라면 편들기를 포함할 것이다.)을 지지한다.

 

“반제국주의/반식민지 투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그 투쟁들은 국제적 무정부주의 혁명으로 전화되어야 한다. 제국주의의 패배는 미래의 침략 능력을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유사한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 인민에 용기를 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WSM은 이 같은 전망을 이어진 ‘반제국주의’라는 글을 통해 더 설명했다.

 

“무정부주의자는 인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들의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다른 집단처럼, 무정부주의자는 제국주의에 반대한다. 거의 대부분의 인민은 힘센 국가가 자신들이 사는 곳을 침략하고 자원을 약탈하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명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그들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에 나선다. 제국주의자가 침략한 나라를 통제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므로, 인민은 보통 제국주의에 물리적으로 맞서게 된다.

 “그리하여 무정부주의자는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할 인민의 권리를 지지한다. 만약 누군가 당신을 폭력적으로 통제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그 폭력을 극복하거나 아니면 노예로 남거나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정부주의가 스스로를 반제국주의자로 칭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무정부주의자는 현재 소수이다. 민족주의는 현대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이념이다. 인민이 제국주의 통치에 저항할 때, 대체로 그들은 민족주의적 대안을 위해 싸우게 된다.

 “무정부주의자는 민족주의에 반대한다. 우리는 문화, 역사 그리고 유산을 공유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인민이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는 그보다 더 복잡하고 문화나 정체성 같은 것은 유동적이고 혼합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족주의 운동은 보통 외국의 제국주의 통치를, 제국주의 통치자들과 비슷한 정도로 악하거나 때로 그보다 더 악한 그 지역 지배계급의 통치로 바꾸려 시도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제국주의 투쟁을 한편으로 지지하면서, 항상 내부의 민족주의 정치에 맞선 투쟁에 힘쓴다. 제국주의 패배 이후, 제국주의를 새로운 지배자로 갈아치우는 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롭고 사회주의적인 정치경향을 진전시키기 위해 모색한다.”

노동자 연대, 93호, 2005년 9-10월호

 그 같은 갈등에서, 레닌-트로츠키주의는 토착 부르주아지로부터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한편으로 제국주의 침략자에 맞선 토착 소부르주아나 부르주아 세력과 군사적으로 연대한다. 1930년 무솔리니가 에티오피아(당시엔 아비시니아)로 군대를 보냈을 때, 트로츠키주의자는 군사적으로 그 정권의 극단적 반동성에도 불구하고 하일레 셀라시에[당시 에티오피아 지도자] 편에 섰다. 만약 WSM이 진실로 제국주의가 세계 자본주의 질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신식민지 통치계급이 노동계급의 관점에서 볼 때 “제국주의 통치자들과 비슷한 정도로 악하거나 때로 그보다 더 악하다.”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제국주의는 후진적인 지역을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진보시키는 힘이 아니다. 제국주의는 그들의 후진성을 지속시키는 첫째 원인이다.

 WSM의 반제국주의는 이론적으로는 혼란스럽고 실천적으로는 일관성이 없다. 예를 들어 2010 1월 아이티 지진이 났을 때 WSM의 ‘아이티연대’는 다음처럼 올바르게 지적한 바 있다.

 

“우리는 제국주의 군대가 아이티로부터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난민 구제와 재건 작업은 아이티인 스스로에 의해 그들의 조합과 공동체 조직을 통해 통제되어야 한다.”

미군은 아이티에서 떠나라, 2010 2월 24일

 그러나 미국/영국 등이 이라크를 침략했을 때, WSM은 사담 후세인의 폭압정치를 페르시아 만의 석유자원을 손에 쥐려는 정복자와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그들의 소위 “반제국주의”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미국이 이끄는 제국주의자들과 사담 후세인이 이끄는 작은 제국주의(mini-imperialist) 중,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다. 사담은 반제국주의자가 아니며 이라크 노동계급이 그와 더불어 ‘반제국주의’ 편에 서도록 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될 것이다. 그 같은 정권은 자기 계급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투쟁을 배신할 것이다.”

걸프 전쟁, [날짜 없음]

 그 갈등에서 이전 제국주의 후원자와 신식민지 사이에서 WSM이 중립 입장을 취하는 것은 이전에 올바르게 지적했던 것과 명백히 모순된다. “제국주의의 어떠한 군사적 패배도 그 패배는 미래의 침략 능력을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유사한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 인민에 용기를 줄 것”이라는 지적 말이다.

 이라크 통치자를 “작은 제국주의”라고 규정하여 도드라진 자가당착을 감춰보려는 WSM의 시도는 정치적 비겁일 뿐이다. 물론 이라크 정권은 다른 모든 신식민지 부르주아지처럼 그보다 약한 이웃 나라들을 괴롭혔었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유럽의 제국주의와 이라크처럼 종속적이고 후진적인 나라 사이에 있는 질적 차이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WSM의 입장서는 신식민지 국가와 제국주의와의 관계를 추상적이나마 옳게 묘사한다.

 

“특정 지역에서 어떤 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힘이 세다. 그들은 그 지배력을 통해 유리한 무역과 토지의 양보를 얻어낸다. 그들은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들에 지배되며, 대체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제국주의 국가들에 예속된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그러한 나라들을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담 후세인 치하의 이라크(또는 아흐마디네자드의 이란)를 “작은 제국주의”라고 묘사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특히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방어 거부를 합리화하려고 그리할 때는 더욱 적절치 않다.

 WSM의 반제국주의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급진 좌익 진영의 인기 있는 의견과 관련되어 있다. 6개 주를 점령하고 있는 영국군에 대한 반대는 모든 아일랜드 좌익의 공통 의견이고, 이 문제에 대해 WSM은 제국주의 군대의 철수를 명확히 요구한다. 제국주의 군대가 아이티에서 반동적이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국제 좌익들 눈에 분명한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WSM은 태도가 명확하다. 하지만 잔악한 일을 많이 저지른 사담 후세인 우익독재가 지배하는, 매우 인기 없는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는 다르다. WSM은 미국과 영국이 ‘충격과 공포’ 작전을 수행했을 때, 이라크 방어를 거부했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한 WSM의 “물살을 거스를[다수의 인기 있는 견해에 맞서 소수의 진실을 외칠]” 능력 없음은, WSM이 스스로 소망하는 혁명적 “사상지도”를 제공할 능력이 없음을 인증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진정한 혁명 조직이 오직 계급투쟁의 냉혹한 논리에 기초하여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는 반면, 기회주의자는 어떤 입장이 가장 인기를 끄는지에 항상 이목을 집중한다.

?